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여주
— 진짜 이상 있나 보네. 병원부터 가봐야겠네요.
키티갱
— 잔말 말고 얼른 가자.
윤여주
— 아저씨나 움직이고 말해요.
처음 키티갱을 접했을 때는 무섭기만 한 핑크 머리 키티갱이었는데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꽤 재밌기도 하고 뭐 따가운 눈초리만 안 하면 꽤 다정한 스타일인데. 아직까진 나쁘지 않다.

키티갱
— 꽉 잡아, 떨어지기 싫으면.
윤여주
— 꽉 잡았어요.
키티갱
— 이게 꽉 잡은 거야?
사실 그렇게 꽉 잡은 건 아니다. 그냥 옷고름만 살짝 당겨서 잡은 거지. 키티갱은 내 두 손을 본인 허리에 둘렀다. 이상하게 느낌이 묘했다.
키티갱
— 떨어져도 난 모른다, 꽉 잡으라고 했어.
윤여주
— 엄마···!
좀 살짝 두르고 있다가 갑자기 출발해서 순간적으로 꽉 잡았다. 사실 오토바이를 이렇게 타는 건 처음인데 좀 무서워서 출발하면 꽉 잡게 되어있다. 그런 나를 보고 키티갱이 크게 소리쳤다.

키티갱
— 죽기는 싫은가 보네.
끝까지 놀리는 키티갱이었다. 뒤에서 한 대 쥐어박고 싶었지만, 이 사람 좀 건들면 안 될 거 같다. 언제 어디서 바로 돌변할지 모르는 사람이니까.
키티갱
— 한 대 쥐어박을까 생각하고 있었지.
윤여주
— ㄴ, 네? 무슨 소리예요.
어떻게 알았지. 이젠 마음마저 읽어버리는 건가 싶었다. 진짜 못하는 게 뭘까 궁금하기도 하다.
키티갱
— 너 죽이는 거.
윤여주
— 네···?
키티갱
— 너 죽이는 거, 그건 못 한다고. 그러니까 자극하지 마. 나 힘들어.
윤여주
— 알겠어요···.

어느새 오토바이를 타고 키티갱 집에 도착했다. 어느새 하늘은 어둑어둑해졌고 그래서 그런지 분위기가 사늘했다. 헬멧도 벗고 오토바이에서 내리고 키티갱이 시동을 끄자 날 본인 뒤로 갑자기 숨겼다.
윤여주
— 아저씨 왜 멈···,
키티갱
— 쉿.
키티갱이 바지 옆 주머니에서 총을 꺼냈다. 누가 있나 이런 걸 다 어떻게 아는 걸까. 난 하나도 모르겠는데.
‘탕’
키티갱이 누가 있는 것을 감지했는지 갑자기 고개를 틀더니 핑크색 총을 꺼내 그쪽으로 한 발 쐈다. 그때 총을 맞았는지 얕은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키티갱
— 가자.
윤여주
— 누구인지도··· 안 보고 그냥 가는 거예요?
키티갱
— 경찰 새X야. 집은 어떻게 알았는지 감시하고 있었네.
윤여주
— 헐···.
키티갱
— 왜, 멋있어?
윤여주
— 무작정 총을 쏴대는 사람을 멋있다고 생각할까요?

키티갱
— 자기야, 계속 자극하지 말라니까. 당돌하게 계속 뭐 하는 짓이야.
윤여주
— 알겠다고요···. 뭔 말도 못 하나···.
난 그렇게 소곤거리고는 키티갱을 따라 집으로 들어갔다. 이게 진짜 맞는 건가 뒤늦은 후회도 살짝 하며 일단 들어갔다.
키티갱 집도 뭐 사람 집인 건 똑같았다. 단지 좀 으스스하고 조직 같은 분위기가 났을 뿐이지. 나쁘지는 않았다.
윤여주
— 아저씨.

키티갱
— 응? 왜 불러, 자기.
갑자기 막 웃으면서 나를 쳐다보았다. 왜 난 저 입술이 계속 보이는지 아까 그 입을 맞추던 상황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또 키티갱이 내 마음을 읽어버릴까 봐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지만, 저 웃는 얼굴에 그 입술은 잊히지 않았다.
키티갱
— 자기야.
윤여주
— 아니에요! 그런 거. 아저씨 입술 생각하는 거 아니라고요···.
키티갱
— 뭔 소리야, 자기야. 내 입술 본 거야?
윤여주
— 네···?
뭐지? 이번에는 내 마음을 못 읽은 건가? 하필 왜 지금 안 읽어서 내 입장만 꽤 곤란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미칠 거 같다. 너무 이 공기가 답답하고 뛰쳐나가고 싶었다. 잠시 그냥 뒤로 돌아서 달아날까 생각도 했다.
윤여주
— 그런 거 아니니까. 얼른 저리 떨어져요.
키티갱은 아까와 같은 방식으로 내가 밀어내니까 쇼파에서 일어나 한 발 한 발 다가왔다. 키티갱을 밀어내면 더 다가오니까 밀어내지 말고 받아들여야 하나? 진짜 머릿속이 복잡했다.
키티갱
— 밀어내면 더 당기고 싶다고 말했을 텐데.
윤여주
— 안 밀어낼 테니까 당기지 말아요, 그럼.
키티갱
— 자기야ㅋㅋㅋ 내가 바보도 아니고. 그런다고 내가 안 당길까.
윤여주
— 하··· 아저씨 나 숨 막힐 거 같아요. 쉬는 타임 좀···.
키티갱
— 자기, 진짜 귀엽다. 그런데 나도 자기가 한 것처럼 똑같이 해도 되지?
윤여주
— 네?! 뭘요?
키티갱
— 모르는 척하기는.
키티갱은 한번 환하게 웃고는 내게 입을 맞췄다. 거친 키티갱이 아닌 부드러운 키티갱으로 나를 한 번에 녹여줬다. 거부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아니 안 한 건가···. 키티갱은 내 눈을 지그시 보면서 달달하게 또 녹였다.
키티갱
— 자기야, 미자라 미안하긴 한데.
“너 그냥 내 거 해야겠다.”
***
손팅은 글을 올리게 하는 마법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