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ta tak berbalas

서로하는 짝사랑

네가 우리집, 내곁에 있었던 것 같은데. 깨어나 보니 기억이 가물가물 했다.

어지러운 머리를 한손으로 바치고 물을 마시려 몸을 일으켰다.

수건...?

그리고 내 이마에 올려진 수건을 보았다.

내가 원래 수건을 올리고 잤던가...?

일어나보니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1시 반 쯤이었다. 조금 출출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속이 안좋으니까 점심은 거르기로 했다.

한결 가벼워진 몸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일주일 하고 이틀만에 처음 지어보는 미소였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컵에 따르고 입으로 가져갔다.

"앗 차가워!"

차가운건 왜 생각을 못 했을까, 참 바보 같은 나였다.

"자."

그때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

강의건이었다.

의건이는 내게 따뜻한 물을 건내 주었다.

"네가..왜.. 어떻게 여기 있어..? 학교는?"

"..허.. 기억 안나?"

"...응"

"학교 째고 온지가 언젠데 참."

우리 사이. 분명 나빠질 대로 나빠져 있었는데, 너는 이제 다 괜찮아진 듯 보였다.

곰곰히 생각 하다가..

아!

감기 약과 잠에 취해 너에게 한 말이 뇌리를 스쳤다.

"넌 바보야.. 내가 널 그렇게 좋아했는데... 그것도 모르고 말이야..."

아! 네가 더 바보다 이 똥여주야!! 그게 고백이니... 장난해...?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온전히 감기 때문은 아니었지..

"학교를 왜 째. 네가 사춘기야?"

기억이 났지만, 왠지 쑥스러워서 애써 모른 척 했다.

"응, 나 열여덟살. 사춘기. 그리고 김여주.. 내가 니랑 몇 년인데 모르겠나. 풉,"

나를 보며 바람빠진 웃음을 짓던 너.

그래.. 이 귀신아.. 내가 널 어떻게 속여...

너를 바라보는데, 마치 화해한 것 같이 기분이 업되었다. 하지만 그 기분은 순식간에 추락하고 말았다.

"너.. 이러고 있어도 돼..? 여자친구가 싫어할 텐데.."

너를 보던 내 시선이 땅으로 꺼져버렸다.

마음이 조금 많이, 쓸쓸했다.

너는 대답이 없다가, 내게 다가왔다.

너의 발이 시선에 들어왔다.

"아이고.. 이 가스나.. 내가 여자친구가 어딨노.."

"...그치만 손민지라는 애랑 사귄다고.."

나는 의건이의 말에 고개를 올려다 보았다.

그 바람에 너무 가까이서 마주쳐버린 너의 두 눈동자에 깜짝놀라 뒷걸음질치다 힘이 빠져버린 다리에 넘어질 뻔했다.

"어?!"

툭-

엉덩방아를 찍을 줄 알았는데 엉덩이는 아프질 않고 나의 허리에 간지러운 손길이 닿았다.

"이 덜렁아. 생각 좀 해봐. 내가 너 말고 여자친구가 어딨겠냐?"

너의 말에 마치 너랑 애가 사귀기라도 한듯한 느낌이 들어 괜히 얼굴이 붉어졌다.

"꼬맹아. 제발.. 내 말만 들어. 이상한 소리 주워듣고 와서 혼자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

"알아 들었나."

"...응.."

네가 달라진 게 보였다. 내가 보던 너의 모습이 아니었다.

초딩 강의건은 어딜 갔는지.. 아까부터 심장 떨리는 소리만 늘어놓는다.

네가 나를 이제서야 놓아주었다.

후... 심호흡을 하고, 안그래도 열나는데 얼굴이 타버릴 지경이었다.

"김여주, 많이 아프나.. 얼굴이 빨갛노.. 열이 아직도 안내린 건가..?"

방금 너.. 너때문이야 이 바보야..

너랑의 눈마춤..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림을 느꼈다.

"뭐..뭐..!"

나를 지그시 바라보는 눈빛에 심장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내가 너무 늦었제."

"...뭐..뭐가..."

"좋아해."

심장이 이보다 더 세차게 뛸 수 있는지 몰랐다.

너도 나를 좋아한다고? 상상도 못했다. 나는 나혼자만의 짝사랑이라 생각했지.

너에게 나는 그저 친구의 의미일 거라 생각했다.

너에 비해 나는 너무 어린 애 같았으니까.

"나도 좋아해..."

이제야 말했다.

나를 보며 웃는 네가 얼마만인지, 눈에 차오르는 눈물이 나의 미소와 함께 떨어졌다.

그런 나에게 왜 우냐며 다가와 눈물을 닦아주었다.

"다 내 잘못이다. 울지 마."

초등학교 이후 처음 안겨보는 너의 품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너보다 휠씬 따뜻하고 컸다.

"잘 기억해. 또 까먹지 말고. 내한테 여자는 네밖에 없다."

그 말을 평생 기억할 것이다. 열여덟살이 되도록 들어본 가장 따뜻한 말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