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rò la tua giornata

Episodio 4. Il motivo per cui ti piacevo

밤이 늦었다.

카페 알바가 끝난 뒤, 명재현은 여주의 방으로 돌아왔다.

작은 원룸이었다.

 

현관에서 방까지 몇 걸음이면 끝나는 공간.

불을 켜자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벽에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보이넥스트도어.

그리고 그 가운데,

자신의 얼굴.

 

재현은 잠깐 그 포스터를 바라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이거 좀 부끄럽네.”

 

침대에 앉았다.

몸이 무거웠다.

오늘 하루 동안

수업, 이동, 알바.

숨 돌릴 틈이 거의 없었다.

‘이렇게 매일 살고 있었구나.’

 

그때 책상 위에 놓인 노트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작은 공책이었다.

 

재현은 잠깐 망설이다가 펼쳤다.

첫 페이지에는 짧게 적혀 있었다.

“일기.”

 

재현은 잠깐 멈췄다.

남의 일기를 보는 건 예의가 아니었다.

하지만 손이 이미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몇 장을 넘기자, 글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도 힘들었다.

알바 끝나고 집 오니까 새벽 두 시.”

재현의 시선이 천천히 글을 따라갔다.

 

 

“그래도 오늘 재현이 영상 올라왔다. 그거 보고 웃었다.”

손이 멈췄다.

조금 더 넘겼다.

 

“요즘 너무 지친다. 취업도 걱정되고.”

“….”

“그래도 콘서트는 꼭 간다.”

 

다음 문장.

재현은 한참 그 글을 바라봤다.

“재현이 무대 보면 나도 조금 버틸 수 있다.”

재현의 손이 공책 위에서 멈췄다.

숨이 아주 조금 느려졌다.

 

그는 한동안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다.

그저 그 문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조금 버틸 수 있다.”

 

그 순간.

낮에 카페에서 봤던 포스트잇이 떠올랐다.

“오늘도 버티자.” 같은 사람이 쓴 글이었다.

 

재현은 천천히 노트를 덮었다.

그리고 벽에 붙은 포스터를 바라봤다.

자신이 웃고 있는 사진.

‘…몰랐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여주였다.

 

재현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명재현) “연습 끝났어요?”

잠깐 숨을 고르는 소리가 들렸다.

(여주) “…방금 끝났어요.”

목소리가 많이 지쳐 있었다.

 

(명재현) “오늘도 힘들었죠.”

(여주) “오늘은 진짜 죽을 것 같아요.”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여주) “연습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재현은 조용히 듣고 있었다.

 

잠깐 뒤, 여주가 물었다.

(여주) “재현 씨는요?”

“….”

(여주) “오늘 어땠어요?”

 

재현은 잠깐 방을 둘러봤다.

작은 책상.

낡은 의자.

벽에 붙은 포스터.

 

그리고.

책상 위에 놓인 일기장.

(명재현) “…알 것 같아요.”

(여주) “뭐가요?”

 

 

잠깐 숨을 고른 뒤.

(명재현) “왜 나 좋아하는지.”

전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

 

(여주) “…일기 보셨어요?”

재현은 작게 웃었다.

(명재현) “조금요.”

 

잠깐의 침묵.

여주의 목소리가 아주 작게 들렸다.

(여주) “…부끄럽네요.”

(명재현) “아니요.”

 

재현은 벽에 붙은 포스터를 다시 바라봤다.

그리고 말했다.

(명재현) “고마워요.”

 

전화기 너머에서 숨이 멈춘 것 같았다.

(여주) “…네?”

(명재현) “오늘 하루 살아보니까.”

“….”

“왜 콘서트 오는지 알겠어요.”

 

여주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재현이 계속 말했다.

(명재현) “버티려고 오는 거죠.”

 

조용한 밤.

전화기 너머에서 작은 숨소리만 들렸다.

(여주) “…맞아요.”

 

 

잠깐 뒤.

여주가 말했다.

(여주) “근데요.”

“….”

(여주) “저도 알 것 같아요.”

 

재현은 눈을 깜빡였다.

(명재현) “뭐를요?”

잠깐 웃는 소리가 들렸다.

(여주) “왜 그렇게까지 연습하는지.”

재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주) “무대에서.”

“….”

“팬들 얼굴 보이니까요.”

재현의 숨이 아주 잠깐 멈췄다.

전화기 너머에서 여주가 말했다.

(여주) “오늘 연습하면서 생각했어요.”

“….”

“아, 이 사람.”

잠깐 웃었다.

(여주) “진짜 버티면서 살았구나.”

 

방 안이 조용해졌다.

재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조금 웃었다.

 


 

그날 밤.

재현은 여주의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나도.’

조용히 중얼거렸다.

“…버티고 있었네.”

그리고 처음으로.

이 몸의 주인을 조금 이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