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ddy-Long-Legs

Epilog (6) Setelah itu, cerita Yoon (2)

윤이 돌아온 저녁은 시끄러웠다.

예전에 지민이 이 집에 갑자기 찾아와서 석진과 극적으로 화해한 그 날처럼 다 같이 모여 술판을 벌이며 왁자지껄 하게 축하파티를 했다.

이야기를 나누고 보니 다들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어머니를 찾은 지민이 삼촌은 시골에 살고 있었고, 국이는 빵집을 개업한 지 4년이 지나 안정적으로 지내고 있었으며,

석진아저씨는 여전했고... 작가로 활동하며 연애하다가 결혼했다던 여주는....

유여주 image

유여주

얼마 전에 갈라서기로 했어... 그 사람이 너랑 국이에 대해서 나쁘게 이야기해서.. 너무 실망스럽더라고..

3년 전 결혼했던 여주는 어느새 다시 싱글이 되어있었다.

윤 image

그래도 니가 엄청 좋아했었잖아.. 면회올 때 한번도 같이 온 적이 없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긴 했는데...

유여주 image

유여주

글쎄.. 지금은 미련도 없어.. ㅎㅎ 괜찮아.

여주는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했지만 윤이는 약간 충격이었다.

몇 달 뒤, 방에서 쉬고 있는데 아랫층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윤이는 1층으로 내려가지는 않고 2층 층계에서 석진과 여주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유여주 image

유여주

오빠 참견하지마, 조언 구하려고 말한 거 아니잖아.

석진 image

석진

여주야, 너 작년에 이혼하고 다른 사람이랑 바로 결혼한다는 게 말이 되?

유여주 image

유여주

다 큰 사람들이 만나보고 잘 맞으면 바로 결혼할 수도 있지, 그게 어때서 그래??

석진 image

석진

너 방송일도 하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 구설수에도 오를꺼야.. 조금만 더 신중하게 결정했으면 좋겠어.

방송국에서 친해진 PD와 연애를 하던 여주는 몇 달 만에 결혼을 하겠다고 했고 석진은 반대했었다.

여주는 검소하게 치뤘던 첫번째 결혼과 달리 화려하게 식을 올렸지만,

결혼 생활은 그닥 오래가지 못했다.

여주의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은 윤이에게 큰 충격이었다.

윤이는 출소 직후, 국이 가게에 자주 들리며 일을 도와주다가,

출소 후 2년째부터, 카페 형태로 크게 2호점을 낸 국이의 가게에 아예 정직원으로 취직했다.

이것은 최근에 다시 찾아뵈었던 민윤기 선생님이 윤이에게 규칙적인 생활을 하라고 처방해주었기 때문이었다.

국이의 천연 효모빵으로 만든 샌드위치와 프랑스식 디저트, 커피 같은 음료를 파는 카페는 주변 직장인들이 찾아오면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국 image

빵 배달 왔습니다.

국이는 사업이 꽤나 확장했는데도 도제형식으로 몇명의 직원들과 직접 빵을 굽고 가게를 직접 운영하며 소탈하게 지냈다.

윤 image

국이 사장님~~ 어서와!

국 image

사장님이라고 부르지 말라니깐..?

윤 image

사장을 사장이라고 안부르면 누굴 사장이라고 불러?

윤이는 국이를 반갑게 맞이하고는 커피 두 잔을 내렸다.

윤 image

커피, 괜찮지? 온 김에 커피 한 잔 하고 가..ㅎㅎ

윤 image

서로 엄청 좋아했던 것 같았는데... 사람 마음은 쉽게 바뀌는 걸까..? 여주가 너무 안됬어...

국 image

에효.. 그렇게...

여주는 늘 사랑받고 살 줄 알았는데...

윤이는 여주가 불행한 것 같아서 너무 속상했다.

윤 image

국아.. 변치않는 사랑 같은 건 없나봐...

국 image

누나.. 나는 그게 선택인 것 같아..

국 image

어떤 일이 생겼을 때, 변치 않기를 선택할지...

국 image

아니면 나를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도망을 갈지..

윤 image

그래도.. 내가 도망가려고 하면 상대가 잡아줄 수도 있잖아..

국 image

글쎄.. 여주 누나는... 변치 않는 사랑보다는 다른 것에 마음이 있었던 것 같은데...

윤이는 잠시 생각하는 듯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윤 image

그렇다면, 나는 말이지... 변치 않는 것을 택하고 싶어...

윤 image

내가 어떤 상황을 겪어도 날 지탱해줄 한 가지가 그런 변치 않는 것이었으면 해..

윤 image

마치 그 어린 시절 널 만났던 것 처럼..

윤이는 잠시 먼산을 보며 회상에 잠긴 듯 했다.

국이는 그런 윤이를 보다가 갑자기 결심한 듯, 침을 꿀꺽 삼키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국 image

누나... 그럼 난, 나는 어때...?

국 image

나는 누나의 변치 않는 그 무엇이 될 자신이 있는데...

국이는 어렸을 땐 윤이를 착실히 따랐고, 그녀가 조직에 들어갔을 땐 옆에서 보조하며 챙겨주었고,

성인이 되어 한국에서 다시 만났을땐 최대한 그녀를 돕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었다.

윤이는 국이의 말을 듣고 눈이 동그래졌다..

윤 image

.... 너 아직도 나 좋아해....?

국 image

응.. 난 변치 않는 걸 믿으니까... ㅎㅎ

국 image

나 정도면 신랑감으로 괜찮지 않아..?

국 image

수감 중에 늘 상상해봤었어.. 아이는 몇이나 낳을지, 집은 어떻게 꾸밀지... 뭐해서 먹고 살지 등등..

국 image

그래서 그 뒤로 빵집도 차리고 엄청 열심히 살았어. 이제라도 정말 내 삶을 제대로 꾸리고 싶어서..

국 image

이제 우린 더이상 조직원도 아니고, 어릴 때 있었던 수칙들, 연애는 절대 안 되, 평생 홀몸으로 살아야해.. 그런 것들 이제 다 상관없어졌잖아.

국 image

이렇게 갑작스럽게 말해서 나도 좀 우습긴 한데, 수감 중에 힘들었던 순간들을 견디게 해준 꿈 속엔 늘 누나가 있었어.

국 image

그러니까.. 나랑 ... 음, 그러니까 나, 나랑...!

국은 뭔가 무릎을 꿇고 청혼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계획되지 않은 순간이었기에 당연히 준비같은 것은 되어있지 않았다.

윤 image

푸하하하...!!!

윤은 말문이 막힌 국이를 기다리다가 그만 웃음이 터졌다.

윤 image

국아.. 그래도 바로 결혼보다는 연애부터 해야되지 않겠니....??

윤이의 말이 국이는 얼굴이 붉어졌다...

국 image

아아!! 그렇지 그렇지!! 그러니까...

당황해서 땀이 흥건해진 국이의 손을 윤이가 잡았다.

국 image

그러니까... 저기... 연애부터 하자구우....

모기만한 목소리로 국이가 겨우 하던 말을 끝맺었다.

윤이 눈가에는 아까부터 눈물이 맺혀있었는데, 당황했던 국은 말을 마치고 나서야 윤이의 눈물을 발견했다.

국 image

왜 울고 그래.. 갑자기 연애한다니까 그렇게 좋아..?

윤 image

아니 뭐.. 넌 다시 만날 때마다 정말 잘 커있는 것 같아서.

윤 image

나는 계속 제자리인데..

윤 image

고마워.. 변치않고 곁에 있어줘서..

윤 image

진짜로...

그 후, 윤이 이야기 fin.

*모든 이야기는 작가의 머리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