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과 에이드

03. 청사과 에이드

1학년 교실 앞에서 괜히 서성거렸다.

"내가 지금 뭐 하는 기고…"

남의 반 앞에서 얼쩡거리면 이상하게 볼 거 아이가.

"그래 걍 가자…"

가려고 해도 오지랖인지 내 지나칠수가 없다 아이가. 다시 슬쩍 고개를 다시 돌려보니 더 잘보였다. 미나미가 사물함 앞에 앉아 있었다.

발밑에는 구겨진 포스트잇이 잔뜩 흩어져 있었다.

미나미는 아무 표정도 없이 하나를 집어 펼쳐봤다. 잠깐 읽더니 그대로 구겨 바닥에 던졌다.

또 하나.

또 하나.

그러다 귀찮다는 듯 손으로 휙 털어버렸다.

형형색색 포스트잇들이 바닥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

내는 멍하니 그 모습을 보고 있고.

잠시 뒤 미나미가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 밖으로 나왔다. 도망칠 틈도 읎이

그렇게.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다.

"..."

"..."

아이고 걸려뿟다 우짜노.

"어... 안녕."

photo

근디 가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지나가려 하디? 내는 또 미쳤는지 그걸 잡았다.

"잠깐만"

미나미의 발걸음이 멈췄다.

"니… 괜찮나?"

"...뭐가요. 누구신데요."

"아까 그냥… 내는 전학생인데"

미나미는 잠시 내를 빤히 쳐다봤다.

"...봤어요?"

"어... 어쩌다 보이더라."

"...상관하지 마세요."

차갑게 한마디 남기고 다시 걸어갔다.

"그래도…"

내 말에 미나미가 또 멈췄다.
미나미는 한숨을 작게 내쉬더니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

"선배님."
"응?"

"처음 본 사람 
걱정하는 취미라도 있어요?"

"그기…"

"한가하신가 보네요."

그 말만 남기고 계단 아래로 사라졌다.

"...와."

내는 멍하니 서 있는디도 또 웃음이 나오데?

"아가 차갑네…"

그래도 이상했다.
그 애가 밉지 않았다. 신경 쓰였다. 도와주고 싶었다.
그리고 미나미가 던진 말만큼
사물함 앞에 흩어져 있던 그 포스트잇들이. 자꾸만 눈에 밟혔다.

"저 뭐 써있는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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