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걸어가는 3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그에 대한 3가지 사실을 더 알았다.
하나는
그에게서 복숭아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말이다.

- 향수 뭐 쓰세요? 좋은 복숭아 냄새 나서요
- 안 써요, 향수 .. 그냥 옷에서 내는 냄새 아니에요? 내 향이 그렇게 좋아요?(지민)
- 그런 가
또 하나는, 김남준, 김석진, 민윤기, 김태형, 전정국 그 5사람과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어제 민윤기 대리님 전화 왔었어요 .. 좀 이상한 거 같아
-신경 쓰지 마, 다른 사람들도. 특히 요즘 그 5명(지민)
마지막. 눈동자가 고양이 같다는 거
희미하게 드러나 있지만 신기했다. 눈동자가 저렇게 생긴사람은 처음 봐서
- 팀장님, 눈동자 ... 고양이 같네요 구미호 같아ㅎ 이뻐요
- .. 그래요? 딱히 .. 이쁜 건 여주 씨가 더 이뻐서(지민)
- 뭔가 팀장님을 차차 더 알아가는 거 같아서 좋네요
- 느리게 알아가도 좋아요, 내가 속도 맞춰줄게 (지민)
ㅡ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오늘이 간을 먹기에 딱 적당한 날인 거 같다.
보름달이 높이 떠올라 안개 하나 없는 깨끗한 하늘
이보다 더 완벽한 날씨가 또 있을까.

아, 날씨로만 따지는 건 아니고
내 간이 눈치를 좀 있으면 챌 것 같다.
구미호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도 있기에
어쩌다 보면 읽히는 경우가 있다. 오늘도 3~4번 정도 그런 것 같은데
나한테서 피 냄새가 난다고 생각한듯하다
내 눈까지 봤으니 어드 정도 눈치를 채지 않았을까
-저, 화장실 다녀올게요..
-다녀와요(지민)
ㅡ
-그냥 나와 숨어서 딴 짓거리하지 말고 (지민)
-어떻게 알았대 둔 한 줄 알았더니(석진)

-내가 인간도 아니고, 야, 구미호야 구미호 30,000년 묵은 구미호 (지민)
-//..엄마, 저 아저씨 구미호래 .. 무서워
-//_그런 말 하면 못 써! 죄송합니다 ..
-아저씨래 ㅋㅋㅋㅋ 미친 아 .. 웃기네 (석진)
-나보다 300살 많은 네가 할 소리는 아니지 않나?(지민)
10,000년 동안 친구였던 김석진도 생각해 보니 이제 안녕이다
역시 슬프지는 않지만.
-너 근데 왜 이렇게 시간을 오래 끌어 그냥 잡아먹지 답답해서 돌아가시겠네, 참고로. 난 신여준가 그 애 포기한지 오래야..이쁘긴 하더라(석진)
-그 손에 팝콘이나 놓고 말하지? 너 그러다 죽는다 (지민)

-내가 무슨 앨
엘리자베스야? 음식 먹다 죽게 그리고, 걔는 우리 앞에서 죽었잖아. 그때 걔 표정 대박이었는데 (석진)
-걔가 거기서 왜 나와 그리고. 너는 백성들 말고 내 손에 죽어.
그거 내 팝콘이다?(지민)
-... 죄송, 아 그리고 (석진)
갈팡질팡 거리는 김석진의 손, 내 손에 고정되어 있는 눈
하는 짓을 보면 보는 사람이 다 뻘쭘하다.
-악수?(지민)
-어떻게 알았어 소름(석진)
-생각 읽기. 잘 있어, 다음 생엔 만나지 말자 (지민)
- 고마웠다. 간 먹고 후기좀 부탁해^^, 배탈은 나지말고(석진)
-잘 가ㄱ..(지민)
-팀장님 뭐 하세요?
-전화 .. 전화했어 이제 들어갈까? (지민)
날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래서 순간 이동도 때를 가려서 하라고 했건만 마지막까지 내 말은 듣지도 않네.
-4관 입장 시작합니다(남준)
오늘따라 구미호가 많이 꼬인다.
내 마지막을 알고 이러는 건지, 작별 인산가
-여주 씨, 미안한데 잠시만요
-ㅈ..저
ㅡ
-작별 인사야? 그럼 감동인데(지민)
-작별? .. 간이라도 먹니(남준)
-응, 왜? 빼앗겨서 서운하기라도 하나? (지민)
-내꺼다, 건들면 죽어. 신여주 내꺼야
아니다, 간은 내꺼고 시체는 너 가지든가(남준)
-팀장님!!
-왜 소리를 질러요 사람 무안하게(지민)
-여자를 몰라도 너무 모르시는 거 아니에요? 진짜.. 너무하세요
난, 몰라요 영화나 봐
생각이 읽히지 않는다, 왜지.. 뭐야, 이게 말로만 듣던 여자언가?
ㅡ
영화를 다 봤지만 본거 같지 않다 생각도 안 읽히고
미간은 찌푸려져 있는데 기분은 나쁜 거 같고.. 막상 생각을 읽으면
아무 생각도 안 하는듯한데 이러다가 갈대밭으로 안 가는 건 아닐까
불안하다.
간을 먹으려면 갈대밭으로 가야 하는데 골치 아파졌네

-여주 씨. 영화 재미있었죠? (지민)
-네. 너무 재미있네요. 이제 가요
전 제 집으로, 팀장님은 팀장님 집으로
생각이 읽혔다.
단단히 삐진 모양이네
ㅡ
-... 여주 씨, 화 풀어요(지민)

-누가 차 안에서 이래요? 그리고, 뭘 잘못했는데요
- 아니, .. (지민)
-도착했을 때 못 말하면 그냥 갈 거예요. 내가 생각하는 시간 주는 거니까
잘 생각해 봐
그 말을 끝으로 약 30분이 지났다.
뭘 잘못했는지 알긴 하지만 저 말이 너무 무섭다.. 왜 무섭지 뭘 잘못했냐는 그 말이 소름이 끼친다. 인간들은 이런 거 어떻게 듣고 사나 몰라
- 갈대밭?
ㅡ
온통 갈색인 갈대밭이다.
선선한 바람에 살랑살랑 움직이는 갈대들, 사람 하나 없는 그야말로 무인도 같다.
주변 식물들은 뭐가 그리 축 쳐져 있는지 다 시들시들하고
오로지 갈대만, 갈대만 멀쩡하다 소름 끼칠 정도로
-여주 씨, 미안해요 데이트하는데 자꾸 딴 길로 세서.. 기분 나빴죠(지민)

그런 갈대밭 사이로 팀장님이 살금살금 걸어왔다.
걸어오는 동안 갈대를 많이 스쳤는지 회색겉옷에 갈대가 많이 묻어있었다. 붉은 무언가도
- ... 나랑 데이트하면 나랑만 있어요, 왜 자꾸 전화하고 다른 사람이랑 말하고 .. 어제도 그랬잖아요.. 나 좋아해서 나랑 데이트하면 나랑만 있어야죠
-그 말만 기다렸어. 타이밍을 못 찾았네 (지민)
-네?
정적이 흘렀다. 갑자기 변한 그의 눈동자와 행동
날 바라보는 눈빛까지도. 모든 것이 180° 달라졌다
방금 전까지도 적어도 자동차 안에 있었을 때와 분위기가 너무 상반되었다.
날 걱정하던 그는 어디로 갔지, 날 좋아하는 것 같았던 그는 어디로 사라졌지, 날 보며 눈웃음을 짓던 그 남자는 ..
-너 좋아하는 거 아니야, 네년 몸속에 있는 걸 좋아하는 거지
이 붉은 액체가 뭐라고 생각해(지민)
-멍청하긴, 피야. 피. 네년이 밟고 있는 건 사람 시체고 (지민)

-벌써 행복하네(지민)
이 말을 듣자 마자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
유아니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