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기 5분 전에

07 . 내 여친
































"국밥 괜찮죠?"


"이미 다 와놓고 물어보기 있어?"


"ㅋㅋㅋ 별로면 딴 데 가고."


"됐어, 나 국밥 좋아해."


"그럼 다행이고-"


"운전은 누구한테 배웠어?"


"혼자 배웠는데."


"ㅋㅋ또 거짓말 한다."


"진짜임."
"나무 박으면서 배웠어요, 나."


"ㅋㅋㅋㅋ아 뭐래....진짜."














"잠은 좀 잘 잤어요?"


"응, 어제 네가 나 데려다줬지?"


"그럼, 업고 계단 오르느라 진짜 죽을 뻔."


"엥, 엘베 있는데."


"...그냥 계단으로 갔어요."


"최연준 이 쪼끄만게 벌써부터 입만 열면 거짓말이야-"


"쪼끄맣다고?ㅋㅋ"
"쌤이랑 거의 30cm 차이 나는데?"
"이정도로 큰 쪼끄만거 봤어요?"


"ㅁㅊ 30cm는 아니거든?"
"나도 여자치고 커."


"뭐래, 160도 안되면서."


"하.....진짜."
"연준아, 한 대만 때려도 될까?"


"ㅎㅎㅈㅅ."











"...근데 진짜 어떻게 거기서 만났지?"
"나, 사실 전화로 네 목소리 듣고 좀 낯이 익었었어."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목소린데, 죽기 직전이니까 그런 거 신경 쓸 겨를은 없고."


"난 목소리 듣자마자 알았는데, 쌤인거."


"또 구라친다."
"어휴-"


"아, 좀 티 났나?"


"어."


"ㅋㅋ난 지 죽을거라고 시체 건져달라는 사람은 처음 봤어서."
"쌤이라곤 상상도 못 했지."
"내가 알던 배은이랑은 이미지가 아예 정반대니까."


"ㅋㅋ....."
"근데 난 진짜 너가 올 줄은 몰랐어."
"민간인 운다고 경찰차 끌고 오는 새끼도 처음 본다."


"그냥 할 일 없었거든요."
"여자길래 간 건데?"


"이런 ㅆ...."
"입만 살아가지고-"















....좀....어색하다.....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뭔데?"


"왜 나한테 그런 말을 해 줬어요?"


"....무슨 말?"


"나랑 상담하면서 힘든 거 있으면 얼마든지 말 해도 된다고 했잖아요."
"많이 아팠을 것 같다고,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고 그랬잖아."
"빈 말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난 그냥 궁금해서요."


"그냥...동정심?"


"웬 동정?"


"나도 사실 아빠한테 맞고 자랐어."
"그래서 네 마음 어떤지도 잘 알고."
"그래서 그런 말 해줬던거야-"


최연준은 내 말을 듣고 한동안 아무 말 없었다.





(Rr.)
(Rr.)
(Rr.)





그 때, 내 폰에서 여러번의 알림음이 울렸다.





나는 핸드폰을 확인하고 나도 모르게 혼잣말이 나왔다.





"아, 씨발 진짜...."






그리고 표정이 점점 썩어갔다.


“왜요?”
“누군데요?”


“아,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그 누군가와 연락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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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형, 이 남자, 아니 이 새끼는 나랑 몇 개월 전에 소개팅으로 만났던 전남친이다.
근데 지가 바람 처 펴놓고 봐달랜다. ㅅㅂ.
헤어진 이후로도 자꾸 자취방에 찾아오고, 직장에도 찾아오고, 심지어 스토킹까지 해서 내가 이사를 몇 번 하고 직장을 몇 번 바꾼지 기억도 안 난다. 특히 술 마시면 더 심하다.
술만 마셨다 하면 물건 다 집어 던지고 때려 부시고 때리기까지 해서 진짜 힘들었는데 요즘 좀 잠잠해지더니 또 시작이다.
본모습 보이는거 보니까 또 술처마셨구만 아침부터.














나는 진짜 이동형이 나를 찾아올까봐 무서워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최연준은 그런 나를 보고 내 손에 들려있던 폰을 가져갔다.


“야, 너 지금 뭐해?!”


내 폰에 있는 대화내용을 보며 최연준도 점점 표정이 굳어졌다.


“뭐하냐고, 폰 줘 빨리.”


나는 최연준의 손에 들린 내 폰을 가져가려 애 썼지만 최연준 힘에는 끄떡 없었다.


“이 새끼 뭐야?”
“뭐하는 새끼예요?”


”하… 전남친이야.“
”그 새끼 미친놈이야.“
”함부로 상종하면 안 돼.“
”그니까 얼른 폰 줘.“


"왜 미친놈인데요?"
"무슨 짓 했어요 쌤한테?"


"나 있는 곳 어떻게 해서든지 다 찾아내서 스토킹하는 새끼야."
"그러니까 폰 달라고 얼른."


"폰 가져가서 뭐 하게."
"이딴 새끼를 그냥 참고만 있던거에요?"


"함부로 덤비면 안 될 사람이니까."
"이번에도 오면 진짜 경찰에 신고할거야. 걱정 안 해도 돼."


"스토킹죄는 적어도 3년 이하 징역이예요."
"경찰이 바로 옆에 있는데 경찰에 신고를 또 뭐하러 한다는거야."


최연준은 궁시렁댔다.


그 때, 내 폰에서 또 한번의 알림음이 울렸다.





내 폰을 가지고있던 최연준은 알림음을 듣자마자 화면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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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은 내 폰을 보곤 싸늘한 눈빛으로 머리를 쓸어넘겼다.


"이 사람, 쌤 여깄는거 어떻게 알아요?"


"몰라, 자꾸 어떻게 해서든지 찾아내는데, 위치추적기 단 거 같아."


"어떡할까요 이제?"
"삼자대면 ㄱ?"


"야.. 넌 이 상황에 장난이 나와?"


"쌤이 무서울 게 뭐 있어요-"
"바로 옆에 경찰이 있잖아요."


"누가 무섭대?"
"최연준이 믿어도 되는 경찰인가 몰라-"


나는 솔직히 최연준 앞이라서 무덤덤한 척 했다. 근데.....진짜 존나 무서웠다. 진짜 올 것 같아서.


그래도 말만 이렇게 하는거지, 겁만 주고 안 오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무의식적으로 오른쪽 창가를 보았다.





그런데, 덩치 크고 우락부락한 그 근육덩어리 몸, 키는 멀대같이 크며 나를 부라리는 그 매서운 눈빛과 눈이 마주쳤다.


이동형은 나에게 나오라며 손짓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최연준한테 말 하고 싶은데, 입이 굳어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


나는 그 눈빛만 계속해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최연준은 내가 무언가를 보고 놀랐다는 것을 눈치챘다는 듯이 내 쪽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한테 물었다.


"저 사람이예요?"


나는 대답 없이 고개만 한 번 까딱했다.


그 고개도 한 번 까딱하는게 너무 버겁고 힘들었다.


이동형의 눈동자는 최연준을 향해 굴러갔다.


그러곤 최연준과 나를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나는 무언가에 홀린듯이 의자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섰다.

























정신을 차려보니까 이동형 앞이었다.


일부로 근육을 키운건지, 아니면 내 기분탓인건지 오늘따라 더 덩치가 커보였다.


"....여, 여기 어떻게 왔어?"


"아까 카톡에서는 야야 거리면서 씨부리더만, 왜."
"가까이서 보니까 무섭냐?"
"무섭냐고."


"....."


시발, 존나 무섭다.


"대답 안처하냐 은아."


"미, 미안해."


"하ㅋㅋ."
"ㅈㄴ 버러지 같은년."
"저 남자는 누구냐?"


"그, 그냥...."
"그냥....아는 사람...."


"뭐?"
"말좀 똑바로 해."
"내가 뭐 니 죽이냐?"
"하여간, 개 븅신같은건 예전이랑 똑같애서-"


그는 혀를 쯧쯧차며 나에게 손을 휘두르는 시늉을 했다.


나는 옛날 트라우마에 반사적으로 팔로 몸을 막았다.


이동형은 나를 한심하게 쳐다보다가 갑자기 말투를 바꾸고 말했다.


"우리 은이 오빠 아직 안 잊었지~?"
"오빠가 잘못했어-"
"응?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지?"


나는 아무 말 못하고 있었다. 다시 그 지옥이 시작되는것은 상상하기 싫을정도로 너무 두려웠다.


"대답하라고 배은."
"야."
"대답 안 할거야?"


그 사람은 나를 계속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는데, 그 강도가 가면 갈수록 더 쎄졌다. 그리고 손찌검이 또 시작됐다.


항상 이런 상황일 때마다 났던 익숙한 이 알코올 냄새가 코를 찔렀고, 나는 예전 생각이 계속 나서 더 무서웠다.


어깨가 점점 쑤시고 아파 신음이 흘러나올때쯤, 누군가 식당 밖으로 나와 그 사람의 손목을 잡았다.

























photo





"적당히좀 하지 그래요?"


최연준은 이동형을 아주 빤히, 아주 싸늘하게, 그리고 아주 뚫어지게 응시했다.


"이 새끼 뭐야?"


이동형은 갑자기 난데없이 나타난 최연준에게 당황한 듯 손을 뿌리쳤다.


"손찌검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손 닿았다고 당신만 불쾌한 거 아니고 나도 불쾌해요."
"나도 남자랑 손 잡기 싫다고."


"뭐야, 당신은?"





"아까부터 지켜봤는데, 내 여친한테 좀 심하신 것 같아서."



?


뭐 ㅆㅂ?


여친?


여친?!





나는 최연준의 말에 놀라 눈이 커진 채 멀뚱멀뚱 최연준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이동형도 당황한 눈치였다.     는 개뿔-
존나 믿지도 않는다.


"아ㅋㅋ"
"ㅈㄴ 어이없어서 웃음이 막 나오네."
"여친?"
"누가 니 여친이야-"
"아까 은이가 나한테 그냥 아는사람이라고 했는데."


"와, 아는 사람?"


최연준은 갑자기 나와 눈을 맞추며 말했다.


"아는 사람은 좀 너무하죠 누나~"
"우리가 뭘 얼마나 했는데-"


최연준은 나를보며 싱긋 웃었다.





아니 최연준 이게 진짜 미쳤나?


이동형 눈에서 지금 불꽃이 튄다.


아, 이거 좆됐다.


하, 시발 근데 눈치없이 심장은 왜 벌렁대?!





"아, 근데 이새끼가-"


이동형은 최연준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러고서 그 둘의 주먹다짐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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