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 amo tristemente.
28, se


승철이 가고 난 후, 조금은 진정이 된 듯 셋은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여주
.... 잘못 본 걸수도 있겠지만..


여주
최승철이 기침을 했을 때, 손에서 피가 묻어나왔어.

의외로 담담하게 말하는가 싶었던 여주의 눈동자 또한 흔들리고 있었다.

처음 듣는 소식에 한솔과 원우는 눈이 휘둥그레져선 여주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만 있었다.


여주
... 그래서, 수둔으로 가는 게 아닐까.


한솔
.. 수둔이라면 의학 전문이니까요.


원우
... 이건 뭐, 의심의 여지도 없네.

원우가 옅은 한숨을 쉬었다.


원우
..... 근데,



원우
왜 그냥 보낸거야?

원우의 목소리엔, 짙은 증오와 혐오감이자 서글픔이 고스란히 묻어져 나오고 있었다.


여주
...... 나도, 모르겠어.

여주 또한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금방이라도 승철이나 원우의 검을 빼앗아 휘두를 수 있던 찰나의 기회가 수북히 쌓일 만큼 많았는데,

여주는 조금도 그 일에 관해 실행하지 못했다.

오히려 깊게 심장이 뛰어와 무엇을 할 수가 없을 지경이었기에,

꺼냈던 말 몇마디에도 눈동자가 흔들려 왔었다.


원우
.... 당신, 앞으로 나아가려면 더 강해져야해.


원우
고작 이 일로-

원우가 따지는 듯한 투로 언성이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다. 허나 그 말을 끊어버린 여주는,


여주
나도 알아..


여주
강해져야만 한다는 거 너무 잘 알고 있는데,


여주
그게 뜻대로 되질 않잖아 ...

두 눈이 그렁그렁해선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이었다.

그 모습을 본 원우는 움찔하며 금방 자신이 언성을 높인것에 대해 무안한 듯 시선을 피했다.

여주의 호흡이 가늘게 떨려왔으며,

해는 지고 있었다.

깊은 밤이었다.

묘한 인기척에 눈을 뜬 한솔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한솔
.... 여주?

여주가 없었다. 동시에 제 무기도 함께.

당황한 한솔이 천막 밖으로 빠져나와 여주를 찾기 시작했으며,

여주는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한솔
뭐 하는...

한솔은 그 광경에 넋을 놓고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여주
... -

여주가, 제 무기와 함께 주변의 나무를 도구 삼아 공격을 연습하는 듯 이리저리 휘두르고 있었다.

자세는 나쁘지 않았으며, 달빛에 비친 여주의 머리칼이 가늘게 흩날렸다.


한솔
.. 우와아....

한솔이 감탄사를 자아내자, 그제서야 눈치챈 듯 여주가 행동을 멈추고 한솔을 바라보았다.


여주
.. 언제부터 있었어요?

여주가 가쁜 숨을 몰아내쉬며 물었다.


한솔
.. 음, 글쎄요.


한솔
그보다, 검술.

한솔의 눈동자는 여전히 깊었다.


한솔
나쁘지 않네요. 잘하는데요?

한솔의 칭찬에 여주의 얼굴이 밝아졌다.


여주
.. 고마워.

옅게 웃는 여주는 아름다웠다.


한솔
누가 가르쳐 준 거예요?


여주
... 누가 가르쳐 준 지 어떻게 알았어요?

놀란 여주가 한솔을 보며 물었다.


한솔
자세가 똑같아요.



한솔
원우형이랑요.

- 한시간 전 -

여주는 복잡한 생각에 도저히 잠에 들 수 없어 잠시 천막 밖으로 나와 하늘을 보고 있었다.


원우
안 자고 뭐해요.

평소와 같아.

원우가 무심하게 물었다.


여주
... 그냥, 잠이 안 와서.


원우
.....

둘 사이 정적이 맴돌았다.

원우가 여주의 옆에 앉았다.


원우
..... 그, 아까 낮에-....



원우
화낸 건 미안해요.

원우가 움츠러들며 말했다.

진심 어린 사과.

그 진심이 여주에게 닿았다.


원우
... 분해서 그랬어요.


원우
근데 한편으론 멋졌어.

여주가 흠칫 놀라 원우를 바라보았다.


원우
어떻게 그 증오심을 참을 수 있는지,


원우
어떻게 그 두려움을 참을 수 있는지.



원우
당당히 맞서는 네 모습이 멋졌어, 여주야.

놀랐던 여주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감격이었을까,

그게 아니면 대체 무엇이었을까.


원우
네가 강하지 못하다고 해서 널 탓하지 않아.


원우
두려우면 말해, 외로우면 말해.



원우
곁에서 이끌어줄게.



원우
함께 강해지자, 여주야.

별이 반짝였다.

동시에 심장도 크게 뛰는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