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182









고등학교 개학식에 태형과 지민이 등장하자 모두의 이목이 주목되었다. 석진과 윤기, 남준과 호석과 같은 상급 유전자를 물려 받은 쌍둥이가 입학한다고 하자 주변 여고에서 알아준다는 누나들은 담 너머로 쌍둥이의 모습을 보며 꺅꺅대기 바빴다.
"누나들, 그렇게 소리지르다가 혼나요."
지민이 학주의 눈치를 보며 담 너머를 향해 소리치자 누나들은 지민이 자상하다며 심장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태형은 그 순간을 즐기려는 듯 더욱 끼를 부린다.
"태형이 잘생김 봐. 역시 우월한 유전자."
"이것들아. 다 교실로 안 들어가? 담 너머에서 뭐하는 거야?"
"태형아. 지민아 사랑해!"
입학식부터 여고 팬클럽을 결성한 쌍둥이 형제였다.
교실에 들어섰지만 역시 적응이 되지 않는다. 아는 사람이 없는 교실 안에는 나만 빼고 다 짝이 있는 기분이다.
"쟤가 그 방송에 나오던 꽃미남 오빠들 여동생이지?"
"완전 평범하게 생겼는데. 오빠들 덕 보는 거지."
솔직히 요즘에 예쁜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렇지 않아? 여자애들의 수근거림이 선명하게 들려왔다. 이건 뭐,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네. 수정이가 그리워지는 순간. 나를 욕하던 아이들의 뒤편에서 걸어들어오던 무뚝뚝한 얼굴의 여자애 하나가 욕하는 애들 얼굴을 쭉 훑어 본다.
"야, 솔직히 객관적으로 쟤가 너보다 훨씬 예쁘다."
"뭐?"
"왜? 내가 틀린 말 했어?"
단발에 무심한 얼굴에 여자아이가 욱하는 아이를 마주보자 그 아이는 금세 꼬리를 내리고 자리를 피한다. 그 단발의 여자아이는 아주 자연스럽게 내 옆 자리에 앉았다.
"자리 없지? 난 뒷자리가 좋아서."
"응, 주인 없는 자리야."
"주인이 왜 없냐."
내 대답에 단발머리 아이는 처음의 무심한 얼굴로 나를 마주보며 말한다. 내가 이제부터 이 자리 주인인데. 그 여자아이의 무심한 표정에서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왠지 모르게 범상치 않은 짝궁을 가지게 된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