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하남의 직진
27
"..너가 초대한 거야?"
"뭐?"
"전정국이사님, 너가 초대한 거냐고."
"나랑 친분도 없는데 왜 와계신 거야??"
"..하나뿐인 내 결혼식에 왜 초대한 거냐고!!"
"주인공은 너랑 난데 왜 초대해서 주목받게 만들어???"
"기사도 다 묻혔잖아..."
하나뿐인, 정말 축하받고, 돋보여야할 그런 결혼식. 사랑하는 사람 김태형과의 결혼이 정말 설렜고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전정국 이사님이 결혼식을 방문하곤 온 기자들은 전정국 이사님을 향해 사진을 찍어댔다. 난 초대한 적이 없는데... 또 나 엿먹으라고 김태형이 초대한 거야??
"...내가 안 초대했어."
"여주 초대하니까 따라온 거지."
"그새 고여주도 초대한 거야..?"
"내가 그렇게 슬퍼했으면 좋겠어?"
"난 널 사랑해, 근데 너가 좋아하는 사람을 초대하면 난...."
내가 더 돈 많은데. 내가 더 예쁜데. 내가 더 너를 잘 아는데. 내가 더 널 사랑하는데. 왜 너는 고여주인 건데...? 내가 더 잘났는데 왜 고여주야? 고여주가 도대체 너한테 뭘해줬길래 고여주를 더 좋아하는 거냐고.... 도대체 왜?? 어째서...? 이제 끝났잖아. 날 좀 바라봐 주면 안되는 거야...??
"내가 여주 좋아하는 건 맞지만 회사식구라 초대한 거 뿐이야."
"나도 여주한테 이딴 모습 보이기 싫어."
"결혼해서 너랑 내가 부부로 보이는 게 싫다고."
"그리고 결혼하면 내가 널 좋아하게 될 거 같아?"

"우리 진짜 부부 아니야, 착각하지마."

"누나누나, 우리는 이것보다 훨씬 화려하게 결혼식해요."
"음... 나는 화려한 거 별론데."
"..진짜요? 그럼 누나 취향대로 하지 뭐."
"ㅋㅋㅋ너랑 결혼 안 할 수도 있는 건데 벌써 생각해서 뭐해."
"나는 누나랑 꼭 할 거니까."
"누나가 나 차면 난 죽을 때까지 혼자 살아야지."
"너 얼굴에 혼자산다고?"
"내 얼굴이 잘생겨봤자 난 누나밖에 없는걸??"
"으휴, 내가 너 얼굴이면 더 예쁘고 돈 많은 여자 만난다."
도대체 정국이는 왜 날 좋아하는 걸까. 윤주현씨만 봐도 돈 많지, 학벌 좋지, 예쁘지, 또 한 남자만 바라보는 거 같고. 다 갖췄는데 나같이 돈도 없고, 이름없는 대학 나오고, 예쁘지도 않고... 성격도 제멋대론데?? 그냥 나도 내가 별볼일 없는데 정국이 같은 남자가 나를?? 굳이??? 사랑해서라곤 하지만 왜 날 사랑하는지 의문이었다. 보통 남자도 아니고 정국이잖아. 의문들만 하지 않아..??
"왜요, 왜 계속 그런 말 해."

"난 누나밖에 없는데."
"누나 아니면 안되는데."
"정말 사랑하는데 계속 그런 소리 할 거예요?"
"내 사랑 의심하지 마요."
"나 못 믿는 거 같아서 되게 서운해."
"..미안, 그런 의도는 아니었어."
"근데 더 서운한 건 누나에 대한 내 사랑을 아무것도 아닌 거처럼 보는 것."
그치, 내가 이렇게 의심을 해도 난 정국이를 정말 사랑하고, 정국이도 나를 정말 사랑하잖아. 서로 좋으면 됐는데 왜 남 신경 쓰기 바쁠까. 솔직히 남들이 보면 욕할 조합인 게 사실이었다. 왜 욕먹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안 어울리는 건 사실인걸. 그래도 정국이 앞에선 티 안내기로 했다. 내 욕과 함께, 날 사랑하는 정국이에게 욕하는 것과 같으니까.
"앞으로 이런 얘기 절대 안 할게."
"누나, 오히려 내가 누나였으면 더 멋진 남자 만났을 거예요."
"누나처럼 이쁘고, 착하고, 성실하고, 밝은 사람이 어딨어??"
"..뭐래..ㅋㅎ"
"사랑한다고ㅎ"
진짜 이 사랑둥이 어쩔 거야. 정국이가 나한테 한 말을 들어보니 내가 한 말이 정국이를 얼마나 짜증나게 했는지 알 거 같았다. 전정국 너처럼 완벽한 사람이 어딨어?? 너가 나였어도 널 만나야지. 어디 한 눈 파려고?? 애초에 너같이 잘난 사람이 널려 있을 거 같아? 난 너 아니면 안돼, 전정국. 이 이쁜놈아.
"..오글거려...ㅋㅋㅋ"
"사랑해서 사랑한다고 하는데 뭐가 오글 거려ㅋㅋ"
"난 진짜 하루종일 얘기해도 부족한데."
"누나는 내가 누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안 느껴지죠?"

"앞으로 표현 더 많이 해줄게요, 내가 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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