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eora, esprimi un deside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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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 이야기




고깃 씀.









“야, 정국아. 너 좋아하는 사람 생겼지.”




정국은 당황해 하며 저도 모르게 들고 있던 물컵을 엎어버린다. 그 탓에 식탁과 바닥은 흥건해지고 만다.




“아, 죄, 죄송해요.”




많이도 당황했는지 정국은 말을 더듬거리며 흔들리는 눈빛으로 닦을 만한 게 없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지민은 당황해 하는 정국을 놀릴 생각에 신나서 미소를 머금으며 화장실에 있던 수건을 가져온다. 지민은 엎질러진 물을 닦으면서도 당황해 하며 귀가 붉어진 정국을 응시한다. 짜식… 좋아하는 사람 생겼구나. 지민은 정국 몰래 혼자 중얼거리며 픽 웃는다.




“그래서 누구야?”




지민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정국에게 가까이 다가가 묻는다. 정국은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돌린다. 그러자 멍이 든 볼과 터진 입술이 지민의 바로 눈앞에서 선명하게 보인다. 방금 전까지는 잘 보이지 않았던 상처가 눈에 보이자 지민의 장난기 가득한 얼굴이 차갑게 식는다.




“야, 너 설마 형한테 또 맞았냐?”




정국은 황급히 한 손으로 볼을 덮는다. 이미 늦었지만 반사적으로 상처를 가려 본다. 지민이 걱정할까 봐 한 행동이었으나 오히려 지민의 걱정을 부풀리기만 한다. 어머니와 똑같이 말이다. 차갑게 식었던 지민의 얼굴은 슬슬 풀리며 이내 걱정스런 얼굴로 변한다.




“…치료는 했고?”




형한테 또 맞았냐며 되묻지는 않는다. 확신에 차있었기 때문도 있었지만 혹여 아픈 기억을 또 다시 상기시키진 않을까 걱정이 돼서, 그 때문이기도 했다.




“했죠.”




정국은 멈춰 있는 지민의 손에서 수건을 건네받는다. 그리곤 덜 닦인 물을 닦는다. 지민은 왠지 모르게 눈물을 참는 것처럼 보이는 정국을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 어떻게 위로를 해 줘야 할지, 위로를 해 주는 게 맞는 건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그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어느새 정국은 물을 다 닦았다. 그리곤 지민에게 마저 먹으라 말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장난기 가득했던 분위기가 어느새 어색해지고 무거워졌다. 마치 주변 공기들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듯한 느낌. 지민은 괜히 언급했나 후회하며 밥을 마저 먹는다.




-




침묵만이 맴돌았던 식사 시간이 끝나고, 지민이 정국과 먹기 위해 가져온 과일을 세팅했다.




“사과, 우리 엄마가 직접 재배하신 거야. 먹어 봐. 맛있어.”




지민이 무거운 침묵을 깨고서 말한다. 그러자 정국은 어색하게 웃으며 예쁘게 썰린 사과 하나를 먹는다. 먹자마자 풍기는 사과의 상큼하고도 달달한 향에 정국은 미소를 머금는다.




“와, 진짜 맛있네요.”




“그치.”




둘 사이에서 흐르던 어색하고도 무거운 기류는 금방 깨졌다. 둘의 사이가 워낙 좋아서일까, 무거운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데에는 힘듦이 별로 없었다.




지민은 사과를 먹다 말고 한 곳을 응시한다. 바로 창문 옆에 걸려 있는 액자 말이다. 이 집에 이사올 때부터 아니, 본가에서부터 걸려있던 액자다. 지민은 예전부터 정국의 집에 자주 놀러왔었기에 저 액자가 너무나도 익숙해서 시선이 가지 않았지만 오늘따라 유독 시선이 간다.




“유성 좋아하나 봐.”




“네?”




정국은 당황해 한다. 형이 유성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정국의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진다. 형에게 맞았다는 걸 어머니와 지민에게 들켰다는 것만 생각해도 복잡해서 죽을 것 같은데, 지민이 유성에 대해 말을 꺼내니 머리가 터질 듯이 복잡해졌다. 정국은 머리가 지끈거려 눈을 한 번 길게 감았다가 뜬다.




“그, 그게 무슨 말이에요…? 유성이라뇨…”




지민은 창가 쪽 벽에 걸려있는 액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저거, 액자에 있는 그림. 유성이잖아. 별똥별.”




정국은 안심하며 숨을 얕게 내쉰다.




“유성이라고 하는 사람은 거의 처음 봤어요. 사람들은 거의 별똥별이라고 부르니깐… 저도 그렇구요.”




“뭔가 유성이라는 말이 어감이 더 예쁘잖아. 별똥별은 귀엽고. 아무튼 저 액자, 본가에서부터 봤던 것 같은데 많이 좋아하나 봐.”




정국은 지민의 손가락 끝을 따라서 시선을 옮긴다. 그리곤 유성이 그려진 액자에 도달한 시선을 고정시키고 대답한다.




“좋아하죠, 유성…”




“특별한 이유라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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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소원을 이뤄 줘서 좋아했는데, 지금은… 그냥 좋더라구요. 나와 다른 게 좋고, 소름 돋지만 편안한 목소리를 가져서 좋고, 나를 품어 줘서 좋고, 나에게 따뜻한 온기를 나눠줘서 좋고, 그냥 좋아요.”




지민은 정국의 말을 이해하지 못 한다. 그저 운석일 뿐인 유성에게 목소리가 있고 온기가 있단 것을 이해할 수가 있겠는가. 보통의 사람들은 유성을 운석의 형체로 밖에 보지 못 한다. 오직 정국만이 그녀를 사람의 형체로 볼 수 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오직 정국만이 유성에게 감정을 가르쳐 줄 수 있고 서로를 위로해 줄 수 있다. 오직 정국만이…




그러니 그 누구도 정국의 숭고한 사랑을 이해하지 못 하리라.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