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

71화. 원나잇



나는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는 순간

바로 후회했다.





'아니야...'





내가 소리 지르는 모습을 처음 본

훈지씨는 깜짝 놀라며, 토끼눈을 떴다.




하지만, 그는 이내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것도 아주 크게...




너무 창피하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니...아니야...신경쓰지 말아요.

 대답할 필요 없어요.

 내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고.

 궁금해서 물어본 게 아니라,
 
 아니...그냥 누군가 해서 물어본 거에요."





너무나 크게, 그리고 오래 웃는 훈지씨 앞에서

나는 민망함에 그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그를 뒤로 하고, 문 쪽으로 향했다.

그가 정색을 하며 팔을 잡고 물었다.





"어디 가는 거에요?"




"내 방으로...아니...

 아까 내가 저녁을 먹으러 가려고 했어요."




그러고 보니,

오늘 나는 크레페와 커피 밖에 먹은 것이 없었다.




"저녁 먹으로 나랑 같이 가요."




"미쳤어요?

 여기 다른 나라여도 스태프들도 있고,

 한국 사람들 많아요.

 파리라고 다를 줄 알아요?"





"그래요?

 이미 키스는 했구.

 나랑 저녁 먹을래요? 원나잇 할래요?"




나는 그에게 질 수 없었다.




"차라리 원나잇 할께요.

 밖에서 같이 저녁 먹는 것보다

 그게 더 안전하겠네요."




훈지씨의 반응을 기다렸다.




'또 다시 토끼 눈을 하겠지?'




잠시 놀란 듯한 표정을 하더니,

정말 고민하는 얼굴로 말했다.




"알았어요. 나도 준비할께요."




나는 그의 진지한 태도와 대답에 웃음이 터졌다.




"뭐야? 반년 만에 왜 이렇게 많이 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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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예전처럼 두 팔을 벌렸다.




나는 잠시 멈칫했지만

그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나도 모르겠다....'



그에게 안기면서 말을 이었다.




"밖에서 저녁 먹기는 불안하니까

 근처 차이니즈 레스토랑에서 포장해 올께요."




"같이 가요... 손 안 잡고 걸으면 되잖아요.

 밤이라 모자 쓰면 잘 보이지도 않아요.

 제발..."





"그럼...

 아까 내 질문에 대답해 주면요."




"아까 내 질문?

 아....오빠라고 부른 팔짱 낀 여자?"




나는 침도 삼키지 않고,

귀기울이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같이 광고 찍은 친군데...고등학생이에요.

 애기라구요. 애기..."




 "그렇게 큰 애기가 어디 있어요..."




나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질투심이 많으면서

 누가 누구보고 질투의 화신이래?"

 고등학생이 나를 아저씨라고 부를 순 없잖아요."




우리는 아니,

훈지씨는 모자에 마스크에 무장을 하고

함께 길을 나섰다.




"섹스 앤 더 시티 보면

주인공들이 차이니즈 레스토랑에서

 메뉴들을 포장해서 집에서 먹잖아요?

 나 그거 너무 해 보고 싶었는데ㅎ"



"호텔 앞에 크레페 진짜 맛있는 집 있는 거 알아요?"



"아까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무슨 맛 먹었어요?

 나 아까 못 먹어서 내일 꼭 가봐야지."




나의 수다는 끊이질 않았다.

그는 마스크를 썼지만

눈은 계속 날 쳐다보면서 웃고 있었다.





"그런데...훈지씨 언제 가요?"



"내일 남은 촬영 마저 하고 밤에 출발해요."




"아...오늘이 마지막 밤이구나..."




"어디에 있는지 알려 주면 안 돼요?" <72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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