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34
시끄러운 내부의 클럽이었지만 그들 사이에는 정적만이 흘렀다. 화려한 빛들을 쬐어주는 수많은 조명들이 수없이 내릴 때, 지민과 여주는 서로를 바라보며 넋을 놓고만 있을 뿐이었다.

"......"
평소보다 훨씬 꾸며진 서로의 모습에 홀려버린 건지 모르겠지만 그 정적도 잠시, 여주는 고개를 빠르게 저으며 정신을 차렸고 지민에게 말을 걸었다. 정작 빨개진 두볼은 감추지 못한 채로 말이다.
"너... 너 왜 이런 곳에 있어!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그리고 너... 너는 고등학생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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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누나는 뭐 성인이신가봐요 이런 클럽도 다오고?"
"ㄴ... 나는..."
말을 잇지 못하는 여주의 모습에 지민은 그런 게 귀엽다는 듯 한 손으로 입을 살짝가린 채 키득거리고 있었다. 여주는 부끄러웠는지 뺨이 울그락 붉으락 더욱 더 빨개져만 갔다.
"나는 핏치못할 사정이 있어서 그런 거고...!"
"음? 우리 선도부장 누나한테 무슨 사정이 있으시길래, 이렇게 까리한 누나들이랑 까리하게 차려입고 이런 곳을 다 왔을까?"
"뭐...? 까리?"
지민의 그 말에 여주의 친구들은 '어머어머~' 라며 몸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베베 꼬았고, 그 와중에 까리하다 라는 말이 뭔지 이해 못한 여주였다. 그 모습에 지민은 더 웃어대기 바빴다.
"...까리하다는 게 뭔데...?"
"까리하다는 말 몰라요? 누나 완전 바보네?ㅋㅋㅋ"
"모를 수도 있는 거지 뭐... 그래서 그게 무슨 뜻인데"
지민은 알려주겠다며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여주에게 다가갔고, 몸을 낮추어 여주의 귓가에 가까이 가서 고개를 살짝 꺾고는 속삭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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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꼴린다고요"
아마 저 뜻이 아닐텐데도 여주는 철썩같이 그 말을 믿고, 왜 이런 뜻의 말을 듣고 몸을 저러는가 싶어 그런 친구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곧이어 한 번 피식하고 웃은 지민은 붉어졌던 여주의 뺨을 본 건지 상체를 들고 여주를 지긋이 바라봤다.
"...누나 술 마셨어요?"
"어? 아닌데 내가 술을 왜 마셔"
"근데..."
지민은 여주의 왼쪽 볼에 손등을 가져다 대며 말했다.
"...누나 볼이 왜 이렇게 빨개요?"
그 말에 또 한 번 자지러지는 여주의 친구들이었다. 여주의 얼굴은 더 붉어짐이 당연했고 어쩔 줄 몰라 이상한 표정을 지는 여주에 지민은 또 다시 빵 터졌다.
그때, 바의 뒷공간에서 나오는 사람들. 그들은 박지민의 이름을 부르며 한 발짝씩 다가왔다. 낯익은 목소리에 여주는 어? 하며 지민 뒤를 슥 쳐다보았다. 다름 아닌 그곳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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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 예쁜 누나들은?"
태형과 현진이 태연히도 걸어나오고 있었다.
지민의 등에 가려 여주를 못 본 그들은 여주의 친구들에게 말을 걸었다.

"오 뉴페이스?"
여주의 친구들은 그들의 등장에 좋아 어쩔 줄을 모르는 눈치였고, 지민은 그들이 불렀음에도 뒤를 돌아보지 않고 여주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여주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지민에 좀 비켜보라며 밀어보았지만 지민은 꿈쩍도 하지않고 계속 바라보고만 있었다.
"아 왜이래 좀 비켜봐"
"진짜 개이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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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왜 진작에 화장하고 안 다녔어요?"
"아 뭐래..."
"이렇게 예쁜 거 알았으면 내가 튕기지도 않고
붙어먹어 줬을텐데"
"아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비키라고 했다"
그리고 지민의 시선이 여주의 얼굴에서 턱과 목을 타고 점점 밑으로 내려갔다. 그에 기겁하며 여주는 어딜보냐며 버럭 소리를 질렀고 지민은 한숨을 한 번 쉬고 말을 했다.
"...옷은 또 왜 이렇게 야한 걸 입은 거에요?"
"이거는...!"
"나 꼬실려고 한 거면 좀 인정인데. 그거 아니잖아"
"그래 아니거든 그러니까 좀 비켜..."
"...그럼 좀 가려요. 내 키만한 남자새끼들은 다 보겠네"
"아 진짜!"
여주와 키차이가 좀 나던 지민은 눈을 게츰스레 뜨며 여주를 봤고 여주는 식겁한 눈치로 몸을 움츠렸다.
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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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쪼그라들면 가려져요 그게?"
지민은 여주를 조금 바라보더니 자신이 입고있던 자켓을 갑자기 벗었다. 그리고는 여주에게 두어발 정도 더 다가가 여주의 뒤로 자신의 자켓을 휙 둘렀다.
여주는 깜짝 놀란 상태로 굳어버렸고, 자신의 몸을 감싸 안고 있는 여주였기에 자켓을 들고 있는 지민의 손은 허공을 맴돌았다.
"...팔 좀 내려봐요 그래야 내가 누나 어깨에 걸쳐주지"
"아..."
급히 손을 내리는 여주였고 마저 자켓을 걸쳐주는 지민이었다. 동상처럼 굳어버린 여주의 어깨를 둘러 자신의 오른팔로 여주의 오른 어깨를 잡았고 지민이 여주 옆으로 자리를 옮기자 여주의 친구들과 대화중이던 태형과 현진에게 여주가 자연스레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그들은 하던 대화를 멈추고는 여주에게 말했다.
"...선도누나...? 맞죠?"
"...응..."
"헐? 누나 무슨일이래 그 옷은 뭐고?"
어색한 표정을 짓는 태형과 현진에 여주의 친구들은 너도 여주랑 아는 사이냐며 물었다. 그에 당연히 알죠 라며 말하는 태형. 현진은 다시 여주에게 말을 걸었다.

"씁... 너무 예쁜데?"
눈도 마주치지 않고 중얼거리듯 말하는 현진에 여주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지민은 여주를 더 꽉 껴안으며 현진에게 신신당부하듯 말했다.
"...누나 내꺼거든?"
"시발ㅋㅋㅋ 왜 쫄리냐? 내가 뺏을까봐?"
"아니? 전혀?
누나는 나 좋아하거든? 니 같은 양아치는 싫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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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양아치잖아"
여주의 말에 지민은 에이 하며 부정했지만 아마 반쯤은 인정을 했을 것이다. 무안한 표정에 현진은 지민을 비웃기 바빠졌고 지민은 그런 현진에게 말했다.
"...작작 쳐웃어라"
"너도 좀 작작하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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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렇게까지는 아니었잖아, 갑자기 왜 이래?"
"그걸 질문이라고 해요?"

"...누나 지금 존나 꼴린다고."
@저는 또 뭘 쓴 걸까요... 이게 뭘까요...?
@...손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