悪い子

悪い子#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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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새끼


W. 라면
















#03
















“여주야, 너 전학온 3학년 선배 봤어?
진짜 개 잘생겼던데? 완전 네 스타일같이 생김.”


“……봤어. 별로 안 잘생겼어.”


“웬일이래. 다들 그 선배 보겠다고 난리야, 덕분에 3학년 6반 여자애들로 미어 터지는중. 나도 오랜만에 잘생긴 사람 봤잖아. 내 생각엔 내일부터 고백 하려는 사람 줄을 선다, 줄을 서.”









그 뛰어난 외모를 여자애들이 못 알아볼 리 없었다. 3학년 뿐만 아니라 우리 학년에도 김태형에 대한 소문이 쫙 퍼졌고, 쉬는 시간만 되면 김태형을 보겠다며 2학년 여자애들은 냅다 위층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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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으러 가자.”


“…? 내가 너랑 왜?”


“나 친구 너밖에 없는데.”


“나는 너 말고 많은데.”


“헐! 김여주 너 뭐야? 태형 선배랑 친해? 진짜?
대박! 선배, 저희랑 밥 같이 드실래요?”









그런 김태형이, 점심시간에 친히 2학년 층까지 내려와 나에게 밥을 같이 먹자고 하다니. 이슈가 아닐래야 아닐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야, 너 우리반 오지마.”


“왜.”


“소문 나잖아. 너랑 나 사귄다고.”


“뭐 어때. 여자애들 처리 되고 좋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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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자애들이 쫑알대면서 따라다니는 거 너무 싫어.
한 두명도 아니고, 귀찮아.
그런 소문 퍼지면 그런 애들도 줄 거 아니야. 난 좋은데.”


“난 싫어.”


“왜. 짜장면 사줘?”


“내가 초딩이냐 그런 걸로 오케이하게?”


“이상하네. 옛날엔 짜장면 이거 하나면 만사 오케이였는데.”


“…몇 년전 이야기를.
그리고 그런 애들 귀찮으면 나도 귀찮겠네.
나도 말 진짜 많아. 쫑알 정도가 아닐걸? 김태형 너 귀 터질지도 몰라, 시끄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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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나는 네가 쫑알거리는 건 좋아. 내 귀 터져도.”


“참 나, 오바는… 뭘 이런거 가지고 웃어.”


“아무튼, 누가 내일 너랑 나 사귀냐고 물으면 딱히 부인 안하는거다? 고개 도리도리 하기만 해 봐.”


“그러면 짜장면이나 사줘. 탕수육까지.”


“풉, 이거 봐. 아직도 만사 오케이네.”








5년이 지나도 똑같다. 김태형 말이라면 뭐든 다 알겠다고 하는거. 나에 대해 거의 모든 걸 다 알고 있다며 자부하는 김태형이 죽어도 모를 두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것이다. 나는 짜장면이 좋아서 오케이 하는 게 아니라, 김태형 너라서 오케이 하라는 걸. 짜장면이면 만사 오케이라는 말은 틀렸다. 나는 김태형이라면 만사 오케이였다. 이번에는 절대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얼굴만 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데, 뭐.










“여주야, 너 김태형 선배랑 사겨? 진짜?”



“…”








당장이라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김태형이랑 사귄다는 소문이 확실시 되는 순간 피곤해질 일들을 생각하니 머리가 아팠다. 초딩 때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후배며 선배며 친구들이며 아주 난리도 아니였다. 꼬맹이들도 그러는데 머리 다 큰 고딩들은 오죽하겠냐고. 나는 절대 아니라고 외칠 뻔한 걸 꾹 참으며 김태형의 말을 되새겼다.








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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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웬 선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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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야?”


“김태형.”


“뭐래?”


“같이 영화 보자는데.”


“…???????”


“뭐, 왜.”


“너 좋아하는 거 아니야?”


“뭐래. 얘는 지 잘난 맛에 살아서 누구 안 좋아해.”


“아니, 그러면 영화를 왜 보자고 하냐?
김태형 그 선배 친구들도 많잖아. 같이 영화 보자는 여자들도 줄을 설 텐데 굳이 너랑?”


“내가 편한가보지.”


“야, 남자들은 관심 없는 여자한테 돈이랑 시간 안 써.”









듣고 보니 그랬다. 김태형은 항상 나에게 돈과 시간을 써왔다. 너무 당연한 일이라서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성 간의 사이로 본다면 그저 친한 친구라고 말하기엔 애매한 사이였다. 진짜 나한테 관심이라도 생긴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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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어?”


“웬 영화야?”


“아, 전 학교 후배가 준 티켓인데 오늘까지라서.
공짜 티켓 버리면 아깝잖아.”


“…아. 공짜 티켓이었구나.”


“응, 근데 요즘 영화 더럽게 볼 거 없더라.
뭐 볼래? 뭐 보고 싶은 거 있냐?”


“아무거나. 난 다 거기서 거기야.”


“아, 네가 초딩 때 좋아하던 배우 영화 나왔던데. 그거 볼래?”


“내가 초딩 때 좋아했던 배우가 있었나. 누구지. 내가 좋아한 연예인이 한 둘도 아니고.”


“김석진. 아니야?”


“아, 맞다. 나 초딩 때 김석진 개 좋아했었지. 너는 그런 걸 다 기억하고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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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보겠다고 얼마나 난리를 쳤는데 어떻게 잊어. 나는 너랑 함께한 시간들 한 순간도 잊은 적 없어.”


“…갑자기 뭐래. 오글거려.”


“그러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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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 싫어하지마.”


“뭐? 개뜬금없네…”


“나 좀 좋아해 달라고.”


“…뭔 개소리야. 내가 널 왜 싫어해.”


“너 나 안 싫어해?”


“ㅇㅇ 싫어하면 너랑 영화를 왜 봐.”


“그러면 왜 지금껏 나만 보면 욕하고, 밀치고…”


“…”









순간, “좋아해서.” 라고 말할 뻔했다. 기대하게 되는 네 행동에 지친 내가 짜증나서, 그래서 심술 부렸던 거라고. 네가 싫어서 그랬던 게 아니라, 너무 좋아해서 그랬던 거라고. 김태형의 예쁜 눈에, 예쁜 목소리에 홀려 전부 말할 뻔 했다.








“그냥 장난이지. 아무튼 너 싫어한 적 없다고.
초딩 때도 말했는데, 이건 기억 안나냐.”


“그건 네가 나 상처 받을까봐 해준 말인줄 알았지…”


“아무튼 안 싫어해. 진심이야. 이제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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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됐어. 이제 영화 보러 가자.”










너를 싫어하지 않는 다는 말에 그렇게까지 안심해하며 활짝 웃는 이유를 모르겠다. 너는 내가 널 좋아하는 걸 알고 있잖아. 다 알면서, 계속 모르는 척 하는 이유도. 그냥, 김태형 너라면 하나도 모르겠다.









“와, 일단 김석진 얼굴이 예술이네.”


“내 얼굴은?”


“개무시.”


“칫ㅋㅋㅋㅋ 죽어도 잘생겼다는 말 안해줘. 나는 너한테 예쁘다는 칭찬 많~이 해줬는데.”


“안 잘생겼으니까.”


“너도 안 예뻐!”


“알아, 초딩아.”









부우우우웅_ 부우우우웅_









“윤기 형이다. 나 잠깐 전화 좀 받을게.”


“ㅇㅇ 받아.”


“어 여보세요? 형!”

- “어제 술 퍼마시고 쓰러졌다 지금 인났다.
왜 전화했냐?”

“아ㅎㅎ 영화 공짜 표가 있어서. 형한테 같이 보러 가자고 하려 했지. 형 보고 싶은 영화 있었잖아, 생각나서.”

- “참 나ㅋㅋㅋㅋㅋ 별 걸 다 기억해, 웃긴 새끼. 그래서 영화 봤냐? 설마 사내 새끼 혼자?”

“아니. 여주랑 봤어. 혼자 볼 바에 안 보지.”

- “데이트 했네. 내가 전화 안 받기를 잘 했구만.”

“그런 거 아니거든ㅋㅋㅋ 아무튼 끊어요, 형.”

- “어, 또 연락해라.”










바로 옆에서 전화를 받은 김태형 덕에 나는 자연스럽게 통화 내용을 다 듣게 되었다. 나한테 물어보기 전에 먼저 다른 사람한테 물어봤었구나. 당연히 나한테 처음으로 물어봤을 거라고 생각한 게 너무 웃겼다. 나는 이미 미친듯이 바라고 있는거다. 김태형이 나를 여자로 봐주길, 나한테 관심이 있기를. 그렇게 바라고 아닌 척 내 마음까지 속이고 있었다. 세상에서 제일 바보 같은 짓을, 그렇게 계속 하고 있던거다.







“윤기 오빠한테 먼저 물어봤었네.”


“응, 형이 저번에 X벤져스 보고 싶다고 했거든~”








또, 김태형은 그냥 남의 말을 기억 잘 한다. 본인이 좋아하는 사람이던, 싫어하는 사람이던 호감을 사는 이유였다. 어렸을 때부터 배려가 몸에 벤 아이다. 그러니까, 오늘 김태형이 나한테 한 짓은, 내가 하루종일 수만가지의 의미부여를 했던 짓은, 김태형에게는 그저 일상일 뿐이라는 말이었다. 5년 동안 김태형을 보지 않아 잠시 잊고 있었다. 김태형이 어떤 애였는지, 내가 그렇게 지쳐했으면서도 왜 끝까지 포기를 못했는지. 전부 까먹고 있었는데, 오늘 모두 깨달았다.









“너는 마약이야.”


“? 갑자기? 좋은 뜻이야?ㅋㅋㅋㅋ”


“나쁜데,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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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써~ 나 안 싫어한다는 거 믿을게.
그러니까 그렇게 너답지 않게 띄워주지마. 어색해ㅋㅋ”


“진짠데.”









나는 또 그 위험한 마약에,
다시 한 번 빠져든 것이었다.













/✍🏻/
오랜만이어유!
시험도 끝났구 방학이니 열심히 쓰겠습니다~
댓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