ハンサムなキツネ妖怪のロマンチックな告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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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어라


말랑공 씀.









   이무기이자 문지기인 호석은 태형을 인간계로 통하는 문까지 안내해 주었다. 인간계로 가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한 건 호석이긴 했지만 이 문으로 통해서 가는 건 추천하진 않았다. 그러나 인간계로 갈 수 있는 건 이 방법밖에 없기에. 호석은 내키진 않았으나 태형이 자꾸만 졸라 어쩔 수 없이 문까지 안내했다. 인간계로 통하는 문 앞에 도착한 태형의 얼굴은 어쩐지 신나 보이기도, 긴장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긴, 죽을 수도 있다는데 아예 긴장을 하지 않는다는 건 이상하지. 호석은 정말로 갈 거냐며 태형에게 나지막이 물었다.




   “네, 갈 거예요. 영계는 너무 자유롭고 지루해서 미치겠어요. 흥미로운 인간계로 갈래요.”




   “그래. 너는 어렸을 때부터 흥미로운 걸 좋아했지. 몸 조심하고. 죽지 말고.”




   “걱정하지 마세요, 형. 제가 누군데.”




   “사고뭉치 김태형이지 누구겠어, 인마.”




   “네? 보통 이럴 때는 감동적인 말이 나오지 않나?”




   그 말에 호석은 헛소리하지 말고 어서 꺼지라는 눈빛을 보냈다. 태형은 그 눈빛을 귀신같이 눈치채고는 인간계로 통하는 문을 열었다. 그 속엔 눈이 멀 정도로의 환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태형은 잠시 호석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기 위해 뒤로 몸을 틀었다. 나중에 봬요. 호석은 그 말에 그래, 라고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 그래도 호석은 마음속으로 태형이 무사히 인간계에 착륙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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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호석의 말대로 태형은 사고뭉치였고, 호석의 바람대로 태형은 죽지는 않았지만 무사히 착륙하지는 못 했다. 심지어 연화의 화단을 아주 처참하게 망가뜨리고 말았다. 그 덕에 연화는 지금 발을 동동 구르며 태형에게 화를 내고 있는 중이다. 태형은 이미 연화에게 반해버려 그 모습조차 사랑스럽다고 느끼는 중이지만.




   “물어내세요. 제 화단!”




   “잠시만요, 아가씨. 진정 좀 하시고. 일단 제가 영계에서 부잣집 도련님으로 불리고 있거든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고…”




   태형은 인간계에 오기 전 영계에서 챙겨왔던 수표 몇 장을 꺼내기 위해 코트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분명 그의 손에는 수표가 만져져야 하는데, 웬걸 동전밖에 만져지지가 않았다. 태형은 너무 놀라 손에 만져지는 모든 동전들을 손에 꼭 쥐고 주머니에서 손을 뺐다. 그러곤 손을 펼쳤다.




   육백 원. 그건 누가 봐도 육백 원이었다. 앞구르기를 하고 물구나무를 서서 봐도 그건 육백 원이었다.




   “…어라.”




   “어라 이러네.”




   “이상하다… 분명 수표를 챙겨왔……”




   “장난해요?! 육백 원?? 육백 워언!?”




   “아무래도… 하늘에서 떨어지면서 수표가 바닥에 다 떨어졌나 봐요……”




   연화는 순간 골이 땡겨 뒷목을 잡았다. 자칭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사람이 달랑 육백 원밖에 갖고 있지 않다니. 심지어 그렇게 기대하게 말해놓고. 연화는 이제 어쩌나, 생각이 들 무렵 태형에게 가까이 다가가 비장하게 말했다.




   “어쩔 수 없죠. 몸으로 때우는 수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