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rimonio Blu”
Episodio 23 | Non avrei potuto amarti prima



당황스러운 기색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 도망치듯 회사에서 빠져나가버린 그를 뒤로한 채, 회의실에서 나와 기둥에 등을 맞댔다.

진짜 내가 저지른 일이 맞는건가. 기둥에 등을 기댄채 주저앉아 손으로 입술을 어루어 만졌다.

눈처럼 차가웠다, 입술이.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기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일까나.


김여주
…나 진짜, 무슨 배짱으로 저지른거야.

차갑지만 부드럽고 촉촉한…


김여주
미친, 나 지금 무슨 생각하는거야.

이미 끝난 키스인데, 이런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을 깨닫자. 얼굴에 순식간에 확- 하고 열이 올라 무릎 사이로 고개를 파묻었다.



김지원
여주씨, 왜 이래_ 어디 아파?.

어두운 시야 사이에서 들리는 구둣소리. 김대리님의 걱정 어린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았다.


김여주
네?…


김지원
얼굴 진짜 빨개. 무슨 사과 처럼…

내 얼굴이 정말 그 정돈가. 생각하고 있을 때, 김대리님이 눈높이를 맞추더니 이마에 손을 올렸다.


김지원
엄청 뜨거운데?. 진짜 어디 아픈 거 아냐?.


김여주
아, 아니. 그래서 열이 나는게 아니고…

입술 들이박아서 얼굴에 열이나는거에요. 라고 어떻게 말하겠나. 그냥 얼버무렸다. 옥상에서 햇빛맞아서 그래요.



김지원
확실해?. 아픈데 괜히 안 아픈척 하는거 아니고?.

벌떡- 일어난 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손사래를 쳤다. 앗, 진짜 아니에요. 맹새코 절대로 아니에요!.


김지원
그래?… 그럼 됐어. 너무 무리하지말고.


김여주
네네, 물론이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채 고개를 끄덕이던 나는, 알겠다며 자리로 돌아가려던 김대리님에, 잊고있던 것이 생각났다.



김여주
아 참, 김대리님. 그… 디자이너님 있잖아요.

응, 왜?. 오늘 회의하는 날이잖아, 오셨어?. 라는 말에 난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김여주
아, 그게 오시긴 오셨는데…

제가 키스하는 바람에 도망갔어요. 라는 말을 못하잖아.



김여주
오셨는데, 몸 상태가 급격하게 안 좋아지셔서… 돌아가셨어요.


김지원
그래?, 많이 안 좋으시대?.


김여주
네… 그래서, 아무래도 오늘 회의는 다음으로 미뤄야할 것 같아요.

내가 생각해도 말도안되는 변명이긴 한데. 원인 제공자가 나인 지라… 도망가버린 디자이너님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김지원
알았어. 내가 임원님들게 말씀해 놓을게.


김여주
감사합니다. 대리님_



거의 정신줄을 놓은채 집에 도착한 난, 소파에 몸을 던진 채 얼굴을 감싸 안았다. 대체, 나한테 무슨 짓을 한건지.


박지민
대체, 무슨 생각으로…

입술에 닿았던 따뜻했던 감촉. 그 감촉이 입술에 고스란히 담겨있어서 기분이 이상했다. 30년의 첫 키스여서.

Rrrrrrr -

한참동안 쿠션을 얼굴을 묻고있었을까. 정장 주머니에서 울리는 전화 벨소리에, 소파에서 몸을일으켜 핸드폰을 꺼냈다.


[김여주] 의 이름이 화면에 떠올랐다.


박지민
……

핸드폰을 든채 화면만 쳐다보고 있었다. 원래도 마주하기 힘들었는데, 키스까지 해버렸으니… 괜히 통화버튼이 있는 허공에서 손가락만 뻗고있고.


박지민
미치겠네, 진짜…

미끌 -


박지민
아, 미친…!!


손이 미끌려 내 의지와 상관없이 통화버튼을 눌러버려 통화가 연결되었다. 그리고 핸드폰 너머로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 ‘여보세요…?’


박지민
…여보세요?.

짧은 몇 초동안 이어나가는 정적. 짧은 시간이였지만, 너무나도 조용해서 핸드폰 너머에 있는 그녀의 숨소리까지 들렸다.

다시 여보세요, 라고 입을 떼려는 순간.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여주
- “잘 돌아갔어요?…”


박지민
…네, 미안해요. 오늘 회의 날인데.

괜히 초조해서 들고있던 핸드폰을 손가락으로 긁어댔다. 목소리를 들으니까, 그 첫 키스 장면이 다시 생각나는 것 같기도 하고.



김여주
- “아니에요. 나 떄문인데…”

어떤 말로 대화를 이어나가야 할까. 고민하고 있을 떄 쯤. 또 다시, 핸드폰 너머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김여주
- “근데요. 나 피하지 말아요.”


박지민
……


김여주
- “나 오늘 일, 엄청 용기 낸거에요.”


김여주
- “내 행동에 대해 답을 해 달라는게 아니야. 그냥 피하지만 말아달라는거에요.”

20년 전의 여주는 이렇게 용기있는 아이가 아니였다. 오히려, 그 반대였달까.

편의점에서 물건을 계산할 때도, 말도 걸지 못하는. 그런 아이였는데. 지금은 그때와는 달랐다.


박지민
…솔직히, 난 잘모르겠어요.

여주씨가, 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하는지. 옛 일을 기억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남자로써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니였으니까.

한편으로 불안했던 것 같다. 여주가 내게 주는 감정은 좋았지만, 이 감정이 금방 사그라들까봐.


김여주
- “…익숙해요. 당신이란 사람이.”


김여주
- “꼭 옛날 첫 사랑같이, 포근하고. 잊을 수 없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무서웠어요. 이 감정이 익숙해서, 얼마나 위험한지 내 몸이 느껴서, 그래서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 할 것 같았어요.


김여주
- “그리고 결국, 난 당신한테 무너졌고.”



박지민
…후회할 거에요.


김여주
- “후회하지 않아요.”


김여주
- “설령, 후회한다 하더라도…”

“당신을 더 일찍 사랑하지 못한 걸, 후회할 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