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ccolta di racconti brevi

Compleanno e anniversario di mor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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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하는 줄로 알아."


"뭐...?"



석진은 표정을 굳힌 채 말했다. 네가 싫다고 해도 수술 날짜 잡을 거라고.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을 때 그 희망을 잡아야 된다고.



"살기 싫다고 했잖아."


"살아. 넌 살아야 돼."



여주의 표정이 굳어져 들어갔다. 여주에겐 절대 죽지 말고 살아서 계속 벌을 받으라는 소리로 들렸으니까.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


"뭐...?"


"아직도 부족한 거야? 도대체 얼마나 더 이 지옥 속에서 살아가야 되는 건데?"


"···무슨 뜻이야."



여주는 결심했다. 뺨을 맞더라도 이참에 다 얘기해 보자고.



"10년을 죽은 듯이 살아갔어. 나도 내가 잘못한 거 알아... 아는데!! 난 그때 8살이었어... 난 그때 구구단도 못 땐 초등학생일 뿐이었다고!!"



사고가 난 날. 여주는 고작 8살이었다. 제 생일에 기뻐 학교에서도 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고, 친구들이 놀자고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부모님과 함께 집으로 향했었다.



하지만 여주의 웃음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끔찍한 사고를 당했어야 했다. 이마가 찢어져 피가 흘렀고, 그 피가 시야를 가렸지만 엄마, 아빠를 찾아 기어갔다. 그리고 눈앞에서 부모의 죽음을 직관해야 했다.



자신의 생일이 부모의 기일인 기분을 오빠들이 알까? 행복한 기억을 쌓아두기도 모자랄 날에 매년 생일을 끔찍하게 보내야 된다는 사실을 알까?



그날 이후로 여주는 웃음을 잃고, 가족을 잃었다. 기댈 사람 한 명 없이 자그마치 10년을 꿋꿋하게 버텨왔다. 아파도 참고, 눈물이 나와도 참았다. 모든 감정을 숨기고 살아간 나날들. 8살인 여주는 무엇을 잘못한 걸까.



태어난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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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뭐...?"


"어쨌든 부모님은 돌아가셨어.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진 않잖아?"


"김태형!"



석진은 그만하라며 소리쳤다. 안 그래도 아픈 애한테서 그게 할 소리냐고.



"오빠는 내가 죽어도 안 슬프겠다."


"난 가족도 아닌 살인마일 뿐이니까. 아ㅎ, 후련해 하려나?"



짝 - !



여주의 고개가 힘없이 돌아갔다. 새하얗게 질린 피부가 빨갛게 물들어 갔고, 태형은 그 입 안 닥치냐고 언성을 높였다. 그리고 이런 김태형을 말리는 건 김남준이었고.



"···오빠들이 뭘 알겠어. 피가 섞인 가족을 맹수 마냥 여겨야 하고, 집 안에서 숨을 죽이며 조용히 살아가려 이를 악무는 내 심정 따위를."


"웃기지 않아? 고작 8살 밖에 안 된 자기 여동생을 살인마로 몰아가면서 자그마치 10년을 괴롭혀 왔다는 게!?"


"여주야 미안해. 내가 미안해 여주야..."


"이거 놔."



여주의 손을 붙잡는 석진. 여주는 미간을 좁힌 채 석진의 손을 거세게 뿌리쳤다. 이제 와서 사과를 한다고? 내가 당장 죽을지도 모른다고 하니까? 지랄하지 마. 석진 오빠, 방관이 제일 나쁜 거야.



"역겨워. 동정이라도 하는 거야?


"그런 거 아니야... 내가 어리석었어. 난 진심으로 너에게 사죄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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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너져가는 동안 오빠들은 뭘 했는데?"



부모님이 돌아가신 날. 여주뿐만이 아니라 이 3명도 영락없는 초중생이었다. 그 어린 나이에 갑작스레 부모를 잃어야 했고, 여동생이 원망스러웠다.



네가 오늘 생일만 아니었다면... 그렇다면 부모님은 무사하셨을 텐데.



어린 그들이 무얼 알겠는가. 모든 탓을 여주에게 돌렸고 여주를 미워했다. 석진은 그래도 중학생이었는지라 여주를 탓하는 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여주를 무관심 속에 던져놨지.



가장인 석진의 무관심과 방관 속에서 여주는 태형의 괴롭힘에 시달려야 했다. 그리고 툭툭 내뱉는 남준의 가시 돋은 말은 상처를 받기 일쑤였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여주의 믿음은 처참히 무너졌고, 여주의 탓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태형은 자꾸만 여주를 가만두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도 부모님의 죽음이 너무나도 허무해서. 부모님이 보고 싶어서. 괜스레 여주를 탓하며 화풀이했다.



여주가 죽어가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나도 내가 미워. 차라리 내가 태어나지 말 걸. 그냥 나도 그때 죽어버릴걸. 왜 나만 살아남아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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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아... 아니야..."


"김여주... 내가 미안해."



태형의 사과에 여주는 태형을 노려봤다.



"그렇게 어려웠어? 사과 한 번이 그렇게 어려웠냐고!!"


"나는 오빠들이 조금이라도 나를 생각해 줬다면... 난 모든 걸 잊고 새로 시작할 의향이 있었어. 하지만... 이젠 그 의향마저도 사라져버렸어."


"...뭐든지 다 할게. 네가 원하는 거 무엇이든 다 할게. 그러니까 수술하자. 제발..."



남준은 꽤나 간절한 표정으로 여주에게 말했다. 이제와서 잘못을 깨달아 봐야 늦었다는 걸 안다. 여주가 이토록 살기 싫어하는 이유도 우리 탓이겠지.



하지만 여주가 살 희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또 다시 후회 하기 전에 이 희망을 붙잡아야 한다. 상처만 주고는 여주를 보낼 수가 없다.



여주 마냥 잃는다면... 우리도 살아갈 필요가 있을까?



"이기적이다. 끝까지 내가 진짜 원하는 건 안 들어주고..."


"다 들어줄 게. 하지만 죽는다는 건... 안돼..."


"콜록콜록!"



머리가 지끈 거리며 아파왔다.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듯 몸을 제대로 가누기 어려워졌다.



"제발... 이제 그만 나를 놓아줘..."


"여주야!!"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이야..."



힘 없이 쓰러져 누운 여주. 말하는 거조차도 힘든 게 분명한데, 자신을 놓아달라며 이를 악물고 말하는 여주에 3명은 모든 게 무너져내린 듯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았다.



제발... 제발 살아줘, 여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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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