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ajaan Vampir [Musim 2]

43.

툭 -

김태형 (25) image

김태형 (25)

"..."

백현을 일으키고 주변의 장롱이란 장롱은 다 열어보던 태형이 일순간 동작을 멈추었다.

먼지가 뒤덮힌, 딱 봐도 잘 열어보지 않았을 것 같은 매우 깨끗하지만 낡아보이는 책. 책을 줄로 엮어 넘겨볼 수 있게 제작한 고대의 방식.

찾았다.

책은 제 눈앞에 멀쩡하게 있는데, 태형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뭐랄까, 무언가가 자신을 통제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물론 그건 순간적인 두려움이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사고를 제대로 할 수 없는 태형에게는 그냥 모르는 감정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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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백현... 백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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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응."

반대쪽에서 이불 사이를 살피던 백현이 고개를 들어 그와 눈을 마주했다. 태형은 공허한 눈빛으로 백현을 바라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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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나... 나... 이거... 찾은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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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응?"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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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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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뭐, 뭐야, 태형!!"

눈이 커진 백현이 되물으려는 찰나, 굳게 닫아두었던 문이 확 열렸다. 그리고 동시에 들어오는 번쩍이는 능력. 그 능력에 밀려 벽에 등을 박은 태형이 미간을 구겼다.

그 장면을 생생히 보고 벌떡 일어난 백현이었지만, 그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벌써 총과 칼로 무장한 이들이 좁은 방으로 차곡차곡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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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아."

그리고, 그제야 바닥에 맥없이 떨어져 있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다행히 아직까지 본 이는 없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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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한시라도 빨리 책을 손에 넣고 나가야 한다.

백현은 저도 모르게 몸에 힘을 실으며 천천히 일어나 경계 태세를 갖추었다. 여기서 전투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으나, 방어를 위한 본능적인 움직임이었다.

백현은 눈동자를 마구 돌리며 지금 상황을 파악했다. 구석에 박혀 고통스러운 신음을 뱉는 태형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고, 그 다음은 수가 적지는 않은 무장 군사들이었다.

솔직히 지금 이 상황에 처한 자가 백현 혼자였다면, 그는 벌써 이들을 무력으로 뚫고 나갔을 것이다. 그 정도는 가능할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태형과 같이 있다.

여태까지는 느껴본 적 없는, 제 누이가 아닌 다른 이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피어올랐다. 백현은 복잡한 마음을 애써 누르며, 천천히 태형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

군사들이 죄다 저를 주시하고 있었다. 티끌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눈들이었다. 속으로 욕을 내뱉은 백현이 속삭이듯 태형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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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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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윽... 걸을 수는 있어요."

그렇게 세게 다친 건 아닌 건가. 짧게 고민한 백현이 재빠르게 태형의 앞을 막았다. 어차피 자신보다 한참은 약할 군사들이다. 그냥 정면 돌파로 승부를 볼 생각이었다.

물론, 그를 마주하기 전까지만 그렇게 생각했다.

끼익 -

김태형 (25) image

김태형 (25)

"..."

변백현 image

변백현

"..."

문이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리고, 아름답지만 탄탄한 몸을 가진 사내가 몸을 굽히며 작은 방으로 들어왔다.

"거 참, 멀리도 숨었네."

숨을 내쉬듯, 스쳐 지나가듯 아무렇지 않게 호석은 입을 열었다. 그는 흥미로운 걸 발견했다는 눈빛을 했다. 빠르게 방을 훑어보면서 바닥에 있는 책을 발견했기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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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정호석 (27) image

정호석 (27)

"나도 피곤하다. 그만하자, 변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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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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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뭐 때문에 이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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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주인은... 모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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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허, 참."

한 번 웃어준 호석이 머리를 헝클이더니 짜증을 내며 말을 이었다. 너희, 이미 독 안에 든 쥐야. 모르겠어? 여기서 못 빠져나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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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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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아니요,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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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그렇게 믿고 싶으면 그렇게 믿든지."

호석은 걸음을 옮겨 방 한쪽에 자리잡은 칼을 들었다. 신중하게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한순간 제대로 손잡이를 손에 붙이고 백현과 태형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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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주인, 설마."

불안함이 증폭된 백현의 눈동자가 호석의 손에 잡힌 칼로 가득 찼다. 아무리 백현이여도 능력이 엄청난 호석이 칼까지 같이 휘두르면, 태형까지 지키며 이곳을 빠져나갈 방법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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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변백현."

호석이 싱긋 웃으며 백현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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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지금이라도 네 추잡한 짓을 멈추면, 넓은 아량으로 용서할게. 하지만 네가 지금도 멈추지 않겠다고 하면, 넌 저 왕이라는 놈과 같은 결말을 가지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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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무슨... 결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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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

정호석 (27) image

정호석 (27)

"너도 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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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백현의 꾹 말아쥔 주먹이 덜덜 떨림과 동시에 고개까지 푹 숙여졌다. 태형은 몸이 부서질 것 같았지만 가까스로 정신을 붙들고 백현을 응시했다.

백현은, 예언을 읽었다. 그 말은 지금 이 다음으로 일어날 일들도 대충은 백현의 머릿속에 그려지고 있다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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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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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있잖아, 호석이 형."

끄응, 하는 소리와 함께 태형이 힘겹게 벽을 짚고 일어섰다. 호석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아직도 변함없이 한결 같았다. 단단하고, 미안한, 제 형을 바라보는 눈빛.

잠시 그 상태로 침묵을 유지하던 태형은 호석이 더 기다리지 못하고 입을 열려 할 때 다시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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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나를 죽이는 게 목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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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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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그럼 형 말대로 백현 씨가 내 결말과 같아지면... 백현 씨도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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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태형, 무슨 말을 하려고."

백현은 불안함을 느끼고 태형을 향해 뒤돌았다. 하지만 호석은 태형의 얘기가 제법 흥미로운지 계속 해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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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그럼... 결국 둘 중 하나가 죽거나, 둘 다 죽는 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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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잘 아는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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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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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죽여줘."

콰앙-!!!!!

"잡아!!!"

엄청난 굉음과 함께, 집에서 뛰쳐나오는 두 명의 사내가 보름달 빛을 만나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한 사내의 손에는 책이 아슬아슬하게 잡혀 있었고, 다른 사내는 어디가 불편한지 계속 제 가슴을 부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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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백현 씨, 정신 차리고 조금만 참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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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끄으... 흡."

보름달이 결국 휑하니 뜨고야 말았다.

죽여달라는 태형의 말에 고요해졌던 작은 방, 순간적으로 멈칫한 호석의 손.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바로 칼을 뺏어 책을 손에 넣고 백현과 방을 빠져나온 태형.

엄청난 도박으로 주사위를 던져 벌인 일이었지만, 합쳐서 1분도 채 걸리지 않은 일들이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태형의 손에 이끌려 곧잘 따라오던 백현은 달빛을 받으면 받을수록 힘들어했다. 이윽고 헛구역질까지 하자, 태형은 놀라며 정신없이 움직이던 다리를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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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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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우욱!"

태형은 책을 잘 챙겨두고 서둘러 그를 부축했다. 낮에까지만 해도 제가 백현에게 부축당하는 입장이었는데. 이래서 약점이 무서운가보다, 생각하는 태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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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더... 못 뛰죠?"

작게 움직이는 그의 고개. 태형은 서둘러 주변에 숨을 곳을 찾았다. 호석에게 금방 발각될 수도 있기 때문에 위치 선정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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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어?"

그때, 태형의 눈에 그들이 들어간다면 형상을 충분히 감춰줄 외양을 가진 폐가가 들어왔다. 눈을 반짝인 태형은 아직도 사경을 헤메는 백현을 데리고 서둘러 그 안으로 들어갔다.

사락 -

식은땀을 닦고,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등 많이 힘들어 하는 백현의 간호를 들었다. 마지막으로 제 겉옷까지 벗어준 태형은 그대로 그의 옆에 널브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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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예언의 내용은 뭘까.

정신을 가다듬으며 별들이 반짝이는 모습을 보니, 그제야 아까 있었던 일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예언에 관련된 일들.

호석이 제 결말을 얘기했을 때 표정이며 몸이며 다 굳히던 백현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렇게 많이 흔들리는 백현의 모습은 여태껏 많이 보지 못했으니 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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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뭘까."

문득 저를 기다리고 있을 은비가 생각났다. 말랑말랑하고 순수한 그 아이를 꽉 차게 안았을 때의 행복감이 갑자기 미치도록 그리웠다.

마음 푹 놓고 안아줬을 때가 언제가 마지막이었더라. 불현듯 반성해야하는 일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목적은 하나다. 은비를 지켜야 한다. 제가 사랑하는 자신의 사람을 지키는 게, 승우와의 대립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스윽 -

곰곰히 생각하며 앉아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백현이 몸을 일으키며 앉았다. 생각보다 빠른 회복에 태형은 눈이 동그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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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뭐야, 몸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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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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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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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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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내가 읽은 거 말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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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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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다 말해줄게. 나 혼자서는, 이제 너무 힘들 것 같아."

잔뜩 지친 것 같은 몸을 한 백현. 그의 눈에서 이슬 같은 것들이 떨어지며 태형의 겉옷을 적셨다. 처음 보는 백현의 눈물. 태형은 잠시 말을 잃고 백현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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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이제 점점 소리내어 우는 백현. 태형은 눈을 꾹 감았다가 떴다. 이내 입을 여는 그의 표정은, 꽤나 비장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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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네."

"들을게요. 말해주세요."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말하지 않는 둘의 눈에는, 점점 더 많은 물이 고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저희 학교... 확진자 나와서 중간고사가 일주일 미뤄졌어요.. (진짜.. 학교가 뒤집어졌어요.. ^^) 이제 저는.. 어린이날 쉬지 못합니다.. 노을 분들이.. 제 몫까지 쉬어주세요.. 하하.. (실성)

어째 내용이 개떡 같은 건 기분탓인ㄱ...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