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ore fal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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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ㅣ교통 사고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 오직 가로등 빛에만 의존하며 가려니 시야 확보도 안 될 뿐더러 늦가을의 서늘한 공기에 오싹하기까지 했다. 평소라면 이 시간에 나오는 건 꿈도 못 꿨을 테지만 오랜만에 고요한 새벽에 나오니 좋았다. 곧 남자친구를 만난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과 고요한 새벽 나 홀로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걷는 게 힐링 되었기 때문일까, 나는 모든 걸 방심하고 있었다.

곧 남자친구를 만난다는 생각에 들떠 앞만 본 채 신호등을 건넜다. 도로 절반 즈음 왔을까, 갑작스레 큰 굉음이 내 귀에 울려퍼지며 내 몸이 공중으로 뜨는 기분이 들었다. 그때까지는 아무 고통도 느껴지지 않은 채 어안이 벙벙한 상태였다. 내 몸이 땅에 곤두박질치고, 피가 묻은 내 손가락에서 커플링이 빠져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장면을 보자마자 온몸에 고통이 느껴졌다. 하지만 힘을 줄 수 없었다.

이제 막 생기고 개발되는 곳이기에 공사 중인 아파트가 많아 CCTV는 물론 사람 또한 별로 없을 뿐더러 새벽이었기에 나를 발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누구에게라도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여기서 나를 도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내 시야는 붉은 피와 투명한 눈물로 덮여갔다. 그 사이로 트럭이 빠른 속도로 운전해 현장을 빠져나가는 걸 보았다.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뺑소니구나. 하지만 알아도 소용 없었다. 내 몸에는 힘이 빠지고 있었고, 점점 의식이 스러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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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새벽,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 싶다며 나오라고 얘기했다. 여자친구는 잠긴 목소리로 알겠다 답했고, 그 목소리 마저 귀여워 나는 기분 좋게 여자친구의 집 쪽으로 향했다. 평소라면 무섭다고 먼저 나에게 전화를 걸었을 여자친구지만 오늘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없음은 물론 내 연락 또한 받지 않았다. 나는 괜히 불길한 마음에 걸음을 재촉했다. 

한 20분 정도 지나 거의 도착했을 무렵, 저 멀리 보이는 도로에는 누군가가 누워 있었다. 늦은 새벽이라 실루엣만 보였고, 나는 더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도로에 사람이 누워 있을리는 없다고 생각해 동물 사체인 줄 알았다. 하지만 다가갈수록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었으며, 완전히 다가갔을 때는 알아볼 수 있었다. 도로 위에 피를 흘린 채 누워있는 그녀가 내 여자친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