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ris Maginot bersamamu
[Episode 25] Selamat Natal


탁

탁-


테이블에 소리나게 내려놓은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잘게 찰랑였다.

....마치 진동처럼,




전정국
......


이지오
....

어떻게 보면 뜬금없을수도 있는 그의 행동에 잠시 그를 올려다보았다.

약간 갈색을 띄는 눈동자가 나를 직시하며 쳐다보고 있었다.



전정국
....


전정국
감사해요,

그래도, 고맙다고 말해주는게 좋을테니까.


이정도 대꾸해줬으면 됬겠지, 생각한 정국이 시선을 아래로 내린 후 자연스럽게 커피를 한모금 홀짝였다.

아직까지 테이블 앞에 서있는 그에 별 신경 안쓴다는듯 느릿하게 시선을 돌려 가방 안에 있던 서류를 꺼내는 정국.


긴 손가락이 탁, 탁, 서류를 정리했다.



전정국
....


이지오
저기..,


전정국
...?



이지오
목도리가 떨어질것같은데, 가방에라도 좀 넣어두세요.


갑자기? 라는 생각이 불현듯 머리에 떠올랐다.

눈빛으로 힐끗거리며 테이블 맞은편에 놓인 목도리를 쳐다보는 시선에 그만,

....실소가 터지고 말았다.



전정국
걱정은 고마워요. 근데, 제가 알아서 잘 치우겠습니다 ((싱긋


전정국
...아, 혹시 떨어져서 밟힐까 그러시는거면 정리해놓고요.


이지오
.......



이지오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전정국
....((싱긋


전정국
........


끝까지 목도리에 시선을 고정한 체 꾸벅, 짧은 목례를 한 그가 카운터로 걸어갔다.

곧이어 사장? 아마도 사장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오는걸 보면 이례없는 일인것같기도 하고.

..사실 아주 잠깐,

경계심이 느껴지긴 했다.


무슨 경계심일까? 누굴 향했을까,


어차피 그런 감정, 들수조차 없는 사이라지만 혹시 윤여주에 관한 일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심있는 여자를 보는 누군가를 향한 경계심? 걱정?


....지금 자기가 윤여주를 보호하는거라고 생각하는건가?



전정국
.....


전정국
...나를 지금 어떤 놈으로 보고있는거야? 도대체.....


꾸깃, 옅게 미간을 찌푸린 정국이 빨대로 얼음이 띄워진 아메리카노를 휘적였다.


이건 무슨 감정일까,

...본의아니게 누군가에게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인것에 대한 불쾌감과,

그 이유가 다름아닌 윤여주라는것,


..나 또한 나름대로 내 감정과 욕구를 절제하며 살았는데,

친구라는 명목 하에 내비친 작은 호의조차 누군가에겐 그런.. 행동으로 보인다는것,

나는 이미 선을 넘어버린 새끼가 되버렸다는것.


....그리고 들키고 싶지 않았던 치부를 들켜버렸다는 옅은 허상감.


차마 말로 형용할수없는 생각들이 뒤섞이고 뒤섞여 머릿속을 새까맣게 만들었다.



전정국
......

스윽

스윽-



전정국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본다



낮지만 얕은 한숨을 길게 내쉰 그가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바라보았다.

유리창에 반사되어 비치는 색색깔의 조명이 예뻐보이는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다.




달칵

달칵_


_그날 저녁,

카페 앞에 서있는 여주의 앞에 자연스럽게 정차한 차 한대와 기다렸다는 듯 조수석 문을 여는 그녀.

약간 얼었던 손을 쥐었다 펴며 차에 몸을 실는다.



윤여주
....으... 춥다,


전정국
스윽)) 추워?


윤여주
으응, 밖에 좀 서있었더니 조금?


전정국
그러니까 전화하면 나오라고 했잖아, 괜히 춥게...


윤여주
ㅎ, 그 시간이 뭐 얼마나 된다고그래

고개를 약간 숙여 안전벨트를 매는 동안 나눈 대화는 여기까지,

숙였던 고개를 느릿하게 들어올린 여주가 말을 이으며 싱긋, 미소지어보였다.




전정국
오늘, 무슨날인줄은 알아?


윤여주
....?


윤여주
..오늘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듯한 그녀의 반응에 피식, 웃어보이는 정국

끼익- 빨간불에 차가 정차하자 고개를 돌려 여주를 바라본 체 말을 이어간다.



전정국
...진짜? 카페에 있으면서도 모르겠어?


윤여주
......


윤여주
뭔데.. 뭐,ㅎ 뭘 그렇게 뜸을 들여....


전정국
....ㅎ



전정국
크리스마스 이브, 12월 24일, 응? ((피식

그가 말을 내뱉자마자 툭,


신호등의 색깔이 빨강색에서 초록색으로 바꼈다. ..마치 제 시간이 되면 알아서 색을 바꾸는 조명처럼

물론 우리는 직진차선이 아닌 좌회선차선에 서있어 출발하진 않았지만....

...바뀐 신호등에 푸른 이채가 서린 체 나를 바라보는 저 눈동자와, 마치 우리를 빼놓은체 흐르는듯 옆을 지나가는 자동차들.


그 순간이 너무 좋아서 순간 할 말을 잊어버린듯 했다.




전정국
....

스윽

스윽-


그렇게 잠시 몇초동안 그녀를 바라보다 다시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본 정국.

곧이어 이어지는 신호에 맞춰 좌회전을 한다.



윤여주
.......


윤여주
....ㅇ,아.... 근데 그게 왜...?ㅎ


전정국
......


전정국
나 오늘 혼잔데,


윤여주
.....



전정국
트리보러 갈래?



나를 바라보지 않은 체 내뱉은 말이기 때문일까,

처음에는 질문보다 혼잣말에 더 가까운줄 알았다. 그가 대답을 제촉하며 내쪽을 바라보지만 않았어도.

크리스마스는 가족이랑 보내야되지 않겠냐는 내 대꾸도 가볍게 무시당했다. ...이미 집에 혼자라니,



윤여주
.....


윤여주
...어디로 보러갈껀데,


전정국
어, 진짜 가는거야?


윤여주
..니가 같이 가자며.... 왜, 안돼..?


전정국
ㅎ, 아니아니- 그냥.. 생각보다 쿨해서


윤여주
.....


윤여주
....뭐.. 이랬다저랬다... 어쩌라는거야..


전정국
좋았어,


전정국
싱긋)) 쿨하게 답해줘서,



힐끗 내쪽을 바라보며 미소지은 그가 가볍게 핸들을 틀어 차선을 바꿨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그 행동들조차 너무 선명하게 내 뇌리에 박혀버렸다.






저벅,

길을 걸을때마다 살얼음이 밟히는 거리였다.

작게 흩날리는 눈발이 가로등에 비춰 예뻤고.


눈내리는 크리스마스 이브, 그것도 저녁이다 보니 광장 주변에는 꽤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우리도 언제부턴가 그들속에 파뭍히기 시작했고.

..차에 있을때는 만약... 다른 생각들이 많아지면 어떡하지란 생각을 했었지만 막상 고개를 올려


우뚝 서있는 트리를 보니, 그런 생각은 눈녹듯 씻겨 내려갔다. ..감탄밖에 나오지 않을정도로 예쁜 풍경이였다.



윤여주
.....와...


윤여주
예쁘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듯 중얼거리는 여주를 보며 약간 웃음이 깃든 목소리로 말을 거는 정국,

그녀의 눈에 비친 조명들이 반짝였다.



전정국
....


전정국
트리 처음보는것도 아닐텐데, ...생각보다 반응이 커서 놀랍네


윤여주
그냥.. ...이렇게 큰 트리는 처음이라.....


윤여주
피식)) 고마워, 덕분에 이런것도 다 보네ㅎ


전정국
....뭘 굳이.. ...내가 데리고 안왔으면 어쩔뻔했어....?


스윽,


목에 버거워보인다는 목도리를 감싸두른 그녀가 웃으며 나를 바라봤다.

마치 사춘기 소녀때로 돌아간것처럼 사진을 찍고, 좋아하는 모습에 나도모르게 입가가 올라갔나보다.



전정국
......


윤여주
근데.. 갑자기 왜 트리보러가자고 한거야?


전정국
...응..?


윤여주
..아니, 조금 뜬금없어서....


전정국
....


이미 많고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이유중에 오늘 카페에서 겪었던 일이 조금이라도 포함되어 있으면 너가 많이 싫어할까....?

......

모르겠다,



전정국
..그냥, 그냥 한번 오고싶어서.


전정국
사실 너 싫다고 하면 혼자서라도 올 생각이였는데, ...같이오길 잘한것같네ㅎ


윤여주
싱긋)) 응, 잘했어ㅎ


전정국
....아,.ㅎ


순간 생각이 멈췄다.

아마 심장도 같이 멈췄을수도...?


쿵, 하고 떨어져 울리는 느낌에 제빨리 고개를 돌려 트리를 올려다보았다.


...시간은 어느세 12시가 다 되가고 있었다.

늦게 그곳에 도착한 탓도, 꽤 오랜시간 서있었던 탓도 있겠지만 트리를 보고 서있기엔 퍽 늦은 시간대인지라 그래도 아까보단 많이 한산해진 거리였다.



전정국
......

저 시계가 12시가 되면 메리크리스마스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그냥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말이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머뭇거리듯이.

그 사이 심장은 심하게 요동쳤다.

자꾸 조급해졌고, 두근댔다.


괜히 뻔한 척 주위를 둘러보다 손을 잡고 있는 커플을 봤다.


..시선을 슬쩍 내리면 곧 보이는 작은 손,

.....내가 지금 아무렇지 않게 팔을 내린다면 어쩌다 닿을 수 있는 거리일까?

추운 날씨에 스치는 손끝이 차가울까? ..아, 내 손도 그렇게 따뜻한 편은 아닌데...

....


문득문득 이상한 생각들이 튀어나왔다.

딱히 이유를 정의하지도 못하겠다. 그냥,

그냥이란 이유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11:59 PM

00:00 AM



전정국
....

거리에서 혹은 카페에서 "그냥..." 으로 시작하는 문장이 청아하게 들려올 때가 많다.



전정국
...12시네,


윤여주
응..? ..아, 어- 그러네,ㅎ


전정국
...


퇴근길에 부모는 "그냥 걸었다" 라는 말로 자식에게 전화를 걸고 연인들은 서로 "그냥 목소리 듣고 싶어서" 라는 말로 사랑을 전한다.



전정국
오늘 크리스마스야. 25일,

"그냥" 이란 말은 대개 별다른 이유가 없다는걸 의미하지만, 굳이 이유를 대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소중하다는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스윽

스윽_


전정국
.....


전정국
....((손을 내려 여주의 옷깃을 살짝 붙잡는다.




전정국
....메리크리스마스,


윤여주
....?


전정국
.....



전정국
그냥,ㅎ 말해주고싶어서. ..메리크리스마스, ((싱긋



후자의 의미로 "그냥" 이라고 입을 여는 순간 "그냥"은 정말이지 "그냥"이 아니다.


...

..

.



작가
이미 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작가는 크리스마스를 좋아하기 때문에...ㅎㅎ

작가
여러분, 조금 이른 Happy new year🎉 입니다!


작가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작가
궁금하신점, 작중 이해안가시는 부분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에 남겨주세요!!

작가
손팅, 부탁드립니다💜


손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