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ò questa vita con te

Episodio 4. Non potevo guardarti scomparire.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릅니다.”

정국의 말이 끝나자 공원 안의 공기가 갑자기 무거워진 것처럼 느껴졌다.

 


윤서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회귀, 반복된 시간, 그리고 자신의 죽음. 그 모든 것보다도, 한 가지 말이 계속 마음을 붙잡고 있었다.

 

제가 되돌렸으니까요.

윤서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왜 마지막이에요.”

 

정국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손목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검은 선.

윤서의 것보다 훨씬 짙게 물든 문양이었다. 마치 오래된 상처처럼 피부에 깊게 남아 있었다.

 

“시간을 되돌리는 건.”

정국이 낮게 말했다.

“공짜가 아닙니다.”

 

윤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정국이 말을 이어갔다.

“처음에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그냥 눈을 뜨면 같은 날이 반복됐으니까요.”

 

그는 잠깐 웃었다.

“그래서 계속 돌렸습니다.”

 

윤서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몇 번이요.”

 

정국은 잠시 생각하는 듯했다.

“처음에는 기억했습니다.”

그의 시선이 멀리 공원 길로 향했다.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그리고 잠깐 멈췄다.

“…그 다음부터는.”

정국이 조용히 말했다.

“몇 번째인지 기억이 잘 안 납니다.”

윤서의 심장이 천천히 내려앉았다.

“시간을 돌릴 때마다.”

정국이 자신의 손목을 내려다봤다.

“이 문양이 짙어집니다.”

 

윤서는 자신의 손목을 바라봤다. 검은 선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게 대가예요?”

정국이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에는 기억이 조금씩 사라졌습니다.”

“…”

“그 다음에는 감각이 둔해졌습니다.”

정국은 손을 천천히 쥐었다 폈다.

“요즘은 통증도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윤서는 숨이 막힌 것처럼 그를 바라봤다.

 

“…그럼.”

목소리가 떨렸다.

“더 돌리면 어떻게 되는데요.”

정국은 잠시 윤서를 바라봤다.

그리고 아주 담담하게 말했다.

“사라집니다.”

 

윤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완전히.”

정국의 말은 짧았지만, 의미는 무겁게 내려앉았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윤서가 고개를 숙였다.

“그럼… 나 때문에 계속.”

정국이 조용히 말을 끊었다.

“그건 아닙니다.”

윤서가 고개를 들었다.

 

정국은 피곤한 얼굴로 작게 웃었다.

“제가 선택한 겁니다.”

윤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왜요.”

정국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공원 가로등 불빛이 그의 얼굴 위로 조용히 내려앉았다.

 

그리고 그가 말했다.

“처음에는 이유가 없었습니다.”

“…”

“그냥… 눈앞에서 사람이 죽었으니까요.”

 

윤서는 숨을 삼켰다.

“그런데.”

정국의 시선이 윤서를 향했다.

“두 번째 반복이 시작됐을 때.”

 

잠시 멈춘 뒤 말했다.

“당신이 웃고 있더군요.”

윤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회사에서.”

정국이 말했다.

“평범하게 커피 마시면서.”

그는 잠깐 고개를 숙였다.

“…그걸 보고 생각했습니다.”

윤서는 조용히 물었다.

“…뭐를요.”

정국이 대답했다.

“이 사람은.”

그리고 아주 작게 덧붙였다.

“…죽으면 안 되겠다고.”

 

윤서의 심장이 크게 흔들렸다.

그 말이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더 크게 들렸다.

 

윤서는 시선을 피했다.

손목이 뜨겁게 느껴졌다.

“그렇게 계속… 돌린 거예요?”

정국이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에는 한 번이면 바뀔 줄 알았습니다.”

그는 짧게 웃었다.

“운명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더군요.”

 

윤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잠시 후, 아주 작게 말했다.

“…미안해요.”

정국의 눈이 조금 흔들렸다.

“왜요.”

“나 때문에.”

윤서는 고개를 숙였다.

“당신이 계속—”

 

정국이 갑자기 말했다.

“윤서 씨.”

윤서는 멈췄다.

정국이 천천히 말했다.

“미안해할 필요 없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분명했다.

“제가 선택한 겁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정국이 덧붙였다.

“…매번.”

 

윤서는 그 말을 듣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순간이었다.

손목이 갑자기 뜨겁게 타올랐다.

 

윤서는 놀라 소매를 걷었다.

검은 문양이 강하게 빛나고 있었다.

정국의 손목도 동시에 반응했다.

두 개의 문양이 서로 끌어당기듯 떨렸다.

 

정국의 표정이 굳었다.

“…이건 처음인데.”

윤서가 물었다.

“왜 이래요.”

 

정국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천천히 하늘로 올라갔다.

윤서도 따라 올려다봤다.

그리고 그 순간.

하늘이 갈라졌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분명히 보였다.

어두운 균열.

마치 누군가 하늘을 찢어 놓은 것처럼.

정국의 목소리가 낮게 떨어졌다.

“…시간이.”

잠시 멈춘 뒤.

“…우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윤서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게 무슨—”

정국이 조용히 말했다.

“원래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아직 나타날 때가 아닙니다.”

그 순간.

윤서의 손목 문양이 갑자기 강하게 빛났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윤서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낮은 목소리였다.

“시간의 빚.”

잠깐의 침묵.

“…곧 회수한다.”

윤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정국이 물었다.

“무슨 일이죠?”

윤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그리고 겨우 말을 꺼냈다.

“…누가 말했어요.”

 

 

정국의 표정이 천천히 굳어졌다.

하늘 위 균열이 조금 더 벌어졌다.

그리고 그 안에서.

무언가가.

윤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