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o amore
3. Primo giorno di vacanza da scuola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 예쁘게 핀 벚꽃 아래서 백현이와 함께 걷는, 평소라면 빠르게 지나쳤겠지만 백현이와 함께라서 조금 느리게 걷는 그 길. 백현이의 미소와 함께 벚꽃이 휘날리는 것을 보고, 정말로 심장이 멎을뻔했다. '만찢남 이라는거 그거

백현이 다 해. 백현이를 위한 수식어야 그거.'라는 말을 너무 하고 싶었지만, 내 또라이 기질을 백현이에게 보여주기엔 아직 이른 듯해서 다시 목구멍 속으로 꾸역꾸역 집어넣었다. 정말,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예쁜 아이를 만나서

이런 감정을 다 느껴보고. 정말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보다. 너무나도 행복했고, 또 행복한 시간이다. 백현이와 나눈 많은 대화들로 인해 서로 알아간 점도 점차 많아지기 시작했으며, 나도 백현이도 서로를 점점 편하게 대하기 시작했다. 영락없는 남사친.

그리고 여사친. 정말 그게 다였다. 물론 우리 기준에서 였지만. 남들 눈에는 정말 사귀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 내심 기분이 좋긴 했다. 내가 짝사랑을 하는 남자아이와 내가 사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기쁠 일 일 줄은 전혀 몰랐다.


변백현
여주야, 나랑 벚꽃 보러 갈래? 꽃놀이 가자 우리.

김여주
백현아, 벚꽃의 꽃말이 뭔지 알아?


변백현
순결, 그리고 절세미인! 맞지? 내가 이런 건 좀 잘 알지~ 나한테 딱 맞는 거 같아. 절세미인, 나도 벚꽃처럼 예쁘고 순결의 대명사 하면 변백현 아니겠어?

김여주
땡, 틀렸어. 일단 변백현=벚꽃부터가 틀렸어.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야. 우리 시험기간이다 지금? 아쉽지만 중간고사 끝날 때까지 꽃이 남아있길 빌면서 시험 보고 가자 우리. 알겠지?


변백현
그러지 뭐..´ᆺ`` 대신 시험 끝나고 꽃 없으면 내가 가자는 곳 가줘!

김여주
뭐.. 그정도는 해줄 수 있지. 그래, 그러자.

기분 좋다. 날씨도 좋고, 따뜻하고, 무엇보다도 백현이와 함께 길을 걷고 있다는 게, 너무 좋다. 오늘 하루쯤은 시험공부도 안 하고 그냥 쉬고 싶게 만드는, 그런 날씨다. 오늘 날씨가 딱 그렇다. 어디 놀러 가야만 덜 찝찝한 그런 날.

김여주
어디 놀러 가고 싶다..


변백현
뭐냐, 꽃놀이는 안간다고 해놓고 어디 놀러 가고는 싶은거야?

김여주
아니~ 오늘 날씨가 너무 좋잖아. 오늘같은 날은 어디 놀러가야 하는데 말이지.


변백현
그럼 오늘은 공부 하루쯤은 쉬고 나랑 노는거 어때? 공부보다 재밌을텐데 ㅎ

김여주
뭘 하던 공부보다는 재밌겠지.. 시험기간엔 쓸데없는 짓이 제일 재밌는 법이야.


변백현
아 그래도! 나랑 놀자 여주야, 응? 내가 이렇게 부탁 하는데 안들어줄거야? 진짜? 정말?

김여주
아 진짜 변백현.. 나 이런거에 약한거 알고 이러는거지 너. 오늘 하루만.. 하루정도는 놀아도 되겠지 뭐. 그래 놀자 오늘.


변백현
그럼 내가 너네 집 앞으로 마중 나갈게, 1시간 뒤에 봐 여주야.

김여주
아냐아냐 한시간은 너무 짧아. 두시간! 두시간 뒤에 만나자, 알았지?


변백현
그러지 뭐, 그럼 이따 봐 여주야!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나도 백현이도 눈치가 참 없다. 서로 좋아하는 티를 그렇게 내면서, 왜 서로 그걸 눈치를 못 챘던 걸까. 남이 보고 있으면 정말 답답해서 한대 쥐어 패고 싶었을 것 같다. 농담 아니고 진짜로. 내가 봐도 답답한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