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tesan cahaya

13_Bintang Kecil #Bayangan, Cahaya, dan Aku

밤 작가 image

밤 작가

[12_작은 별 #초라함]의 마지막 대사와 이어집니다.

[예린 시점]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는 이야기 아닐까, 싶다.

뒤에서 채찍질 하고, 앞에서 억지로 잡아 이끌면

나는 그저 그것에 따라 달릴 수 밖에 없고

밑에서 가시덩굴이 돋아나고, 내 주변에 높고 두꺼운 벽들이 세워지면

난 그 자리에 멈춰 설 수 밖에 없되,

앞을 볼 수도, 아주 잠시 앉아 있을 수도 없게 된다.

차라리 정말 "이야기"였으면 참 좋겠다.

이야기였다면 나도 내가 그리 싫어하는 동정을 했을 것 같지만,

이 비참한 시나리오가 실제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을테니

내가 사라지면 정말 "한 상처투성이 여자아이의 비참했던 삶" 이란 식으로 "이야기"가 되겠지..?

그리고 지금 이 비참한 삶은 '과거형'으로 스토리에 쓰일거야

그리고 내 존재와 감정 또한 '과거'가 되겠지

하지만 이건 이야기가 아니잖아

이미 현실에서,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솔직히 나는 지금 이 힘든 시기가 과거가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물론,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감정들이 누군가에겐

"뭐 그런 걸 가지고"

라며 우습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우습게 보인다고 내가 덜 힘들거나 힘들지 않은 것이 아닌데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절대 우습지 못한 일들과 감정들이니까.

상처의 시작은 그저 사소하고 작은 일이었다.

다만, 그 작은 일들이 반복되다 쌓이고 쌓여서

커다란 그림자를 만들어냈을 뿐.

그림자는 그저 드리우다 못해 나를 집어삼켰고

커져만 가는 그림자에 집어삼켜진 시간이 길어질 수록 점점 나는 빛을 잊어가고 있고

빛의 존재마저 의심하게 되었다.

그림자가 있다는 것은 분명히 빛이 있다는 뜻이다.

빛과 그림자는 공존해서, 하나라도 없으면 이상증세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주변은 캄캄할 뿐이다.

빛이 너무도 강해서 그림자가 그만큼 짙어진건지, 내가 밟고 서 있는 이 곳이

그림자가 드리워진 바닥인지, 끝 없는 추락의 길인지

구분조차 하기 힘들다.

빛이 강한 거라면, 도대체 무엇이 이런 무서운 그림자를 그려낼 정도의 빛을 막아서고 있는지,

그렇게도 강할 빛인데 어째서 내 눈에는 모래 알맹이 하나만큼도 비치지 않는지,

이 끝없어 보이는 그림자를 벗어나면 정말 강렬한 빛이 날 맞이할지

어쩌면 만나지 못할 빛에게 묻고 싶다.

그렇게도 강렬할텐데 왜 여태 나타나지 않는 거냐고,

나를 집어삼킨 이 어둠이 '빛과 공존하는 그림자'가 맞냐고,

모두가 만나고 싶어하는, 누군가는 이미 만난 그 "빛"이, 나에게도 있긴 하는 거냐고,

밉지만 보고픈 빛에게 울며불며 따지고 싶다.

지금은 그렇게 묻고 따져봤자 또다시 그림자가 날 집어삼켜

또다시 난 두려움에 떨지만

솔직히 의문이 들지만 그래도 믿어보려 한다.

"빛", 내게도 있을 거라고.

이 짙고 짙은 그림자에 희미하게 비치는 길을 따라가다보면 언젠가 빛은 나올 거라고.

그랬는데도 한참을 빛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땐 정말 포기할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일단은 믿고 조금 더 버텨보려 한다.

방향도 잘 보이지 않는 지독한 어둠이지만,

"어둠"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캄캄한 그림자지만,

이게 그림자라면, 정말 그림자라면

아직까지 올려다보지 못했던 하늘을 바라봐볼래

하늘이 맑고 예쁘다면,

그저 앞에 아주 커다란 한 벽이 세워져있는거라면,

나는 하늘에 조금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라도 그 벽을 넘을꺼야

지금은 어둠밖에 보이지 않지만,

하늘을 바라볼 겨를조차 없지만,

너무 오래 그리고 많이 지쳤지만,

언젠가 내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이 알 수 없는 무거운 짐이 내려놔진다면,

가벼워진다면, 그땐 하늘을 올려다 보려 노력해볼래

지금은 그림자가 나를 감쌌으니까,

너무 지치고 힘드니까,

잠시 앉아있을 수도, 쉴 수도 없으니까

이렇게 미련하게 그냥 계속 달리지만,

달리다보면 언젠가 맞닥뜨릴 거대한 벽을,

조금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넘어볼래

소정이에게 해줬던 말처럼,

나는 나니까

할 수 있어

나는 믿어

나라서,

빛을 볼 수 있을거라고.

[13_작은 별 #그림자,빛 그리고 나]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