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man laki laki
02. Lolos dari Maut



남자 사람 친구,


제 2화. 구사일생



고양이에게만 시선 팔려 있던 그도, 어디선가로부터 낯선 눈길이 느껴진 모양인지 주위를 둘러보길래 다급히 벽 뒤로 숨었다.

후하후하, 괜히 들킬까 봐 떨려서 셔츠 깃 부여잡으며 과호흡 시전한 나. 조금 있다가 다시금 벽 옆으로 고개 내미니까, 그는 어딜 가고 없었다.

방금까지 분명 있었는데… 머쓱해져 목덜미 언저리를 긁적이고 있으면, 담장에서 내려와 내게 사뿐사뿐 걸어오는 녀석이었음을.

윤여주
꼬맹이- 잘 있었어?

폴짝 뛰어 내 품에 안긴 녀석. 올망졸망한 눈으로 날 올려다보는 중인데, 아주 예뻐 죽겠다.

그렇게 한동안 쓰다듬어주고 있는데… 녀석한테서 향기로운 냄새가 나길래 멈칫하고선 몸에 코 대고 킁킁거렸다.

아니나 다를까, 웬 남자가 쓰는 쿨 워터 향수 향이 나길래 바로 떠오르는 이가 있을 수밖에.

남의 새끼를 아주 애틋하게도 어루만지고 간 모양이군.


윤여주
꼬맹아-. 그 남자애가 괴롭히지는 않았어?

녀석의 얼굴을 조심스레 감싼 채 바닥에 내려주고서, 쪼그려앉았다. 걔가 괴롭히면 앞으로는 그냥 도망가. 알았지?

학교에서는 그냥 감정 없는 로봇인 줄로만 알았는데, 너 보면서 웃는 모습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더라. 작디작은 고양이 앞에서 털어놓다 보니, 조금 전의 그의 모습을 떠올리게 됐는데….


…정말이지. 다시 생각해도 꿈을 꾼 건가, 싶을 정도로 믿기지 않던 광경이었다.



다음 날,

나름 평소보다 일찍 등교해서 반 안에 아무도 없을 줄 알고 들어왔는데, …하필이면.

윤여주
아하하하... 안녕.



나는 뒷문으로. 그는 앞문으로 들어오다가 정면으로 시선을 마주하게 되었으니.

내가 인사를 먼저 건넸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무슨… 돌로 취급하는지 대꾸도 안 한 그는 제 자리에 앉아 바로 엎드렸다.

그래… 어제 골목에서 본 애가 얘일 리 없어. 사람이 이렇게까지 온도차가 심할 수는 없어. 암암. 그렇고 말고.


우선 옆자리에 앉긴 앉았다. 둘만 있는 조용한 교실 안에서 핸드폰 좀 하다가, 시간이 지나도 다른 애들이 들어올 기미가 없길래 자습서를 펼쳤고.

어제 자습할 때 메모해둔 포스트잇을 중점으로 지문을 읽는데…


좀 전까지는 못 느끼던 시선이 와닿았다. 내 오른쪽에 앉은 그가 내가 앉은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려 엎드린 것.

멈칫했지만, 그래도 개의치 않고 필기를 이어나가려 하는데 그 시선이 계속되니까 글이 눈에 안 들어오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시선은 여전히 책에 꽂은 채.

윤여주
할 말 있어?

태연한 척, 당황하지 않은 척 필통에서 파란 펜을 꺼내려 하는데… 난생처음 그의 또렷한 목소리가 들렸다.




박지민
고양이.

윤여주
…어?

헐. 뭐지. 어제 나 봤나. 정말로? 나 본 거야? 안 돼... 머릿속을 헤집는 불안한 생각에 사고 회로가 정지됐다.

그는 여전히 엎드린 채로 날 보고 있는데, 나는 눈 못 마주치는 중.



박지민
고양이 아는 것 같던데.

윤여주
…너 나 봤어?

어. 간단명료한 대답에 여주가 고장난 로봇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박지민
너도 나 봤어.

윤여주
…아니? 못 봤는데.

봤는데. 급기야 책상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책상에 턱을 괴고 한껏 부담스러운 시선으로 날 바라본다.

윤여주
…그건 네가 착각했겠지.

내 말을 끝으로 아무 말 없이 날 보던 너. 한참 뒤에야 그래, 그런 건가 보다. 대수롭지 않게 반응한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그냥 그렇게 뒷문으로 나가버리네.


윤여주
…날 봤다고? 박지민이?

아 어제 꼬맹이한테 걔 뒷담한 것 같은데. 설마 그것까지 들었을까. 연신 마른 세수를 해대고 있는데… 그제서야 하나 둘 들어오는 반 친구들.

그렇게 뭘 더 할 겨를도 없이 지나가 버린 자습 시간이라고….



특별실 수업. 쉬는 시간 시작하자마자 교과서 챙겨온 나는 책상에 엎드렸다. 그냥 너무 피곤하길래.

점심 시간에 밥을 너무 많이 먹었나… 졸립다. 정도로 나른한 생각에 빠져있는데 다시금 코 끝에 스치는 익숙한 향. 몸이 먼저 반응해서 일어났다.

아니나 다를까, 내 옆자리에 앉아 책상과 한 몸이 되어있는 박지민. …근데 중요한 건 특별실은 번호순이라 얘 자리 여기 아닌데.

윤여주
…야.

완전 딥슬립을 할 모양인지, 책은 커녕 필기구 하나 안 챙겨온 그. 팔목 살살 두드려 보니까 뭐냐는 듯한 눈빛으로 나 바라본다.

윤여주
네 자리 여기 아니야.

내 말에 대꾸는커녕, 눈만 깜빡거리면서 그래서 뭐 어쩌라는 듯한 심기불편한 눈빛을 보내는 박지민.

윤여주
너 몇 번인데.

이젠 하다 하다 나 혼자서 혼잣말하는 것 같아. 가는 말은 있는데 오는 말이 없어.

윤여주
…….

윤여주
너 몇 번이냐니ㄲ,


박지민
……닮았어, 고양이랑.


난데없이 고양이래, 나 보고. 아주 지 할 말만 해, 남의 말은 들을 생각도 안 하고.

윤여주
…뭐래.

괜히 정색하면서 그에게 향한 시선을 거뒀다. 차라리 말을 섞지 않는 게 내 정신 건강에 나을 지도 몰라.


···


그렇게 원래 박지민이 앉아있는 자리에 앉아야 할 애가, 역시나 박지민에게 말을 건네긴 했는데…

뭐라 말하는 거 듣더니 애가 사색이 돼서 박지민 원래 자리로 가서 조용히 앉아버렸지 뭐야.



마침내 수업 끝.

종례가 끝나기 무섭게 교실 뒷문으로 가방 대충 챙겨 나가버리는 박지민이었다.

혹시나… 또 내 새끼 보러 오지는 않겠지, 의심하며 그런 그를 뒤따라 나서는 나였고.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걔 뒷모습이 어디로 사라지고 없길래,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늘 오던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땅바닥만 보면서 그렇게 걷고 있는데… 바로 앞에서 웬 남자 애들 목소리가 들리길래 놀라서 고개 들었다.


바로 시야 안에 들어오는 남자 셋. 입고 있는 교복들을 보아하니 이 동네 중딩들이네.

근데 웬걸…. 대가리가 빈 놈들인가, 지들 덩치에 비해 콩알만 한 내 새끼를… 걷어차고 있잖아?

윤여주
야 이 미친 놈들아!!!

눈에 뵈는 거 없이, 망설일 틈도 없이 성큼성큼 걸어가 꼬맹이 안아 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저 돼지 발 한 짝을 못 쓰게 이미 분질러주고도 남았어.


윤여주
너네 할 짓이 그렇게 없냐?!

윤여주
왜 아무 죄 없는 애를 건드려…!!

아니 근데 요즘 중딩들 덩치가 왜 이렇게 큰 거야. 막상 얘들 앞에 서니까 내가 한없이 작아 보이는 거 있지. 진짜 말도 안 되게 크네.

그 와중에 낑낑거리며 내 품 파고드는 꼬맹이… 가만히 쓰다듬어주고만 있는데, 오히려 먹잇감이 걸려들었다는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그들이었다.

윤여주
ㅁ…뭘 봐. 저리 안 꺼져?!

"아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더러 꺼지래. 뭔데, 윤여주?"


뒷걸음질 치는데, 그 와중에 또 내 명찰 발견한 개자식들. 내 이름 보고 촌스럽다며 또 시비 걸기 시작했다. 여주가 뭐냐 ㅋㅋㅋ 여주가.

아오…! 내가 니들이랑 비등비등한 덩치였으면 이미 불주먹 한 대 내리꽂았…!!!겠지만, 현실은 그럴 리가 없다.

그저 한낱 왜소한 덩치에, 저질 체력을 자랑하는 한낱 고딩일 뿐.


이제는 내 앞에서 보란 듯이 침까지 뱉어대는데…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막상 당황해서 입은 막히고 눈물 나오기 직전.

이 돼지들 침이 내 운동화에 튀었다고 ㅠㅠㅠ 아 윤여주 진짜. 웬 듣도 보도 못한 중딩한테 걸려서 이러고 있냐고...


윤여주
……야, 니네 진짜 말로 할 때 가라...

눈에 힘 빡, 주고 말하면 그게 더 웃기다는 듯이 막 쪼개는 시키들. 말로 안 하면 어쩔 건데 ㅋㅋㅋㅋ. 이래, 이것들이.

보다보니 기가 차서 나 정말. 참고는 못 사는 성격의 나 윤여주. 그대로 젤 앞에 있는 놈 뺨을 한 대 갈겼다.

윤여주
……!

"아…ㅋㅋㅋ 미친 년. 제대로 돌았구나, 니가."

막상 때린 후에 때린 사람이 더 당황해버리고…. 앞에 선 애가 이젠 진짜 빡친 얼굴 같아서 와씨 클나따. 어떡하지.

나 진짜 대책 없어도 너무 없네. 속으로 몇 초 전의 나 자신을 후회하며 눈알만 데구루루 굴렸다.

그러는 새에 중딩 놈 팔은 올라갔고…

하... 그냥 맞자. 어쩔 수 없는 운명이면 운명인 거지. 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꼬맹이를 더 꼭 안으며.




...? 어라.

너무 세게 맞아서 감각조차 없어진 건가, 하고 눈을 뜨는데… 그와 동시에 내 어깨를 감싸는 누군가의 팔.




박지민
…별 같잖은 게 다 꼬이네, 거슬리게.



와 살았다. 윤여주 살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