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석 단편 모음
아침 식사의 대참사

정화랑
2026.08.24Visualizzazioni 4
나는 뷔페 줄을 따라 엉금엉금 움직이며 한 손으로는 아침 식사가 담긴 접시의 중심을 간신히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음료 코너에서 시원한 주스 한 잔을 집으려고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손을 뻗는다.
"그 접시 옮기는 거 좀 도와줄까?" 낮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맑은 목소리가 내 어깨 바로 뒤에서 울려 퍼진다.
나는 깜짝 놀라 높은 비명을 질렀고, 손의 힘이 완전히 풀려버린다. 무거운 도자기 접시가 내 손에서 튕겨 나가며 둔탁한 소리와 함께 내 운동화 앞코를 때린 뒤, 타일 바닥 위로 격렬하게 추락한다. 달걀 요리와 토스트가 반짝이는 대리석 바닥 위로 사방으로 흩어지며 순식간에 난장판이 된다.
크고 날카로운 파편 소리가 조용한 식당 전체에 곧바로 울려 퍼진다. 동시에 차가운 공포의 파도가 내 가슴을 강타한다. 식당에 있던 모든 투숙객이 고개를 돌려 이 소동을 바라보고, 저 멀리서 호텔 직원들의 집단적인 짜증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하다. 내 얼굴은 터질 것처럼 강렬한 진홍빛으로 타오른다. 하지만 내가 고개를 들어 나를 놀라게 한 장본인이 정확히 누구인지 확인한 순간, 내 패닉은 정점을 찍는다. 지석이다.
그는 편안한 베이지색 후드티를 입고 바로 그곳에 서 있다. 아름답고 차분한 얼굴로 바닥의 난장판을 완전히 놀란 눈으로 내려다보던 그가, 이내 다정한 눈빛으로 깊은 걱정을 담아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어떡해, 정말 미안해!" 나는 숨이 턱 끝까지 찬 채 정신없이 말을 더듬으며, 깨진 도자기 파편을 주우려 앞뒤 가리지 않고 바닥으로 몸을 숙이기 시작한다. "진짜 미안해, 있는 줄 몰랐어, 내가 치울게—"
"얘야, 여기 봐봐. 괜찮아. 유리 만지지 마." 지석이 내 말을 부드럽게 끊는다. 그가 내 영역 안으로 빠르게 걸어 들어오더니, 커다란 따뜻한 손으로 내 어깨를 지그시 붙잡아 손가락이 긁히지 않도록 막아선다. 주위의 시선은 완전히 무시한 채, 그의 이목구비 사이로 깊은 배려와 안심시키는 미소가 번진다. "사과는 내가 해야지. 그렇게까지 놀라게 할 의도는 아니었어."
그는 완벽하게 우아하고 품격 있게 상황을 수습한다. 근처에 있던 직원의 시선을 붙잡아 정중하고 미안함이 담긴 목소리로 목례를 건넨 뒤, 내 팔을 부드러운 손길로 이끌어 음식물이 쏟아진 곳에서 멀어지게 한다. 그리고 탁 트인 구조 덕분에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햇살이 잘 드는 조용한 구석 자리 테이블로 나를 안내한다.
"여기 잠깐 앉아 있어." 그가 나를 진정시키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달콤한 어조로 중얼거린다. "금방 올게."
나는 푹신한 의자에 얼어붙은 채 앉아, 뺨의 열기가 서서히 식어가는 동안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몇 분 뒤, 지석이가 내 맞은편 부스 안으로 다시 미끄러지듯 들어온다. 쏟아지는 아침 햇살이 그를 정면으로 비추며 그의 이목구비를 환하게 밝힌다. 그는 예쁘게 새로 담아낸 완벽한 접시를 내 바로 앞에 놓아주고, 내가 아까 잡으려 했던 바로 그 주스 한 잔도 함께 곁들여 준다.
나는 음식을 바라보다가, 문득 내 엉망진창인 옷차림이 극도로 신경 쓰여 수줍게 그를 올려다본다. "네가 나 이런 모습인 걸 보다니 말도 안 돼." 오버사이즈 티셔츠의 깃을 초조하게 만지작거리며 속삭인다. "나 심지어 화장도 안 했단 말이야."
지석이가 낮고 부드러운 웃음을 터뜨리더니, 테이블에 팔꿈치를 기댄 채 어두운 눈동자로 완벽하고 확고한 진심을 담아 내 얼굴을 살핀다. 황금빛 아침 햇살 덕분에 그의 시선에 담긴 강렬한 온기를 쉽게 알아챌 수 있다. "화장 안 해도 예뻐." 그가 덤덤하게 말하자, 세차게 뛰던 내 맥박을 마침내 진정시키는 진심 어린 맑은 목소리가 와닿는다.
"너도 마찬가지잖아, 지석아." 마침내 부끄러움을 뚫고 자그맣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반박한다. "하지만 너는 무대 위에서 항상 화장하잖아."
"그건 다르지." 그의 차분한 눈꼬리가 잘게 접히며 그의 뺨 위로 화사하고 예쁜 보조개가 아름답게 모습을 드러내며 그가 장난스럽게 받아친다. 햇살이 그의 갈색 머리카락을 붙잡는 동안, 그가 테이블 너머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몸을 숙인다. "무대 조명은 너무 세잖아. 호텔 조식이 비추는 조명이 훨씬 다정해. 널 더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해주니까."
남아있던 패닉이 완전히 증발하고, 우리만의 비밀스러운 비눗방울 속에서 조용히 함께 아침을 먹으며 가볍고 싱그러운 분위기가 자리 잡는다. 그는 오늘 아침의 험난한 시작 따위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듯 내 여행에 관해 묻고, 그의 다정한 존재감은 부끄러운 실수를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바꿔놓는다.
식당이 한산해지기 시작하자, 우리 사이의 친밀감이 한층 더 편안하게 퍼져나간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어두운 머리 위로 후드티를 뒤집어쓴다. 손을 뻗어 내 손등을 짧게 어루만지는 그의 눈동자에 다정하고 장난기 어린 불꽃이 스친다. 내 피부에 와닿는 그의 손가락은 따스하고 든든하다. 그가 내게 작고 격려가 가득 담긴 손인사를 건넨다.
"저녁 되기 전에 꼭 좀 쉬어둬." 지석이 부드럽게 미소 짓는다. 그의 맑은 목소리가 조용한 테이블 너머로 아름답게 울려 퍼지며, 우리만의 달콤한 약속으로 떨어진다. "오늘 밤 콘서트에서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