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다섯 번째 이야기
고깃 씀.
정국은 카페 앞에서 머뭇거린다. 다신 오지 않겠다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왔는데 들어가도 되는지 고민한다. 정국은 다신 오지 않겠다고 해놓고서 온다는 게 자존심도 상했지만 무엇보다도 신이 말하는 대로 흘러가는 게 너무 싫었다. 마치 신의 손바닥 안에 있는 느낌, 신이 저를 갖고 노는 느낌. 그런 느낌이 드는 게 너무 싫은 거다. 그래서 정국은 한참을 머뭇거리다 우물쭈물 들어간다.
“알바 면접 보러 오신……”
서경은 들어온 사람이 정국인 것을 확인하고는 말을 하다 멈춘다. 그리곤 동그래진 눈을 하고 물어본다. 여긴 어쩐 일이야? 정국은 바로 대답하지 못 하고 머뭇거린다. 그래도 말해야 하긴 하기에 힘들게 입을 연다. 면접…… 보러 왔어요. 서경은 그 말을 듣고서 놀란다. 옆에 있던 지민과 태형도 놀란다. 여기서 놀라지 않고 웃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다. 바로 신(김석진)
신은 싱긋 웃으며 정국에게 다가가 속삭인다.
“거봐. 내 말이 맞지?”
정국은 다 알고 있으면서도 방관한 신에게서 분노를 느끼지만 참는다. 여기서 이 분노를 표출해 봤자 미친놈 되는 건 본인뿐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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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사장인 신은 정국과 단둘이 면접을 보고 싶다 말하고는 정국을 데리고 면접실로 데려간다. 정국은 문이 닫히자마자 신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는다. 신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여유롭게 미소를 짓는다.
“그래. 난 당신의 그런 얼굴이 싫어. 전부 다 알고 있다는 듯, 전부 예상했다는 듯 여유롭게 미소 짓는 그 얼굴이 너무 싫다고.”

“난 신이니깐. 알고 싶지 않아도 모든 인간들의 운명을 알고 있을 수밖에 없거든.”
“다 알고 있었으면서 왜 말도 안 해 줬어?? 도움은 안 바라. 그저 말만 해 줬으면 좋았잖아.”
신은 자신의 멱살을 잡고 있는 정국의 손을 뗀다. 그리곤 옷을 정리하며 말한다.
“신은 운명을 바꿔선 안 돼. 우리에겐 그런 암묵적인 룰이 있어.”
“그럼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닥치고 있지. 왜 그렇게 아는 척을 하는 거야? 그러니까 더 짜증 나고 불안하다고.”
“정국아.”
“왜.”
“너의 통장을 훔친 건 내가 아니야. 네 형이잖아. 근데 왜 나한테 화를 낼까?”
정국은 신의 말에 어이없어하며 헛웃음을 짓는다.
“이래서 다들 신을 싫어하는 거네.”
“자, 그럼 면접을 시작해 볼까?”
정국은 어쩔 수 없이 면접은 봐야 하기에 자리에 앉는다. 그리곤 이럴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에 괴로워한다.
누구보다 신을 숭배했던 아이가, 신에게 뭐든 다 바쳐줄 것처럼 굴던 아이가 신에게서 완전히 등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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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을 마치고 정국은 침대에 쓰러지듯 눕는다. 집안은 여전히 엉망이지만 정리할 힘조차 없다. 오늘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체력을 다 써버리는 바람에 몸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가 않는다. 이대로 잠들어버리고 싶다. 영원히 꿈속에 갇히고 싶다. 유성과 매일을 함께하고 싶다. 현실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현실은 열여덟 살인 정국에게 너무나도 가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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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에서 계속
안녕하세요 고깃입니다🤭
이 작품이 핫 에디터픽이더라구요 ㅠㅠ 진짜 너무 안 믿기고 지금 너무 기뻐서 말도 잘 안 나와요 ㅠㅠ 너무 감사드리고 많이 부족한 저의 작품 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앞으로도 정말 열심히 연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