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vola del Paradiso

Tteokbokki e ricor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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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자요, 앉아요."

승관은 배달 온 음식을 거실 테이블 위에 착착 풀어놓으며 지연에게 손짓했다.

지연은 조심스럽게 다가와 승관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리고 펼쳐진 떡볶이 세트를 보자 두 눈이 동그래졌다.

김지연

"우와… 완전 크다…"

그녀는 양념이 자르르 흐르는 떡볶이를 보며 감탄했고, 승관은 젓가락을 들다 말고 그녀를 슬쩍 흘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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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떡볶이 먹고 싶다더니… 처음 봐요?”

눈빛은 살짝 의심스럽고,말투는 늘 그렇듯 현실적이었다.

김지연

“...아니, 전 그냥 종이컵 같은 데 들어있는 건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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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아~"

지연의 말에 승관은 잠시 멍해졌다. 또다시 찾아온 ‘멍-찐’ 타이밍.

기억을 잃었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도대체 얼마나 많은 걸 잊은 건지,

그는 차마 자신도 그렇게 되면 어떨까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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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컵떡볶이도 맛있긴 해요. 근데 그건 너무 양이 적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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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자, 많이 보고 먹어요."

승관은 그렇게 말하며 떡볶이를 덜어먹을 수 있는 그릇을 건넸다.

지연은 그 앞에 놓인 떡볶이를 조심스레 덜어 입에 넣었다.

김지연

"....!!"

그리고 그다음 순간— 두 눈을 반짝이며 외쳤다.

김지연

"진짜...진짜 맛있어요!!!"

그 말에 승관은 자신도 모르게 작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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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많이 먹어요.”

짧은 말 한마디였지만, 그 속엔 다정함과 복잡한 감정이 함께 섞여 있었다.

한동안 그들은 아무 말 없이 떡볶이, 소시지, 튀김 등을 맛있게 먹었다.

젓가락 소리만 들리는 고요한 공간. 그 고요함을 승관이 먼저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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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혹시, 조금만이라도 어디까지 기억이 나는지 말해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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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나도 누군지 알고 있었잖아요?”

지연은 젓가락을 잠시 내려놓고 조금 뜸을 들이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김지연

“사실…잘 모르겠어요. 눈을 떴을 땐 그냥 거리에 있었고…

김지연

제가 누군지, 뭘 하고 있었는지 전혀 몰랐어요.”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승관을 바라보며 덧붙였다.

김지연

“조금씩 시간이 지나니까…이름이랑 나이 정도는 희미하게 떠오르더라고요.”

그리고 그녀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김지연

“세븐틴이랑… 승관님은…하도 전광판에도 많이 나오고,

김지연

사람들이 말도 많이 하니까… 그렇게 조금씩 알게 됐어요.”

하지만 그 순간— 지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김지연

"....읏!!"

그녀는 머리를 감싸쥐며 갑작스레 밀려오는 통증에 몸을 움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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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야, 괜찮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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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아, 진짜… 그만해요, 그만 생각해요.”

승관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그녀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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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먹어요, 그냥 먹어요. 내가 미안해.”

지연은 숨을 고르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통증이 조금 가라앉은 듯, 그녀는 다시 젓가락을 들어 떡볶이를 집었다.

한 입 베어물며 승관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이번엔 그 눈치 속에 조금은 나아진 표정이 있었다.

미안함보다는 편안함이,

조심스러움보다 살짝 웃어보려는 마음이 묻어나는 그런 눈빛.

그것만으로도 승관은 마음이 조금 풀리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