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환)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얼른 병원 건물을 빠져나온 재환의 발걸음은 어딘가 급해 보였다.
원래 감정이 얼굴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타입의 사람이지만, 오늘만큼은 초조해 보이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재환이 이토록 안절부절못하는 이유는 몇 시간 전 재환에게 온 전화 한 통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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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전)
옥상에서 내려 온 재환이 다음 예약 환자의 진료를 마친 후 잠시 쉬고 있었을 때, 재환에게 한 통에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형, 재환이 형"
$"지훈이?"
$"형 설마 얼마 전에 헤어졌다고 한 여자친구 이름이.. 박지원이에요?"
$"네가 지원이를 어떻게 알아"
$"하... 형 이렇게 할 얘기는 아닌 것 같고요, 오늘 저녁에 시간 있어요?"
$"시간이야 있지"
$"그러면 퇴근하고 제가 주소 찍어드릴 테니까 거기로 와주세요"
$"알았어"
전화를 건 사람은 의대 후배인 지훈이었다.
둘 다 의대는 졸업한 지 벌써 한참이었고, 일하는 병원도 달랐지만, 꽤 자주 만나는, 어느 정도는 친하다고 볼 수 있는 사이였다.
평소 같았으면 오늘은 피곤하니 다음에 만나자고 했겠지만, 재환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지훈의 목소리에서 미세한 떨림을 느낄 수 있었고, 이내 재환은 지훈이 자신에게 하고 싶은, 아니 해야 할 얘기가 어쩌면 본인의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안 그래도 갑작스럽게 당한 실연과 원치 않았던 순간에 생겨버린 동거녀, 요즘 들어 더 잦아진 응급 환자들에 정신없다 못해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는데, 또 신경 써야 할 일이 늘어날 것 같다는 불안한 예감에 벌써부터 재환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슬아)
그날 저녁 가정부 아주머니도 퇴근하시고, 재환도 없는 집에 혼자 남은 슬아는, 왠지 모르게 우울해졌다.
아마 이 큰 집에 혼자 있다는 생각이 슬아의 마음속에 외로움을 형성한 거겠지.
"백수새끼한테 전화라도 해볼까.."
슬아가 말하는 이 백수새끼는 친오빠인 강다니엘이었다.
연년생인 다니엘과 슬아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싸우지 않은 적이 없었다.
눈만 마주쳐도 꼴 보기 싫었던 다니엘이지만, 이놈의 외로움이 뭔지 그런 친오빠도 보고 싶어졌다.
뚜르르ㅡㅡ
$"여보세요?"
$"야"
$"누구세요?"
$"네 동생이다 이 시x새끼야 너 또 내 번호 저장 안 해놓았지"
$"아;; 너냐? 왜 전화함 바쁜 사람 시간 뺏지 말고 얼른 할 말만 하삼"
$"지랄 백수새끼가 바쁘긴 무슨"
$"뭐래 이래 봬도 나 회사원이거든"
$"아 예"
$"그래서 용건이 뭔데"
$"술 마시자"
$"뭐?ㅋㅋ"
$"나 지금 외로워서 미치겠어 술 한 잔만 사줘 오빠"
$"에휴 이럴 때만 오빠지;; 그래 알았다. 우리 집 앞 편의점으로 나와"
원스타의 티엠아이: 원스타는 오늘부터 원고를 폰이나 테블릿이 아닌 컴퓨터로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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