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

59화. 그리움



그의 카드를 읽고 난 후,

뒷통수를 뭔가로 세게 맞은 듯한 충격이었다.






내가 한 말이었다.

정작 그 말을 잊고 있었던 사람은,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한 건,

그가 아니라 나였다.






그가....

소네트를 적은 편지를 주기 위해 다시 돌아왔을 때,

병원에 와서 누워 있는 나를 봤을 때,

더 이상 내가 없는 아파트을 찾아 왔을 때...

얼마나 아팠을지 나는 그제야 알 것 같았다.





어쩌면 나도 내 상처만을 생각하고,

가엾어 하느라고

그의 상처는 돌아볼 여유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나를 찾아와 줄 거라는 기대도,

나를 기다려 줄 거라는 희망도 내려 놓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변하듯,

그 역시 자신이 했던 말을 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현재의 진심을 이렇게라도

나에게 전달해 준 것만으로도

그에게 감사한 마음 뿐이었다.




긴 비행을 마치고

드디어 나의 목적지에 도착했다.





모든 그리움은 한국에 두고 왔다.

이곳에서는 새로움으로 내 삶을 채우고 싶었다.





photo





'올라, 스페인'





드디어 도착했다!!

내가 정한 새로운 보금자리.

이곳에서 펼쳐질 새로운 챕터.





말라가에서 네르하까지 버스로 한 시간 반.

버스를 한 번 갈아타고 30분쯤 더 달리면

내가 꿈꾸던 '프리힐리아나'가 나타난다.





스페인의 반짝이는 햇빛이

버스창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긴장과 설렘이 뒤섞여 피곤했지만

이상하게도 잠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프리힐리아나'




나는 미리 예약해 둔,

한 달 동안 머물 임시 숙소를 찾아

길을 나섰다.





"뭐야...여기 집들은 왜 다 그림같아?"





앞으로 지낼 집도 구하고, 동네도 익히고,

정신없이 적응하다 보니 어느새 한 달이 흘렀다.

마침내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해 거처를 옮겼다.




필요한 물건들을 새로 사고,

집도 하나씩 꾸미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어느 정도 지낼 곳이 정리되면서,

낮에는 일에 몰두하기 위해

번역일을 할 만한 마음에 드는 카페를 찾아 다녔다.




바쁜 하루를 보내다 보니

훈지씨를 떠올리는 시간도,

그를 그리워하는 시간도,

조금씩 줄어들는 것 같았다.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었다.





짐을 정리하다가도

그가 한 말이 문득 떠올랐고,

환하게 웃던 표정과 말투까지 선명하게 기억났다.





하지만 이제는 눈물이 나기보다는

그리웠다....
 




"우리 미겔은 어때요?" <59화 중에서>


Cerita populer di kalangan penggemar Park Ji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