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ore può essere curato?

51 | Fidanz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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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ㅣ여자친구








“… 박지민.”

박지민. 고등학생 시절 나에게 관심을 보였던 남자 아이였다. 그때는 내가 공부에만 미쳐 이성에는 관심이 없었고, 암암리에 내가 박지민을 찬 것으로 상황은 일단락되었다.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꽤나 반가웠다. 하지만 다시 찾아갈 사이는 아니었기에 처치를 한 후 환자를 보기 위해 중환자실로 향했다.

중환자실로 향하는 길, 중환자실 앞에 배치된 의자에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다.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박지민이라는 걸. 박지민은 고개와 허리를 푹 숙인 채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쥐고 있었다. 나는 주머니에 손을 끼운 채 박지민에게 다가가 말했다.

“그러다가 허리 안 좋아진다?”

박지민은 나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그의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좋지 않은 소식을 들은 모양이었다. 중환자실 앞이면, 아마 저 안에 자신의 환자가 있다는 뜻이겠지.

“… 나 기억해?”

“응, 기억났어.”

“안에 누가 있길래… 안 좋은 소식 받은 거야?”

지민은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나는 지민의 옆에 앉았고, 지민은 그런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그런 지민에게 해사한 웃음을 지어주었다. 조금이라도 안심하라는 뜻이었다.

“여자친구가 심장이 안 좋아서… 말이야.”

“성함이?”

“한제희.”

한제희, 며칠 후 심장 이식 수술이 잡혀 있는 꽤나 오래된 환자였다. 물론 나 또한 누워 있을 때 들어온 환자지만, 지금 상태가 악화된 모양이었다. 나는 지민에게 잠시만 기다리라고 한 뒤 그 환자를 직접 보러 갔다.

한제희라고 써진 침대에는 아름다운 여성이 누워 있었다. 아름답지만 수척하고 피폐해 보였다. 지민과 꽤나 잘 어울렸다. 나는 환자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남자친구분이 박지민… 맞으시죠?”

“어, 네… 어떻게 아세요?”

“박지민 친구예요, 고등학교 동창.”

“아… 반가워요, 제가 건강할 때 인사 드려야 했는데…”

“괜찮아요, 저도 며칠 전까지는 환자 신세였어요.”

“지금은 괜찮으세요? 어디 불편하거나 그런 건 없으시죠?”

“네, 방금 지민이도 봐서 좋아요.”

“곧 수술 들어가고 일반 병실로 옮기실 텐데, 안 무서우세요?”

“괜찮아요, 빨리 낫기만 한다면… 뭐든 하고 싶어요.”

그녀는 살고 싶다는 의지가 대단해 보였다. 몸은 많이 허약했지만 좋아질 거라 믿었다. 나는 교수 님 칭찬을 하며 괜찮을 거라 말했다. 그러다 밖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지민이 생각 나 인사를 한 뒤 중환자실을 나왔다.

“상태 괜찮으신 것 같아, 근데 언제 사귄 거야?”

“1년 쯤 됐어, 곧 400일이고.”

“오래 됐네, 이제 어엿한 어른이 됐다는 게 실감 난다.”

우리가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중환자실이 소란스러워졌다. 내가 뒤를 돌았을 때는 한 환자가 어레스트가 온 듯 했다. 지민 또한 중환자실을 보았고, 어레스트가 온 환자는 다름 아닌 지민의 여자친구였다.

*어레스트: 심정지

“제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