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zzo per pezzo

Shining stars 7화

 “아, 허리 아파.”

 편의점 청소하느라 허리를 계속 구부리고 있었어서 그런지 허리가 많이 아팠다. 이럴 때마다 동현이 형이 내 허리 주물러 줬는데. 아니,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내 친구 때린 악마 같은 놈 그리워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야. 정신 차리자, 박우진. 딸랑- 내가 정신 차리자면서 내 양볼을 ‘챱챱’소리가 나도록 때리는데 손님이 들어오셨다. 이거 좀 창피한걸. 날 뭐라고 생각하겠어. 나 진짜 왜 이러냐.

 “우진아, 이건 얼마야?”

 날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더니 내 눈앞에는 동현이 형이 서있었다. 얼마냐고 물어보는 건 다름 아닌 막대사탕이었다. 왜 막대사탕을 여기까지 와서 사 먹는데. 나는 최대한 까칠하게 대답했다.

 “100원.”

 “그럼 이건 얼마야?”

 그다음으로 묻는 건 작은 젤리였다. 뭐 하자는 거야, 이럴 거면 나가지.

 “400원.”

 “그러면 니 눈은 얼만데?”

 “형, 나 일하는데 방해할 거면 좀 꺼져. 내 눈을 내가 미쳤다고 팔겠어?”

 “그래, 너 한눈팔지 말아라.”

 “그냥 꺼져. 진상이야, 진짜.”

 “곧 끝나지? 기다릴게.”

 “꺼지라고. 너 같은 쓰레기랑은 같이 있기 싫거든?”

 “싫어, 나는 우진이 옆에 있을 거야.”

 “하아… 진짜.”

 동현이 형이 갑자기 왜 이러지 싶었다. 나랑 싸우기도 했고 대휘 때리기도 해놓고 기억을 잃은 것이 아니라면 이러면 안 되잖아.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긴 한 걸까? 진짜 이해가 안 됐다. 점점 끝날 시간이 다가오는데 동현이 형은 나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 진짜. 끝나면 도망치듯이 뛰어가야겠다. 내가 달리기 더 빠르니까 따돌릴 수 있겠지? 결국 끝날 때까지 동현이 형은 안 나가고 앉아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생각했던 것처럼 뛰어서 편의점을 빠져 나가려고 했는데 동현이 형이 이렇게 빨랐나, 잡혔다.

 “아, 아파! 나한테 왜 이러는데!”

 “내가 기다린다고 했잖아. 왜 도망가려고 해?”

 “형 싫다고. 형 같은 건 사람도 아니야! 대휘 그렇게 때려놓고 어떻게 이리 당당하게 굴어?”

 “푸흐- 너 진짜 귀엽다, 우진아. 니가 이렇게 말하면 내가 ‘미안…’하면서 너 놔줄 거라 생각해? 아니, 절대 아니야. 넌 내 거야, 내 소유물이라고.”

 “… 뭐?”

 “왜, 맞잖아. 넌 내가 하라는 대로 움직이고, 내가 입으라는 거 입고, 내가 먹으라는 거 먹어야 돼. 넌 내 거니까. 원래 너한테 선택권 없는 거 알지 않았어?”

 “… 허, 진짜 형 왜 그래? 왜 이렇게 망가진 거야, 사람이. 형한테 정이란 정 다 떨어졌어. 다신 보지 말자, 이거 좀 ㄴ…”

 “누구 마음대로? 왜 니 마음대로 하려고 해? 넌 내 소유물이라니까?!”

 “좀 작작해! 형은 진짜 미친놈이야, 악마 새끼가 형보다는 낫겠어!”

 “푸흐- 그래? 그럼 악마랑 뒹굴든가. 어?”

 “ㅁ, 뭐?”

 “봐, 넌 내가 더 좋은 거야. 그치?”

 동현이 형은 미친 듯이 웃어댔다. 무서웠다. 죽어버릴 것 같았다. 내가 그동안 알던 동현이 형 같지 않았다. 힘도 너무 셌다. 내가 더 셌다면 당장 밀치고 도망갈 텐데, 동현이 형이 힘이 엄청 세기도 했지만 너무 무서워서 몸이 안 움직였다. 눈물이 나왔다. 난 예전의 동현이 형이 좋은데, 지금 동현이 형은 너무 싫은데.

 “우진아, 우리 예전처럼 다시 잘해보자. 응? 우리 우진이는 형이 하자는 대로 할 거지?”

 동현이 형 얼굴만 봐도 많이 화가 난 상태였다. 내 얼굴에 동현이 형 얼굴을 더 가까이 붙이는데 몸도 안 움직이고 입도 움직이질 않았다. 입에서 ‘ㅇ, 아, 아…’라는 소리가 미세하게 나오는 게 전부였다.

 “우진이 무서워? 내가 왜 무서워, 나는 우진이 예뻐하는 거뿐인데. 그치?”

 “ㅅ, 사, 사…”

 살려줘, 제발. 뭐서워, 대휘야. 대휘야, 나 좀 도와줘… 제발, 빨리 와서 도와줘… 띠리링- 그 순간 전화가 왔다. 대휘였다. 동현이 형은 내 핸드폰을 빼앗아서 대휘한테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고 했다. 눈물이 너무 많이 났다. 동현이 형 진짜 싫어, 최악이야. 동현이 형이 대휘한테 그냥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고 되풀이 할 때 나는 동현이 형을 밀고 도망치려고 했다. 근데 동현이 형이 내가 한 발자국 움직이자 잡아서 벽으로 세게 밀었다. ‘쾅!’소리가 나도록 세게 밀었다.

 “하… 우리 우진이가 형 화나게 하지?”

 이 말을 끝으로 동현이 형은 내 입에 동현이 형의 입을 맞추었다. 나는 바로 밀쳤지만 동현이 형은 그럴수록 내 목을 꽉 잡았다.

 “우진아, 사랑해. 너도 형 사랑하지?”

 ‘사랑’이라는 단어가 이렇게도 무서웠나. 나는 동현이 형이 이러니까 사랑할 수가 없는 걸 어떡해. 진짜 정신 차려야 하는 건 내가 아닌 동현이 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