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teriak
03.




변백현
기껏 해줘도 안 먹고...

단단히 삐진건지 화장실에 틀어박혀서 나가질 않는 백현이다.


한노을
야 나와.


변백현
안 나가.

문 밖에서 나오라는 노을의 소리에도 안 나가는 백현이다.


한노을
나 씻을거야.


변백현
...


변백현
알아서 해.

그러자 문이 열리고 노을이 들어왔다.

욕조 한켠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백현을 보고 한숨을 내쉬고

세면대 옆에 옷을 두었다.

거울을 보며 셔츠 단추를 두개쯤 풀었을때 백현이 일어났다.


변백현
ㄴ... 나갈거야.


한노을
여기 안 있어?


변백현
... 내가 미쳤냐.

백현이 얼굴과 귀가 심하게 빨개진 상태로 화장실 문을 열고 나왔다.


변백현
...

아직도 진정이 되지 않는듯 하다.


변백현
무슨놈에 여자애가 남자 앞에서 옷을 훌러덩 벗으려해...

속으로 애국가라도 부르면서 마음을 진정 시킨 백현이었다.


변백현
후...

생각해보니 백현이 노을을 좋아하게 된 이후로부터 이런 일이 잦아진것 같다.

이게 아니라 점점 여자로 보인다고 해야하나.

몇년을 좋아하면서 추파를 던지지만 늘 백현에겐 무관심한 노을이었다.

자신이 어쩌다가 노을을 좋아하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백현은 노을이 너무 좋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손을 내밀 가족같은건 없었다.

학교는 다닌적도 없고 일을 하기에도 여건이 되지 않았다.


변백현
하...

몸을 웅크리고 고개를 숙인 상태로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하긴

이러고 있겠다고 누가 데려가 주지도 않고

데려가봤자 이상한 공장 일이나 시키고

일을 못 하는 상태가 되면 장기나 팔리겠지.

절망으로 머리가 가득 찼을때 누군가가 말을 걸어줬다.


한노을
야.

고개를 드니 내 또래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날 보고 있었다.


변백현
누구세요...


한노을
너 고아지?


변백현
...

이렇게 동정심이나 갖고 호기심으로 말 걸고 다시 가겠지

라는 생각이 들때쯤


한노을
나도 고아야. 가자.

내 손을 잡고 일으켜 나를 어딘가로 데려갔다.


변백현
어디 가는거야.


한노을
좋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