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297








더운 열기 속에서 잠에 들었다. 검은 화면 속에서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였다. 긴 머리의 여자와 그 여자보다 키가 더 큰 남자. 익숙한 향수. 일단 빨리 그들에게 달려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무작정 달렸지만 닿을 수 없었다.
"엄마! 아빠!"
그 순간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들을 불렀다. 그들은 걸음을 멈췄다. 하지만 나를 돌아보지는 않았다.
"가지마세요. 조금만 더 같이 있어주세요."
"..."
애원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멈춰 있던 걸음마저 다시 움직였고 그들이 떠난 자리에는 눈물 자국만이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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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운 감정에 반사적으로 눈을 떴다. 선선한 바람이 얼굴에 닿았다.
"우리 몰랑이 잘잤어?"
"또 꿈을 꿨어."
"무슨 꿈을 꿨어?"
지민이 오빠는 내 곁에 앉아 부채로 바람을 불어주고 있었다.
"음, 그게 잘 모르겠어. 기억이 안나."
"또 기억이 안나?"
"응. 근데 자꾸만 잠들고 싶어."
"몰랑아. 안 돼."
지민오빠는 내 손을 꼭 잡았다. 나를 마주보는 눈이 나에게 뭔가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정확한 뜻을 알 수는 없었다.
"오빠들은 너 없으면 못 사는 거 알지?"
"응."
"그냥 잠만 자는 건데도 네가 돌아오지 않을까봐 무서웠어."
나는 몰랑이가 없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으니까. 지민오빠는 내 손을 꼭 붙잡은 채 금방이라도 울것 같은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어디 안 가. 잠자는 건데 뭘."
"그래도 자꾸 잠 자고 싶다며."
"꿈에서 누가 나와도 나는 오빠들이랑 여기서 살 거야."
"정말이야?"
"그럼 당연하지."
"그럼 약속으로 볼 부비부비 해도 돼?"
"더운데. 해야 돼?"
나는 지민오빠의 간절한 눈길을 외면하지 못하고 부비부비를 허락했고 지민오빠는 모찌한 볼로 내 볼을 마구 비비적 댔다.
"역시 나는 몰랑이 없이 못 살아."
여름을 편하게 나기 어려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