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늑대가 찾아왔다_03
w.노란불
저 커다란 늑대 덕에 문을 일일이 부술 필요는 없어졌다.
이건 좋네
그나저나... 저 방 안으로 뛰어들어간 늑대를 어떡하지...?
처음으로 마음 먹고 목을 내리치려 했을땐
늑대를 편안하게 해주는게 쉬웠지만
저렇게 아픈 상태로 방에 누워있는 꼴이 마치...
따듯한 곳을 찾기 위해 발악한 모습 처럼 보여져
안쓰러운 모습에 마음이 약해진다.
"얘를 어째..."
생김새도 그렇고...저렇게 뛰쳐 들어온 것도 그렇고...
어렸을 적 키웠던 깜둥이와 너무 겹쳐보여 이도 저도 못 하게 되었네
부서진 문을 지나 누워있는? 아니 쓰러져있는 늑대의 옆에 앉는다.
초록빛의 한복 치마가 늑대의 붉은 피로 물든다.
"윽... 피비린내"
일단 치료라도 해주자 하는 마음에 재빨리 뒷마당으로 가
여러 약초들을 캐온다.
"약초를 빻을만한 절구지가...없네?
대체 있는게 뭐야..."
어쩔 수 없지. 손으로 있는 힘껏 으깨서
늑대의 상처 부위에 펴바른다.
"아 참 기다리고 있어봐 늑대야"
어릴 적 엄마에게 받은 경단이 있었는데 어디있더라...
주방을 이리 저리 뒤적이다, 오 찾았다.

"이거는 어렸을 때 받은건데
만병통치약이래!"
"정~말 소중한 사람이 아플 때 주라했는데,
다 줄 순 없고! 조금만 뜯어서 줄게"
작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경단을 뜯어 늑대의 입에 가져다댄다.
"얼른 입 열어봐~ 너 낫게 해준다니까"
꿈쩍 않는 늑대의 입에 어쩔 수 없이
손으로 늑대의 입을 벌려 집어넣는다.
"삼켜! 얼른 삼키라구"
늑대가 내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건지
꿀떡ㅡ 삼킨다.
"아휴, 한시름 놨네
너 신세진거야? 나 잡아 먹으면 안돼?"
슬슬 다시 차가워지는 방바닥에
나무를 베기 위해 아까 찾아 둔 지게와 도끼를 챙긴다.
"기다리고 있어!"
늑대의 얼굴을 쓰다듬고 집을 나선다.
늑대는 가지 말라는 듯이 낑낑대지만 이미 집을
나선 나로썬 듣지도 못한 채 집을 나섰다.
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