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rdia del corpo del liceo

Ep.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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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 경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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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이랑 사귀기 시작하고 첫 주말이 다가왔다. 다 똑같은 주말일 뿐인데 전정국과의 관계 하나 달라졌다고 이렇게 설레도 되는 건가 싶었다. 이것도 병이라면 병일 수 있겠지만 평생 앓고 싶은 병이랄까. 학교에서 비밀 연애 때문에 제대로 데이트 같은 걸 하기 힘들어서 이번 주말에는 전정국이랑 단둘이 집에서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 놀이공원에서 놀기로 했다.





“거긴 사람도 많으니까 괜찮겠지.”





전날 밤, 오랜만에 아빠가 집에 들어왔길래 아빠 서재로 달려가 아빠한테 안기며 슬쩍 얘기했다. 아빠, 나 주말에 놀이공원 가고 싶은데… 딸바보 우리 아빠는 약간의 애교와 섞인 내 말에 한껏 웃으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리 딸이 가고 싶다고 하면 데려가야지. 근데 아빠가 이번주 주말에 중요한 비지니스 거래가 있는데…”

“아… 그럼 나 놀이공원 못 가?”

“못 가긴 왜 못 가, 정국 군 데리고 가서 놀다 와.”

“아싸! 신난다-!”

“놀이공원 통째로 빌릴까?”





그건 좀… 이번에는 그냥 가서 놀고 싶어. 역시나 가진 게 많은 아빠는 통도 컸다. 매번 놀이공원을 가고 싶다고 하면 그때마다 놀이공원 전체를 하루동안 빌렸으니. 이번에는 그냥 가고 놀고 싶다고 하니까 놀이공원 측에 미리 연락을 해놓겠다는 우리 아빠였다.

어제를 생각하니 괜스레 웃음이 피식피식 새어나왔다. 따지고 보면 오늘 놀이공원을 가는 게 전정국과 나의 공식적인 첫 데이트라고 볼 수 있었다. 그랬기에 잔뜩 들떠 하얀색 여리여리 블라우스에 청바지로 골라 입고 화장도 풀로 신경써서 했다. 폰과 지갑을 넣은 미니백까지 매고서 전정국과 함께 차에 올라탔다.





“아가씨, 오랜만에 놀이공원 가셔서 좋으신가 봐요.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시질 않네요?”

“아, 조금 많이 설레긴 해요.”





차를 타고 한 시간 내내 입가에서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 나를 본 기사님깨서도 한 마디 하실 만큼 전정국과의 첫 데이트가 무척 기대되는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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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내리고 미리 연락을 해놓은 아빠 덕분에 놀이공원 관계자분과 만나 자유이용권 티켓 두 장을 받고 대기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놀이공원에 입성한 우리는 그제서야 서로 손을 꼭 잡고서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가장 처음으로 간 곳은 역시 놀이공원에서 가장 핫한 머리띠를 파는 곳이었다. 전정국은 유치하게 뭘 이런 걸 하고 다니냐 불평을 쏟았지만 막상 가게에 들어와서는 나에게 온갖 걸 씌워보며 즐기는 듯했다.





“김여주, 토끼 어때? 아니면 여우? 그것도 아니면 고양이?”

“너 엄청 신나보인다? 아까는 유치하다면서 뭐라 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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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면 유치한데 네가 하는 건 다 예뻐서.”





ㅁ,뭐래! 역시 전정국은 연애 고수가 맞았다. 토끼 머리띠를 씌워주면서 네가 하는 건 다 예쁘다 이러는데 솔직히 안 넘어갈 여자가 어디 있겠냐고. 또 한 번 전정국한테 반해버린 나는 내 머리의 토끼 머리띠를 벗었다.





“토끼 싫어?”

“으응-, 너 허리 좀 잠깐만 숙여 봐.”





전정국은 의아한 표정으로 내 말에 따라 허리를 숙여 나와 눈을 맞췄다. 나는 전정국의 머리 위에 그대로 토끼 머리띠를 안착시켰다. 그리고 전정국의 앞머리를 손으로 매만져 정리시킨 뒤, 전정국한테 엄지를 척 치켜세웠다.





“완전 굿! 토끼는 나보다 네가 훨씬 잘 어울려.”

“… 난 안 하면 안 돼?”

“절대 안 돼. 넌 토끼, 난 여우!”

“푸흡, 역할이 좀 달라진 것 같은데.”

“역할? 무슨 역할??”

“평소에는 네가 토끼고 내가 여우잖아.”





우씨, 난 왜 토끼야! 토끼가 여우보다 약한 동물이라 괜히 자존심이 상한 나는 여우 머리띠를 쓴 채 전정국을 노려봤다. 너 지금 토끼 머리띠 썼으니까 오늘은 내가 더 강해. 머리띠 하나 썼다고 기세등등해진 나였다.





“김여주.”

“어?”





쪽-. 전정국의 부름에 전정국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내 입술에 전정국의 입술이 부딪혀 부끄러운 소리가 퍼졌고 나는 얼굴이 새빨개졌다. ㄴ,너…!





“김여주 넌 이래서 토끼야. 여우한테 당하는 토끼.”





전정국은 씨익 웃으며 내 머리칼을 귀 뒤로 넘겼다.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린 나는 전정국에게 뭐라 반박할 말도 없이 어버버거리고 있었다. 전정국은 내가 나를 진정시킬 타이밍도 주지 않고 내 손을 잡아 밖으로 끌었다. 이내 내 얼굴에는 미소가 꽃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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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놀이기구를 잔뜩 즐긴지 벌써 3시간이 흘렀다. 바이킹부터 롤러코스터, 후룸라이드, 자이로드롭까지. 조금 무서울 법한 놀이기구들이었지만 전정국과 나 둘 다 놀이기구를 꽤나 잘 타는 편이었기에 놀이공원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흐아-, 우리 좀 쉬다가 타자… 연속으로 탔더니 힘들다.”

“그래, 그러자. 뭐라도 좀 먹을래?”

“난 츄러스!”

“여기 앉아서 조금만 기다려, 금방 갔다 올게.”





잠시 쉴 겸 간단하게 뭘 먹기로 한 우리였다. 점심도 안 먹어서 좀 출출한 상태라 가장 먹고 싶었던 츄러스를 외쳤더니 전정국은 피식 웃고서 자기가 다녀오겠다며 휙 가버렸다. 덕분에 벤치에 앉아 전정국을 기다리기 시작한 나였고, 전정국이 츄러스를 사러간지 좀 지났을 때 어떤 남자 한 명이 내 앞에 섰다.





“혼자 오셨어요?”

“아니요.”

“에이, 아까부터 혼자 앉아계시던데… 저랑 같이 놀아요.”

“저 고등학생이거든요…? 그리고 일행도 곧 올 거예요.”

“그럼 전화번호라도…”





싫어요… 갑자기 나타난 남자는 혼자 왔냐 부터 시작해 같이 놀자, 번호 달라 계속 찝쩍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계속 싫다고 해도 계속 들이대는 남자였고 끝내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피하려고 하자 내 손목을 거칠게 잡았다. 아…!!





“번호만 좀 달라는데 왜 자꾸 이러실까-.”

“싫다고요…! 이거 놔요!”

“아, X발. 왜 말을 안 쳐 들ㅇ, 아악!”





잡힌 손목을 빼기 위해 안간힘을 써 끙끙거리고 있었을 때, 남자의 얼굴이 확 변하더니 다른 손을 위로 높이 들어 나를 위협했다. 잘못하면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두 눈을 꼭 감았고, 이내 그 남자의 뭉툭한 신음이 들리며 내 손목을 잡고 있던 그 남자의 손이 스르륵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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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발, 더러운 손으로 어딜 만져.”

“아악! 아파요, 아프다고!!”

“내 여자 손목에 자국 남았잖아, X발아. 네가 이 정도로 아픈데 쟤는 안 아팠을까? 대가리에 든 게 없어서 생각을 못해? X신이냐? 그리고 애가 싫다면 곱게 쳐 갈 것이지 왜 찝쩍거리고 지랄이야, 지랄은.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사과하고 꺼져.”





전정국이었다. 전정국은 한 손에는 츄러스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내 손목을 잡고 있던 남자의 손목을 잡아 힘을 주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남자는 고통스러워했지만 전정국은 힘을 주고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평온했다. 전정국의 가시가 돋친 말에 그 남자는 나에게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도망갔고, 전정국은 나에게 다가와 내 몸을 살폈다.





“괜찮아? 어디 다친 곳은 없어?”

“응… 난 괜찮은데……”

“괜찮긴 무슨… 예쁜 손목 다 빨개졌잖아.”





전정국은 내 손목에 상처가 난 것도, 부러진 것도 아닌데 겨우 좀 빨개졌다고 오만상을 찌푸리며 걱정했다. 그런 전정국이 너무 좋았던 나는 나도 모르게 그대로 전정국을 꼭 안았다.





“갑자기 들어오면 좀 떨리는데.”

“히히, 전정국, 내가 많이 좋아해-.”

“… 나도 좋아해, 김여주.”





분명 먼저 안았는데 안긴 꼴이 되버린 나였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안던 안기던 전정국이니까. 나와 전정국은 놀이공원 중앙에 사람들이 잔뜩 다녀도 한참을 그대로 안고 부둥거렸다.














공공장소에서 저런 꽁냥거림은 불법입니다. 안타깝게도 다음편 역시 놀이공원에서 꽁냥댈 것 같네요…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