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시즌2)
78화. 첫사랑 vs. 현남친

sophie97
2026.10.02Visualizzazioni 68
나는 그의 황당한 말에
다시 한 번 되물었다.
"이제 매일 이리로 온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훈지 씨 집으로 안 돌아가겠다는
뜻이에요?"
"빙고!!
나 여기서 계속 살려구요."
"아니... 집주인인 내가 허락도 안 했는데
훈지 씨 마음대로 결정해서
통보하는 거에요 지금?"
"내가 공식적으로는 게스트룸을 쓸게요.
물론 정아 씨 침실을 같이 쓸 거긴 하지만.
그리고 나도 생활비를 같이 부담하고.
그래!! 나라만 바뀐 거라고 생각해요.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그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말을 이었다.
"아니지. 정아 씨가 장소를 제공하는 거니까
내가 생활비를 모두 내야겠구나!!"
"훈지 씨는 다른 사람들한테는
굉장히 이성적인데
왜 이렇게 나한테만 막무가내에요?"
"내가? 내가 그래요?
몰라. 나는 그런 거 몰라."
"훈지 씨.
사실 내가 얘길 안 했는데...
우리 자동차 극장 갔던 날,
언니가 반찬을 갖다주러 우리집에 왔다가
훈지 씨 캐리어 가방을 봤어요.
살림 차렸냐고 혼내는 걸
내가 언니 약점을 알고 있는 게 있어서
우선 입을 막아놨단 말이에요."
"내가 누님을 만났는데
나랑 살림 차린 걸 안 좋아하셨어요?
누님한테 아직 내 매력이 안 먹혔나?"
"매력이 너무 먹혀서 문제에요.
언니는 헤어져 주라는데요?"
그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니, 왜요?"
"훈지 씨가 너무 괜찮은 것 같아서
나보고 헤어져 주래요.
그게 맞다고."
"아니, 그게 무슨...
너무 괜찮으면 꽉 붙잡으라고 충고를 해 줘야지,
왜 헤어지라고 해요?"
"훈지 씨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해야 하니까
나보고 빨리 비켜주라는 거죠."
"정아 씨가 스페인 다녀와서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잖아요.
지난번에 해봐도 괜찮을 거 같다고
말했었어요."
"맞아요...
근데 그건 내 나이 또래에
결혼한다고 해도 반대하는 가족이 없다는 전제하죠."
"아니. 또래보다 연하랑 하는 게 더 좋은 거에요."
"그 덕분에 훈지 씨 누님이고
우리 언니고 다 반대하고 나서는데
뭐가 더 좋아요?"
"결혼은 당사자가 하는 건데
누나고 언니고 뭐가 그렇게 중요해요?
정아 씨. 내 말이 틀려요?"
나는 훈지 씨의 말을 듣고
한국에서의 동거도 한 번 도전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좋아요!! 그렇게 해요!!"
"뭘? 결혼을?
결혼하자고 지금 나한테 프로포즈하는 거에요?"
"아니... 결혼 말고
훈지 씨가 앞으로 이리로 온다면서요.
그렇게 해요.
하우스 메이트로 살아봐요."
"아니지...
하우스 메이트가 아니라 룸메이트!!"
나는 그를 의심쩍은 눈으로 바라봤다.
"그래. 그럼 룸메이트.
그런데 언제까지요?
기한도 없이 계속은 좀...
사진 안 찍히게 훈지 씨가 알아서 조심해요.
엘베 타지 말고 계단으로 다니고. 알았죠?"
"기한 이런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해요?
우선 우리한테는 시도 그 자체가
의미있는 거에요.
안 그래요 정아 씨?"
"오늘 왜 이렇게 능글맞아요?"
"나도 나이가 들어가잖아요.
호락호락한 연하남이 아니라고 했죠?"
나는 그의 앞으로 가서 배를 쓰다듬었다.
"음... 지금 내가 멋있다는 뜻이구나.ㅎ"
우리는 마주 보며 웃었다.
"참. 이번 주 금요일에 저녁 약속 들었죠?
시간이랑 장소 정해지면
알려 주기만 하면 되는 거죠?"
그는 예상외로 쿨하게 대답했다.
"얼마든지~"
'뭐야... 왜 저렇게 쿨해?
불안하게...'
드디어 금요일 저녁.
원희 오빠는 7시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왔다.
"왔어?"
"정리 다 했으면 나가자."
"응. 그런데 갑자기 멕시칸 식당은 뭐야?"
"금요일 저녁이라 맥주도 한잔 같이 하려고.
타코랑 맥주 잘 어울리지 않아?"
"오~~굿 아이디어!!"
우리는 예약한 멕시칸 식당으로 향했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면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한창 회사 얘기를 하던 원희 오빠가
내 뒤편을 보더니 눈이 동그래졌다.
"정아야, 저 사람 배우 아니야?"
"누구누구?"
나는 궁금해서 뒤를 돌아봤다.
뒤를 돌아보니
훈지 씨가 우리 테이블로 걸어오고 있었다.
나는 그를 보자마자 든 생각이 있었다.
'아... 어쩐지...
이래서 미리 시간이랑 장소를
알려달란 거였구나...
박여우.'
그는 천연덕스럽게
우리 테이블로 다가오더니 말했다.
"괜찮으시면 합석해도 될까요?"
아무것도 모르는 원희 오빠는
놀란 눈으로 물었다.
"저희 테이블에요?"
"저희는 둘이 할 얘기가 있어서...
죄송한데 합석은 안 될 것 같은데요."
나는 훈지 씨를 바라보면서 대답했다.
"정아야... 너 왜 그래...?"
원희 오빠는 훈지 씨에게 미안해하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런 원희 오빠 보란 듯이
훈지 씨는 내 볼을 꼬집으면서 내 옆으로 다가왔다.
"아... 아파요.
일부러 세게 꼬집는 거 같은데?"
"뭐...뭐야...
정아 너 이 배우분 알아?"
"아니. 나도 잘 모르는 분인데
왜 마음대로 합석을 하시나 모르겠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정아 씨 남자친구, 박훈지입니다."
"형부!! 와서 언니 좀 데려가." <79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