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枚、一枚

Shining stars 6화

 불안했다. 우진이가 내 말을 안 듣고 이대휘 말만 들으려고 해서. 이대로 사람들이 다 내 잘못을 알아버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됐다. 애초에 내 선택이 잘못됐다는 건 나도 아는 바이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때는 내 감정이 내 마음대로 조절이 되지 않았다. 아무리 말해도 변명인 것은 안다. 나 이제 진짜 어떻게 해야 되지? 차라리 죽고 다시 태어나서 우진이한테 당딩한 그런 사람이 되는 게 낫겠다. 나 왜 그런 거야, 도대체. 우진이가 대휘랑 어떤 얘기를 하는지 조금 엿들으려고 문 앞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내가 질못 본 걸까? 아니, 제대로 봤다. 이대휘, 저 자식이 우진이랑 뽀뽀를 하는 거. 내가 우진이랑 싸우지만 않았어도 이란 일은 없었을 텐데. 울고 싶었다. 아빠한테 부탁해서 이대휘 치료 제대로 해달라고 하고, 엄마한테 부탁해서 이번 일 조용히 묻고 가게 해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내 마음이 불편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이런 일 있어도 범죄자는 아무렇지도 않던데. 나는 왜 이럴까. 띠리링- 엄마였다. 조금 무서웠다, 내가 이대휘 때린 거 일고 있을까봐.

 “어… 엄마? 무슨 일이야…?”

 -어, 아들. 지금 밖이야? 빨리 집으러 가, 우리 동네에 낮부터 후배 때리고 병원으로 데려가서 아닌 척하는 사람 있다고 신고 들어왔어. 너도 당할까 봐 무서워,

 “어, 엄마! 그거 엄마가 담당해서 조사하는 거야…?”

 -어, 그치. 왜?

 “ㅇ…아니야, 아무것도. 엄마도 조심해,”

 -엉야, 들어가서 공부해라.

 “으응…”

 어떡하지. 나 정말 과거의 나를 때려 죽이고 싶다. 우진이는 나 절대 용서 안 하겠지?


 “시발, 시발, 시발!”

 나도 잘못한 건 알아, 미안하다고. 근데… 직접 가서 이렇게 말할 자신이 없어. 무서워. 나는 그 일이 있고 며칠 동안이나 악몽을 꿨다. 어떨 때는 이대휘 몸 던체기 피로 물들고 나에게 점점 다가 오면서 왜 그랬냐며 쫓아 다녔다. 또 어떤 날은 재판을 하는데 내가 무시징역을 당했다. 진심으로 무서웠다. 그리고 환청도 들렸다. 이대휘 목소리였다. 죽는 게 차라리 났겠다는 생각도 여러 번 들었다. 그럴 때마다 엄마한테 전화를 해서 수사 어느 정도 진행이 됐냐고 물었다. 그러면 엄마는 시작은 했지만 가해자가 남긴 흔적도 없고, 목격자도 없다고만 답했다. 그러면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나 평생 이러고 살아야 되는 건가…?”


 “어, 아들 왔어?”

 “응, 왜 불렀어?”

 “엄마가 맡은 사건 종결돼서 놓자고 부른 거지!”

 “뭐? 졸결? 갑자기? 흔적도, 목격자도 없다며.”

 “응응, 그래서 우리가 시나리오 짜서 종결시켰어.”

 “어떻게 짰길래?”

 “아이, 그냥 대충 피해자가 자해했다는 식으로 했어! 우리 놀이공원 가자, 너 가고 싶어 했잖아, 그치!”

 “어, 엄마. 우리 다음에 가자…”

 “왜? 야, 어디 가!”

 너무 미안했다, 이거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어떻게든 범인 잡는 게 경찰이잖아. 근데 이렇게 시나리오 써서 종결했다고 가해자인 아들한태 당당히 얘기해도 되는 거야, 이거?


 “아니, 그게 말이 돼? 우리 애가 자해라고? 허, 담당 형사 불러, 당장!”

 경찰서로 가서 내가 때렸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이대휘 어머님이 계셨다. 지금은 아니야, 조금만 더 나중에. 나중에는 진짜 꼭 다 말할개요, 진짜 죄송해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우리 애 얼굴이 어떻게 됐는데! 원래도 못생겼는데 더 못생겨졌잖아! 책임도 못 지면서 뭐? 자해? 미쳤냐!!!”


 “어디 가세요?”

 “아씨, 또 환청인가…”

 “선배님! 선배님 짓이죠? 제가 자해라고요? 웃기네, 담당 형사가 선뱌님 어머님이라 그랬나 봐요? 좋아요, 그러면?”

 “ㄷ, 대휘…?”

 “사과해요, 그러면 되잖아.”

 “내, 내가 잘못한 것, 도 없는데 왜?”

 “와, 그 컨셉은 뭐예요? 진짜 어이없네.”

 “닥쳐, 좀.”

 “선배님은 제발 평생을 지옥 속에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아니야, 이거 아니야, 아니라고.”

 

 “아니야!”

 또 꿈이었다. 시발, 진짜 죽어버릴 것 같다. 이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너무 힘들다. 그래, 다 내가 잘못해서지. 어떻게 해야 이게 끝이 날까? 대휘를 찾아가서 사과를 해야 할까? 경찰서에 가서 자수를 해야 할까? 모르겠다. 근데 둘 다 하기 너무 무섭다. 누가 나 좀 도와줘, 나 혼자는 못할 것 같아.

 “죽고 싶지는 않지만, 이렇게 살기는 싫어… 나 어떻게 해야 되지…? 우진이, 우진이가 내 옆에만 있었으면…”

 이런 일이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내가 우진이한테 이상한 말만 내뱉지 않았더라면. 내가 미웠다, 원망스러웠다. 나 원래 이런 사람은 아니었어. 남에게 무엇을 거의 잘 해주지는 않았어도 남을 괴롭히지는 않았어. 나 왜 이렇게 나쁘게 됐을까. 나 진짜 왜 이러고 사냐, 한심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