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팬픽]: 그녀석의 첫사랑

4)

“한냥. 나 이거 모르겠어.”


연준이 입에 펜을 물고 유민의 자리 쪽으로 기울였다. 


“하아…”


유민에게 도서관이란, 공부에 집중하게 해주는 쾌적하고 상쾌한 공간이었다. 방해꾼이 있지 않은 이상 말이다. 

유민은 대체 왜 황금 같은 일요일에 자신이 이 날라리 자식의 공부를 가르쳐주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한번만 설명할테니까 집중해서 들어. …봐, 이 함수에 얘를 도입하면…”


창가에 앉은 탓에 여름 바람이 불어와 연준의 앞머리를 가볍게 쓸어내렸다. 

체감상 며칠전까지 분명 사람들이 벚꽃구경을 다녔던 것 같은데, 갑자기 날씨가 싹 풀렸다. 


깊게 빠져들었는지 미간을 잔뜩 찡그린 연준을 보며 유민은 그가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 미친놈이라는 소문과는 다르게 꽤 얌전했다. 


“-그래서 모든 함수가 아대등성을 만족하기 때문에 정답을 하나로 단정지을 수가 없다는 거지.”

“정답이 없으면, 이 문제는 왜 푸는 거야?”


줄곧 가만히 듣고만 있던 연준이 불만이 있는 투로 반박했다. 


“그럼 이건 풀지 않아도 상관없잖아.”


유민은 그 질문을 곱씹으며 체리 머리끈으로 천천히 머리를 묶었다. 


“이건 특정 성질을 가진 도형이나 함수가 유일하지 않다는 것을 배우는 문제야. 우리가 실수를 함으로써 배우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거지.”


“...실수를 해도 배우는 게 없으면?”


연준이 자신의 답변에 진지하게 묻자, 유민은 약간 어이없다는 듯이 푸흡, 하며 웃었다. 

연준은 그런 유민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았다. 


“왜-왜 웃냐?”

“그냥. 됐고, 문제나 마저 풀어.”


최연준, 이상한 애야. 라고 유민은 생각했다. 

시답잖은 일진놀이나 계속할 것이지, 웬 공부?

저번엔 비오는 날 불쌍하게 쭈그리고 앉아서 울더니,,,이젠 갑자기 공부를 가르쳐달라고 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꽤 진심인 거 같기도 해서, 제법 신경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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