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omo ossessivo
Uomo ossessivo: 17



황 민현
"짝사랑 그만하고,"


황 민현
"다시 예쁘게 사귀자."

민현오빠의 말에, 입꼬리를 올리며 대답했다.

김 여주
"좋아-"

잠시의 고민도 필요없었다. 내게 그런 상처를 남겼지만, 동시에 가장 좋은 추억들도 함께 남겨준 사람이니까 말이다.


황 민현
"여주야, 나 지금까지 너랑 헤어지고서도 너만 생각했어. 잊으려고 해도 내 머릿속에선 떠나가지가 않던 네가, 너무 그립기만 했었다-"


황 민현
"그냥 잊혀지지 않아서 그리운 건 줄 알았는데, 내가 널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아."

김 여주
"다시 만났으니 된 거지. 앞으로 나한테 잘 해줘야 해~?"

눈웃음을 짓고는 장난스럽게 얘기하는 날 그윽한 눈으로 멍하니 보고 있는 민현오빠다.


황 민현
"여주야-"

김 여주
"으응?"


황 민현
"미안-"

갑작스레 사과와 함께 내 입술을 포개는 민현오빠 때문에 놀랐다. 물론 키스는 아니였다. 뽀뽀, 즉 짧은 입맞춤일 뿐이었다.


황 민현
"..그렇게 빤히 쳐다보면.."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윽하게 쳐다보는 건 본인이 더 잘하면서 남이 쳐다보면 부끄러워한다. 하긴,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귀엽긴 하다.


황 민현
"있지-"


황 민현
"전에 범죄나 저지르던 그 집착남이 아닌, 널 너무 사랑하는 그런 집착남이 될게."

마음에 와닿았다. 범죄를 저지르는 집착남이 아닌, 날 너무 사랑하는 집착남이라니. 그건 집착이 아니라 사랑이겠다만은, 나도 그래주겠다고 말하고 싶었다.

김 여주
"..그래, 그런 집착남이라면야-"

김 여주
"나도 그런 집착녀가 돼줄게. 후흐-"

집착남과 집착녀라니, 다른 사람들은 다들 이상하게만 보겠지. 하지만 서로를 너무 사랑하겠다고 뜻한 것 뿐, 결코 서로에게 집착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황 민현
"너 때문에 사랑스러워서 미칠 것 같다. 후으-"

이런 말을 듣자니 행복하다. 박우진씨에게서도 이미 사랑을 받았었기에 새롭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민현오빠에게서 사랑받는단 것이 너무 행복하다.

김 여주
"너무 행복해-"


황 민현
"나야말로."

그렇게 환하게 웃으며 옥상 문을 열어 나가려는 순간-


하 성운
"악-!"


황 민현
"아-"

회사 사원인 듯한 빨간머리 남자가 민현오빠와 부딪혔다. 아무래도 문 앞에 서있었던 듯하다.


하 성운
"아, 죄.. 죄송합니다."


황 민현
"..하성운씨는 왜 여기있죠? 박지훈 팀장이 하성운씨한텐 일을 안 줬나요?"


하 성운
"주.. 주셨습니다-"


황 민현
"그럼 왜 우리가 말하는 걸 엿들으신 거죠?"


하 성운
"엿들은게 아니라 옥상에 강다니엘씨가 있다고 해서 서류를 드리려 했는데, 우연히 마주친 겁니다..-"


황 민현
"..알겠습니다, 이만 가보세요. 강다니엘씨는 해고했으니, 이제 그 이름은 꺼내지 마세요. 서류는 박지훈 팀장한테 다시 주세요."


하 성운
"아, 네..!"

대답후, 급히 계단을 내려가는 하성운이란 사원분이다. 그런데 팀장이 박지훈이라는 사람이라니, 이끌어주실 분인데 커피나 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여주
"내려가보자. 팀장님한테 커피도 타드릴려고."


황 민현
"알았어, 근데 걔 성격 더러우니까 조심해. 너무 나대면 말해, 죽여줄테니까."

김 여주
"으응-"

당연히 사람 죽는 꼴 보기 싫어서라도 안 말할 거지만, 그 정도로 성격이 안 좋겠나 싶어 호기심을 안은 채 내려갔다.


커피를 타서, 박지훈 팀장이라고 써있는 이름표를 보고 그 쪽으로 향했다.

김 여주
"팀장님, 저 들어온지 얼마 안 된 김여주 사원입니다. 커피 타왔는데.. 안 드세요?"


박 지훈
"아, 감사합니다."

컴퓨터만 보며 말을 하다가 고개를 돌리는 팀장, 박지훈씨다.


박 지훈
"앞으론 이런 거 안 타와도.. 어?"

김 여주
"어..?"

서로의 얼굴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동시에 튀어 나온 말, "그 때 그 싸가지!?".


박 지훈
"..뭐, 싸가지? 싸가지는 너겠지. 사람을 치기나 하고. 급해 죽겠었다고, 그 때."

쌍욕이라도 하고 싶지만, 나는 어제부터 회사다니기 시작했고, 이 사람은 팀장인 걸 어떡하리.

김 여주
"..죄송합니다, 그 땐 제가 사과를 제대로 못 했네요."


박 지훈
"커피, 그냥 버려."

김 여주
"네..?"


박 지훈
"버리라고-"

김 여주
"그래도.. 타왔는ㄷ..-"


박 지훈
"아, 버리라고 몇 번을 말해-"

박지훈씨가 몸을 돌리는 바람에 커피가 옷으로 쏟아졌다. 뜨거운 커피가 갑작스레 몸에 쏟아지니 아프지만, 화를 낼 수도 없어 입을 꾹 다물었다.


박 지훈
"..어, 괜찮..!"


김 재환
"시발, 박지훈 너 뭐하냐?"


박 지훈
"그게 아니.."


김 재환
"커피타와준 애한테 지금 뭐하는 거야? 팀장됐다고 설치는 거냐? 죽고 싶어?"


박 지훈
"..."

때마침 들어오는 하성운씨에게 김재환이 " 알아서 김여주 좀 어떻게 해줘요."라더니, 이내 박지훈씨를 데리고 회사 복도쪽으로 나갔다.

그렇게 둘이 나가자, 당황해 벙쪄있던 하성운씨가 날 발견하고는 금방 뛰어와 손수건을 건네줬다.


하 성운
"왜 이러고 있어요, 괜찮아요? 화장실가서 닦고 와요. 많이 젖은거 같은데..-"

김 여주
"아.. 괜찮아요. 제가 원인제공한 거기도 하고.."


하 성운
"..혼자 실수로 그런게 아니라 남이 그런 거에요? 아니, 대체 누가요-"

김 여주
"..팀장님이 그러시긴 했는데, 실수일 겁니다."

아무리 그래도 실수일 거라 생각하며 애써 웃어보였다.


배 진영
"아 드디어 다 끝냈..-"


배 진영
"뭐야.. 김여주, 괜찮아!?"

내게 뛰어오더니, 약간의 화상을 입은 내 무릎을 보고 놀라는 배진영씨다.

김 여주
"아.. 괜찮아요."


배 진영
"내가 안 괜찮아. 바로 옷 사올게, 기다려."

아주 빠르게 뛰어 가는 배진영씨는 아마도 회사 앞 쪽에 있는 백화점으로 가는가 보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내게로 달려오며 숨을 헉헉거리더니, 내게 맨투맨과 바지를 건네는 배진영씨다.

김 여주
"아, 감사합니다. 근데 윗 옷만 젖었는데..-"


배 진영
"선물이라고 생각해, 멍청아."

이상하게 뒤에 붙은 멍청이가 기분 나쁘지 않아 별 말없이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김 여주
"..하하.. 어음, 배진영씨 감사드려요."


배 진영
"그렇게 몇 번씩 고맙다고 할 정도로 대단한 일도 아닌데, 무슨. 됐으니까 가서 일이나 해."

이렇게 보다보니, 싸가지가 없는게 아니라 성격이 원래 잘 표현하지 않는 스타일인가 싶다.

일을 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비록 박지훈씨와는 약간의 갈등이 생긴 듯하지만, 배진영씨의 좋은 점을 알게 된 것 같고 조금은 가까워진 듯하니 말이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건, 민현오빠와 다시 사귀기로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