Pria sebelah rumah

09











“ 아저씨 제 교복 못 보셨어요? ”

“ 세탁기 위에 ”


교복과 속옷 그리고 양말까지
뭐 하나 빠짐없이 예쁘게 개어져 있었다

옷을 전부 세탁했냐는 물음에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저씨가 내 옷을 빨고 널고 접었을 생각을 하니
얼굴이 달아올랐다

마음 같아서는 왜 마음대로 옷을 만지냐
여자애 옷이 조심스럽지도 않냐며
한소리를 하려고 했지만
그래도 아저씨 덕에 세탁된 보송한 옷을
입을 수 있게 되어서 아저씨에게 별말 하지 않고 넘겼다









아저씨는 다 먹은 씨리얼 그릇을 곧바로 설거지했고
나는 등교를 하기 위해 집을 나왔다

생각보다 일찍 나와서 그런지 하늘은 아직 어두웠다

쌀쌀한 날씨에 팔을 위아래로 문지르며 걸음을 재촉했다

내 옷에서 낯선 향이 나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나름 섬유 향이 좋아서 계속 소매를 얼굴에 가져가
하루 종일 킁킁거렸다









모든 수업이 마치고 학교를 나섰을 때에는
하늘은 마치 순대처럼 어둡게 물들어 있었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칠때마다 콧물이 났다

코를 훌쩍이며 오른쪽 주머니에서 이어폰을 꺼냈다

늘 듣던 플레이스트를 틀자 평소와 다르게
양쪽에서 지지직 소리가 연달아 들렸다

순간 벙쪄있다가 어제 비를 맞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책가방 안에 이어폰을 구겨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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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찍 왔네? 침대 위에 옷 있어 그걸로 갈아입고 나와 ”

“ 왜요? ”

“ 밥 사줄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