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ancaneve e il cacciatore
<Episodio 14>: Una donna sconosciuta; un cuore che comprendo ancora meglio


You
"..그래서, 연락을 못했다고."


배 주현
"진짜 지인-짜 미안. 연락처가 전체 삭제가 됬는데, 너랑 배진영은 카톡을 안하잖아. 단톡으로는 공지했는데, 까먹어서.."

아, 지금이 무슨 상황이냐 하면, 원래 방학이 2주일 남았을 주말부터 졸업식 때문에 학급마다 모임 날짜를 잡고 한 번씩 교대하며 준비를 한다.

이를테면 이벤트 판넬이나, 플랜카드 제작, 강당 꾸미기 등등.


그리고 내 앞에 앉은 이 예쁘장한 아이는 우리 반의 반장으로 그 모임의 약속을 취소한 주범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학생들의 몰표와 남학생들의 지지, 나름 털털한 성격에 인기도 꽤 있는 그런 아이.

어딜가든 눈에 띄는 아이와 어딜가든 눈에 띄고 싶지 않아 하는 내가 이렇게 마주보니,

확실히 여럿의 이목이 쏠렸다.


배 주현
"근데 이거 니가 만들었어? 손재주 좋다-"

You
"그래, 고맙고 내 할당량은 한 것 같은데. 알바 때문인데 좀 가봐도 될까."

"야, 손재주 좋다며- 좀 도와줘라 그냥."

눈치 없고 입이 가벼운 남자애 한 명이 배주현을 두둔하려 나에게 활동을 강요하자 일부러 날카롭게 말을 쏘아붙였다.

You
"너희가 내 생계 책임져 줄 거 아니면 조용히 하지."

보조가방을 챙겨들고 교실 문 밖으로 나섰다. 에이 씨, 가뜩이나 일요일인데 늦게 생겼잖아.

손목의 시계를 보며 걷다 누군가와 부딪힌 느낌에 고개를 얼른 드니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배 진영
"..안녕."

You
"아, 안녕. 알바 때문에 나 먼저 간다, 배진영!"

발을 헛디딜 뻔해서 그냥 앞 꿈치에 힘을 준 채로 내딛었다. 찬 밑바닥이 쓰리게 느껴졌다. 신발 새 거 사야되나.

타일을 주춤 밟고 계단을 빠르게 내려가니, 먼지 섞인 바람이 피부를 때렸다. 까끌까끌한 모래가루가 섬섬이 휘날렸다.

타인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언제부터 그런 거 신경썼다고, 하며 얇은 옷을 여미니 뒤에서 목도리가 둘러짐을 느꼈다.

You
"누구.."



배 진영
"춥다. 갈 거면 두르고 가."

어안이 벙벙해져 배진영을 가만히 서서 보고만 있자, 내 눈을 피하며 더운지 볼이 발그레해지는 배진영에 웃음이 나왔다.

You
"백설공주님은 아닌데 귀엽단 말이지."

달보드레해지는 기분에 배진영의 볼을 한 번 검지로 건드렸다 고맙다고 손을 흔들곤 뒤돌아 뛰었다.


볼에 손을 대고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는 배진영의 온통 발그레진 얼굴을 보지 못한 채 말이다.

You
"안녕히 가세요."

허리가 휘도록 인사를 하다 겨우 지옥의 점심타임이 지나 자리에 앉았다. 손목도 아프고 발목도 아프고. 안 아픈 구석이 없다며 신세한탄을 하는 중에 폐기에 쌓여있던 에너지드링크를 마셨다.

카페인 음료라 잠이 안 오는 건 사실이지. 고개를 끄덕이며 혼자만의 브레이크 타임을 만끽하고 있는 중에 김재환에게 전화가 왔다.

씨, 안 받아. 나 아직 화났다. 평소엔 재깍재깍 잘만 전화하고, 하루종일 폰만 보는 놈이 내 전화를 씹었다는 것에 기분이 좋지 않아 연락을 끊자 다음날부터 자꾸만 전화를 거는 게 시끄러 벨소리를 꺼놓은지 이미 오래.

피곤하다, 를 외치며 편의점 탁자에 한 쪽 팔을 기댄 즈음,

손님이 왔다는 풍경소리에 벌떡 일어나 아픈 허리를 꺾었다.

You
"안녕하세..?"

익숙한 손님이었다.



황 민현
"우리 자주 보네요."

백설공주님이, 예전과 같은, 아니 더 예쁘고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내가 모르는 여자의 손을 꼭 잡고 들어왔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