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하남의 직진
07
"좋아해."
"싫다니까요."
"좋아한다니까?"
"전 싫어요."

"왜...?"
"내가 얼빠긴 하지만 능력도 보거든요? 백수 싫어해요."
"나 백수 아니라니까?"
"그럼 왜 이 시간에 나한테 전화해요?"
"보고싶으니까."
"이 아저씨 완전 노빠꾸네."
점심시간에 토끼 아저씨가 또 영통을 걸었다. 이걸 안 받으면 퇴근 전까지 얼마나 많은 연락을 해댈 걸 알기에 부장님과의 점심 약속도 미루고(....) 영상통화를 받았다. 다짜고짜 좋아한다고 얘기하는 아저씨. 질리지도 않나, 어차피 난 받아줄 마음이 없는데. 싫다고 해도 노빠꾸 직진이라 뭐 희망고문도 아니고...
"나 원래 받으면 받았지, 내가 한 적은 없어."
"..자랑하려는 거에요?"
"내가 먼저 들이댈 만큼 너가 좋다고."
"안 설레요."
"어째서지? 내 얼굴 정도면 설레고도 남을텐데."
"..ㅎ 끊어요, 곧 부장님 올 시간이에요."
"...그렇게 좋아?"
"네, 그러니까 나 좋아하지 말아요."
"싫어, 좋아하는 건 내 맘이잖아."
"너한테 좋아해달라곤 안 할게."
"대신.. 내일 만나자."
"좋은 소식 있어."
"뭐... 그래요, 끊어요."
그새 철이 들었나. 언제는 나보고 좋아해달라고 했으면서... 도대체 무슨 좋은 일이 있길래 만나자고 하는지... 내 휴일을 반납하고 싶진 않지만 안 만나주면 너무한 거 같기도 하고. 아니, 좀 희망고문인가...? 그래도 만나는 건 나도 좋았다. 이성으로써가 아니라 그냥 왠지 모르게 아저씨랑 있으면 편안해지는 느낌? 부장님은 얼굴만 봐도 심장이 남아나질 않아서 볼 수가 없어...

"너무해."
"나랑 밥도 안 먹어주고, 누구랑 전화하는 거야?"
"..ㅎㅎ 부장님, 빨리 오셨네요..?"
"너가 없으니까 밥이 안 넘어가."
"이렇게 말라선 왜 굶어."
"부장님 눈에만 그런 건데..."
오자마자 내 걱정하는 우리 부장님..😍 부장님과의 점심약속을 버리고 토끼 아저씨한테 연락한게 되게 후회스러웠지만, 이렇게 시무룩하고 내 걱정하는 부장님을 볼 수 있어 만족스러운 점심시간이었다. 부장님 눈에 콩깍지가 씌었는지 통통을 넘어서 뚱뚱인 나를 말랐다고 하는데.. 우리 부장님 여자 다루는 솜씨가 장난 아니야(ؑ⸍⸍ᵕؑ̇⸍⸍)◞✧ (작가로서 한 마디하자면 여주 159.6cm에 47kg....)
"안되겠다, 내일 나와. 밥 사줄게."
"엇.. 저 내일 약속있는데..."
"...점심약속도 취소하고.. 내일 중요한 약속인 거야?"
"그렇다고... 볼 수 있죠..?"
"그래.. 어쩔 수 없지."
"밥 챙겨먹고, 따뜻하게 입고 다녀."
"네네!"
토끼 아저씨 때문에 우리 부장님과 한 걸음 멀어지는 중..😭


"여기야, 여기!!"
"하... 아저씨 때문에 주말에 이게 뭐야.."
"좋지? 주말에도 나 보고."
"죽을래요?"
"싫은데요~"
"..말을 말자. 그래서 좋은 소식이 뭔데요?"
"...나 내일... 출근한다..!"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지고 목소리를 깔길래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고작 한다는 말이 일을 한다는 말. 내 주말..🥹 저런 말 들으려고 내 휴일을 반납했다니.... 아니지, 백수한텐 정말 좋은 소식이니까 축하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 정말 백수 맞았잖아..? 와, 나 저 아저씨한테 속은 거야..?
"그럼 여태까지 백수 맞았잖아요..?"
"나 백수 아니라니까."
"이제 출근하는 거면 그동안 백수였던 거죠!!"
"허어.. 꼬맹이 너는 몰라도 돼."
"와.. 난 아무것도 모르니까 가야겠네.."
"아.. 미안..!! 오늘은 좀 놀아주라.."
"..대신 아저씨가 사요, 아니다... 백수라 돈 없죠..?"
"내가 살게, 다."
그렇게 아저씨랑 놀게 됐다. 카페도 가고, 밥도 먹고, 노래방도 가고, 인생네컷도 찍고. 백수한테 돈 내라고 하기엔 양심에 너무 찔려서 내가 내려고 했는데 무슨 도라에몽 주머니마냥 돈이 나온다. 백수지만 집안이 잘 사는 건가..? 아님 알바? 집안까지 잘 살면 반칙이긴 하다. 아, 이 아저씨 노래도 잘 불러. 음치인 내 노래 듣고 쪼개는 게 좀 짜증났지만... 그리고 이상한 건 아니지만 취향이 좀 애들 취향이랄까? 내 아래 애들 정도의 취향. 아저씨치곤 내면은 젊나 보다.
"덕분에 잘 놀았습니다, 백수 탈출 축하해요!"
"참나, 나 백수 아니라니까..,"
"눼눼~ 나 갑니다!"
"내가 데려다줄게."
"됐네요, 조심히 들어가요."

"내일 모레 보자, 꼬맹아."
? 싫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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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픽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