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gazza farfalla
05. Anch'io


변백현과의 첫키스 후 한 달이 지났다.

그는 매일 오전 8시 10분,

08:09 AM
나
58.. 59..

나비가 그려진 음료수를 들고,

08:10 AM
나
60.

나에게 온다.



변백현
잘 잤어요, ㅇㅇ씨?

나
한 치의 오차도 없으시네요.


변백현
당연하지. 저번에 말 했잖아요, 나한테 헤어 나올 ㅅ -

시간과 장소를 고려하지 않고 떠들어대는 변백현의 입을 막아버렸다.

나
제발 조용히 좀 해요.

안 그래도 요즘 나를 보며 속닥거리는 상사들이 신경쓰여 죽겠는데.



변백현
왜, 내가 틀린 말이라도 했어요?

나
아 알겠어요. 알겠으니까 음료수 주고 빨리 가 -


변백현
ㅎㅎ 알겠어. 일 열심히 하고 이따 밥 같이 먹자, 이쁜아♡

어찌저찌 변백현을 보내고 자리에 풀썩 앉자마자 구릿빛의 누군가 말을 건네온다.


김종인
좋은 아침이에요, ㅇㅇ씨.

나
아, 좋은 아침이에요 대리님.


김종인
오늘도 있네요, 저 나비 음료수

나
아, 그렇죠 ..

곤란한 웃음을 짓는 나를 보며,

살짝 다가오더니 눈썹을 찡그리곤 내게 말을 한다.


김종인
혹시 변백현 사장ㄴ -


김준면
거기 둘, 말소리가 들리는게 기분 탓이었으면 좋겠어요 ㅎㅎ

언제나 흐흐, 웃으며 부드럽게 우리를 조지는 과장님의 목소리에 둘의 입은 닫혔다.


일을 시작하려고 하는 순간 대리님이 포스트잇 하나를 내 손에 붙여주곤,

예쁘지 않는 글씨체에 피식 웃는 나를 바라보며,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이는 김종인이었다.


띠링 - 띠링 - 두 번이나 울리는 문자 소리에 커피를 마시며 일을 하던 김준면 과장님이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봤다.

망할 변백현 때문에 무음으로 해놓는다는 걸 깜빡했구나,

과장님께 최대한 착하게 웃음을 지어 보이곤 신경질 적으로 문자를 확인했다.

문자
변백현 - 둘이 아주 좋아 죽네요?

문자
변백현 - 진짜 죽고싶은게 아니면, 옆에 있는 김대리 쳐다보지 마♡

잊고있었다, 오른쪽 cctv.

12:55 AM
열심히 일하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 5분 전이다.

그리고 난 지금 생애 최대의 고민에 빠졌다.

점심을 누구와 먹을 것인가.

우리 팀에는 여자가 나밖에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둘 중 한 명과는 먹어야 하는 신세였다.

그렇게 힘든 내적 싸움을 하다보니, 어느새 시곗바늘은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01:00 PM

김민석
자 여러분, 점심시간 ~


김민석
오늘은 뭐, 다같이 먹을까요?


김종인
차장님, 제가 ㅇㅇ씨한테 드릴 물건이 있어서요. 먼저 가셔도 될 것 같아요.


김민석
그래 그럼. 먼저 갑시다 여러분 !

나
저기 대리ㄴ..


김종인
말 했잖아요, 같이 먹자고.


김종인
파스타 좋아하죠? 맛있는 곳 아니까 가요.

괜찮겠지, 변백현?


김종인
맛있죠, 여기?

나
네, 파스타 좋아하는데 여기 자주 와야겠어요.


김종인
근데, 내가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물어봐도 돼요?

나
네, 말씀하세요.



김종인
무슨 사이에요, 변백현 사장님이랑?

갑자기 훅, 들어오는 묵직한 질문에 목이 막혀 기침이 나왔다.


그런 나를 보고 김종인 대리님은 웃으며 핑크빛 홍차를 따라 내게 건네준다.


김종인
ㅋㅋㅋㅋㅋㅋ 왜 그래요, 놀랐어?

나
ㅇ, 아니.. 너무 갑작스러워서..

급하게 홍차를 들이키는 나를 보며 김종인 대리가 입을 연다.


김종인
변백현 사장님이 많이 좋아하나봐요, ㅇㅇ씨.

나
ㄴ..네? 설마요

설마는 무슨, 다 알고 있잖아.

변백현이 나 좋아하는 거.

복잡한 머릿 속을 정리하고 있는데, 오묘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한다.


김종인
나도.

나
네?

한 명 더 늘어나 버렸네.


김종인
나도 좋아해요, ㅇㅇ씨.

노래 나비소녀 중 - "오묘한 그대의 모습에 넋을 놓고, 하나뿐인 영혼을 뺏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