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appolato in un labirinto di scelte

우리 사이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달라진 게 있다면 김석진이 내 집에서 산다는 점? 아 물론
우린 사귀는 사이는 아니다. 그냥 위태로운 관계를 유지
중이다.


김석진은 아빠라는 작자한테 잔뜩 맞고는 당장 갈 데가 없다며 우리 집으로 와버렸다. 그래도 자기가 모아둔 돈은 꽤
된다며 식비나 월세는 같이 낸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곧 집도 다시 돌려주실 거니 걱정하지 말라고,
조금만 신세 지겠다고 그랬다. 집에 사람이 2명이라
그런지 요즘 따라 집에 활기가 도는 기분이다.



🌎 .................. 🌙



<우리 사이 거리는 384,44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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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여느 날과 다름없는 날이었다. 분명 그랬다. 



요즘 잠도 잘 자고 성격도 조금 활발하진 탓에 친구들과 다시 잘 지내기 시작했고 금요일에 같이 놀러가자는 약속까지
잡혔다. 



꿈만 같았다. 친구들과 이렇게 놀면서 학생다운 삶을 보낸  게 얼마 만인지. 김석진도 아버지 회사에 다시 정상적으로
출근하게 되었다. 아버지께서 한 번만 봐주신다나 뭐라나. 김석진 말로는 형보다 자기가 더 쓸모 있기에 아버지께서
못 버리는 거라고 했다. 



이런 나날들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 .................. 🌙




기다리던 금요일. 친구들과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노래방까지 갔다. 그러다 어쩌다 보니 술을 마시게 되었는데 취한 나머지 시간이 새벽 2시가 되었는지도 모른 채 너무
신나게 놀아버렸다. 나는 잔뜩 취한 채 집으로 비척비척
걸어갔다.



현관 비밀번호를 치는데 자꾸 삑삑 소리가 났다. 아니 근데 왜 자꾸 문이 움직이는 거지. 너무 많이 마셨나. 나는 결국
현관문 옆에 주저앉았다.



"그래도... 재밌다. 이런 평범한 생활."



그때 현관문이 벌컥 열리더니 김석진이 나를 쑥 끌고
들어왔다. 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강압적이었던 적은 없었기에.



"뭐야. 왜 이래. 이거 놔."



기분 나빠진 나는 김석진의 손을 탁 쳐냈다. 아니 쳐내려고 했다. 김석진은 내 팔을 더 꽉 붙들고는 입을 열었다. 왠지
엄청 화나 보였다.



"너 이 시간까지 누구랑 있었어. 왜 이제 들어와?"



"김석진 너 설마 지금 나한테 집착하는 거야?"



나는 당황과 짜증이 섞인 말투로 말했다.



"우리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 안 그래?"



김석진의 표정이 무서울 정도로 싹 굳었다.



"그럼 이제부터 하면 되겠네. 네가 말한 아무 사이."



그러고는 나에게 입을 맞췄다.



나는 그를 밀어내고 나도 모르게 언성을 높여 말했다.



"아니! 우리는 연인 따윈 될 수 없어. 그냥 이대로 살면...
그러면... 되는 거야."



"내가 욕심내면 안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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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은 이 말을 끝으로 방으로 들어갔다. 내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우린 언제까지 이런 지겨운 갑을 관계로 살아야 하는 걸까.
우린 땔래야 땔 수 없는 사이지만 가끔은 네가 멀게 느껴져.



근데 그건 알아둬. 지금은 내가 갑이야.




작가의 한마디 💬

연인이 되고 싶은 조급한 석진과 이도저도 아닌 관계가
편한 여주.
정반대인 둘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연인? 갑을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