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パク・ジフンビングイーグル]

1話。水に落ちた夜

퇴근 시간은 평소랑 같았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더 길게 느껴졌다.

 

 

시계를 한 번 더 보고,

연우는 사원증을 가방에 넣었다.

 

 

“…오늘은 그냥 집 가기 싫다.”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다른 쪽으로 향했다.

 

 

영화관.

상영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은 영화 하나.

 

 

[왕과 사는 남자]

 

 

연우는 별 생각 없이

표를 끊었다.

 

 

 

 

 

영화가 끝났을 때,

극장은 조용했다.

 

 

엔딩 크레딧이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

연우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눈이,

조금 젖어 있었다.

 

 

 

 

“…너무하네…”

작게 중얼거렸다.

 

 

어린 왕.

아무것도 모르고 웃던 얼굴.

그리고,

끝내 혼자 남겨진 사람.

 

 

연우는 손등으로

눈가를 문질렀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돼…”

자리를 일어났다.

 

 

극장 밖.

불빛이 환했다.

사람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웃고 떠들고 있었다.

 

 

그게 더 이상했다.

연우는 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걸었다.

 

 

머릿속에서

영화 장면이 계속 맴돌았다.

 

 

“이홍위…”

이름이 입 안에서

작게 굴러갔다.

 

 

“…열일곱에 죽는다고?”

발걸음이 멈췄다.

 

 

횡단보도 앞.

신호는 빨간색.

 

 

차들이 빠르게 지나갔다.

연우는 멍하게 서 있었다.

아까 본 장면이

계속 떠올랐다.

 

 

차가운 궁.

조용한 밤.

아무도 없는 자리.

“…혼자였잖아…”

 

 

그때,

“어, 어…!”

작은 목소리.

 

 

연우는 고개를 들었다.

아이였다.

 

 

차도 쪽으로,

한 발.

더 나가 있었다.

 

 

 

 

연우의 눈이 크게 뜨였다.

생각할 틈도 없이,

몸이 먼저 움직였다.

 

 

“야!”

손을 뻗었다.

아이의 팔을 잡았다.

 

 

그 순간—

빛이 번졌다.

소리가 끊겼다.

 

 

 

 

눈이 떠졌다.

천장이 보였다.

 

 

나무.

낯선 구조.

연우는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여기 뭐야…”

몸을 일으켰다.

옷이 달랐다.

 

 

손을 내려다봤다.

낯설었다.

“…꿈인가?”

 

 

주변을 둘러봤다.

기와.

나무 문.

낮은 탁자.

 

 

어딘가,

너무 익숙한 풍경.

“사극 세트장…?”

혼잣말이 흘러나왔다.

 

 

그때,

문이 열렸다.

 

 

“아씨!”

여자가 급하게 들어왔다.

연우는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정신이 드셨습니까, 아씨.”

 

 

아씨.

그 단어가

어색하게 들렸다.

“…저요?”

 

 

여자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젯밤에 갑자기 쓰러지셔서—”

 

 

연우의 손이

천천히 내려갔다.

쓰러졌다.

여기서?

 

 

 

 

“…여기가… 어디예요.”

 

 

잠깐의 정적.

여자가 당황한 눈으로

연우를 봤다.

“…아씨, 무슨 말씀이십니까.”

 

 

연우는 입을 다물었다.

말이 이상했다.

상황도,

더 이상했다.

 

 

“…아니에요.”

작게 넘겼다.

 

 

여자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다행입니다… 큰일 나는 줄 알았습니다.”

 

 

연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자기 손을 내려다봤다.

 

 

이게,

꿈이면.

너무 생생했다.

 

 

 

 

밤.

연우는 잠들지 못했다.

 

 

눈을 감으면,

아까 그 영화가 떠올랐다.

 

 

어린 왕.

조용한 궁.

 

 

그리고—

그 이름.

“…이홍위…”

 

 

작게 중얼거렸다.

말이 끝나자마자,

이상하게 심장이 뛰었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그 이름이 계속 걸렸다.

연우는 이불을 끌어당겼다.

 

 

“…말도 안 돼…”

 

 

여긴 조선 같고,

나는 아씨고,

그럼—

“…아니겠지…”

 

 

스스로 고개를 저었다.

생각을 멈추려 했다.

 

 

하지만,

머릿속이 가라앉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마당이 보였다.

햇빛이 부드럽게 들어왔다.

연우는 문 앞에 서 있었다.

 

 

아직도,

어색했다.

모든 게.

 

 

그때,

“오늘 입궐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연우가 고개를 돌렸다.

“입…궐이요?”

“예. 중전마마께 문안 드리러 가시는 날입니다.”

 

 

연우의 눈이

천천히 흔들렸다.

 

 

입궐.

궁.

그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이어졌다.

 

 

“…궁에요?”

“예, 아씨.”

 

 

연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심장이,

이상하게 뛰기 시작했다.

 

 

어제부터 계속,

어긋나던 퍼즐이—

조금씩,

맞춰지는 느낌.

 

 

연우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금이…”

목이 말랐다.

그래도 물었다.

“…몇 년이에요?”

 

 

여자는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

“1452년입니다.”

 

 

그 순간,

연우의 시선이

멈췄다.

 

 

1452년.

그 숫자가

머릿속에서 이어졌다.

 

 

문종.

그리고—

단종.

 

 

연우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어제 들었던 이름.

영화 속 이야기.

그리고 지금.

 

 

전부,

이어지고 있었다.

 

 

 

 

연우는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

“…설마…”

 

 

입술이 떨렸다.

그 이름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이홍위.

 

 

연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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