断片線

片思いの美学 [1]

첫 번째 미학 <1>






3월 3일. 요즘 세대들, 그러니까 학생들은 개학과 함께 찾아온 삼겹살 데이라며 한참 떠들고 좋아할 나이지만 늙은 선생님들은 그저 지옥의 문이 열렸다는 사실 하나 말고는 딱히 이렇다 할 기념일이 아니었다. 3월은 새 학년으로 올라가는 아주 중요한 달이었고, 또 누군가는 입학을 하기도 하는 설레는 달이기도 했다. 일주일 전까지 보충으로 인해 살을 맞대고 얼굴을 맞댔으면서도 무슨 그렇게 할 말들이 많은지. 역시나 개학식 (혹은 입학식) 의 아침 교실 풍경은 너무나 시끌벅적했다. 마치 시골에서 아주 오랜만에 열린 5일장의 풍경과도 같달까. 지금 현재 이 교실에 데시벨 측정기를 들이댄다면 120 데시벨 (비행기 수준) 정도가 나오지 않을까.
 “야, 김여주. 방학 땐 핑크색이더니 이번엔 또 주황색이냐? 네 머리털은 안녕들 하시대?”  “안 그래도 머릿결 상해서 뒤질 지경. 근데 나 주황색도 조올라 잘 어울리지.”  9반이 죽 늘어져 있는 3학년 교실 중, 유독 이 4반이 제일 시끄럽다 싶더니 선생님들이 가장 기피하고 싫어하고 멀리하는 학생들이 아주 다 모여져 있었다. 반 학생 수가 30명이면 10명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20명은, 한 마디로 하자면 일진. 양아치들. 두발 자유라는 교칙이 떨어지자마자 머리를 형형색색 물들여온 문제아들이 단체로 모여 있는 4반의 풍경은 정말이지, 개판이었다. 마치 무지개를 연상 시키는 여러 가지의 색으로 덮인 머리통들이 들쑥날쑥 앉아져 있었고,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몸에는 진한 담배 냄새가 폴폴 풍기고 있었다. 여기가 대체 학교인지, 뭔지. 아마도 곧 종이 울리면 들어올 4반의 담임은 이 광경을 보는 순간 두통이 심하게 찾아오지 않을까.  “올해 지은이 들어왔잖아.”  “지은이? 아, 걔 이제 1학년이야?”  “몰랐냐? 이따 담임 시간 끝나면 1학년 교실이나 주욱 돌자. 지은이도 볼 겸.”  “너 또 그 유치한 짓하려고?”  “유치한 짓? 야, 씨발. 유치한 짓이라니.”  “큭. 신입생 환영한다. 너란 닝겐에게 우리와 함께 다닐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어때. 함께 하겠나.”  “야, 이 미친년아. 내가 언제 그랬어.”  이하연이란 명찰이 간당간당하게 달려 있는 한 여자가 격분하며 김여주란 명찰이 달린 여자에게 주먹질을 하는 시늉을 하자, 또 그걸 그대로 받아 주는 모습이 조금 병신스러웠다. 쪽팔리니까 그런 것 좀 하지 마, 새끼야. 장난스러운 말을 내뱉으며 조금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던 여주는 문득 거울을 보며 '아, 난 예쁜 것 같아.' 란 자뻑 허세에 빠지지만 들려오는 종소리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
 너 쉬는 시간에 뒤질 줄 알아. 병신처럼 쪼ㄱ…. 아, 웃으며 여주와는 조금 떨어진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는 하연의 뒷모습에 그대로 상큼하게 중간손가락을 올린 여주는 주머니에 곱게 넣어 두었던 휴대폰을 꺼냈다. 300개가 넘게 와 있는 단톡방에 들어가 '이하연 빤쮸 보인다 ㅋㅋㅋㅋ' 란 아주 유치한 말을 보내며 혼자서 끅끅거리던 여주는 앞문 열리는 소리에 쥐고 있던 휴대폰을 책상 위에 올려 둔다.

 







 “벌써 3년째 보는 얼굴이네, 이하연.” 

 “아, 쌤이 담임이에요?” 

 “사다리 타기를 해서 나온 결과를 보고 선생님은 자살 충동을 느꼈다, 이 새끼들아.”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 선생님이 오면 어쩌나 내심 걱정을 하고 있던 여주는 너무 익숙한 선생님이 등장하자 그제야 마음을 놓고 마음껏 휴대폰을 만지기 시작했다.
 꼴에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생전 처음 보는 선생님이 들어올까 봐, 휴대폰을 잠시라도 놓았던 그 작은 배려에 스스로 박수까지 쳐 주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지금 이 타이밍에 박수를 쳤다간 아마도 교탁에 서서 출석부를 뒤적이고 있는 저 또라이 선생님이 제 이름을 부를 것만 같아 박수는 스킵 하기로 했다.
 저 선생님도 학생들 사이에선 소문난 또라이 선생님이었기에. 







 “아, 김여주 이하연. 아주 쌍으로 붙어 있네. ”

 “저희 짝 시켜 주시게요?” 

 “아니. 이하연은 1분단 맨 앞. 김여주는 3분단 맨 끝.” 







 단호한 선생님의 말에 여주는 게임을 하던 분주한 손가락까지 멈추고 또 다시 웃음이 터져 혼자 웃기 바빴다.
 아, 저 쌤 진짜 또라이야. 배가 아플 때까지 웃어 젖히는 여주의 모습이 다른 사람들 눈에는 훨씬 더 또라이처럼 보인다는 것을 알고는 있을까.


 고작 들어온 지 5분이 지났음에도 벌써 5시간은 지난 것만 같은 피로감에 선생님은 깊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 









 엄청 심하게 소란스러웠던 3학년 교실과는 반대로 조금은 어색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는 1학년 교실은, 역시나 3학년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었다.
 늘 그랬듯 일진은 존재했지만 한 반에 훅 몰려 있는 경우가 아닌 탓에 그닥 시끄러운 분위기가 아니었다.
 다들 식은땀까지 흐를 만큼 어색한 미소를 띄우며 제 주변에 있는 친구들에게 겨우 말을 이어나가는 게 다였지만, 한 남자는 달랐다. 반듯하게 차려 입은 교복은 무슨 학교 홈페이지에 당장이라도 실릴 것 같았으며, 검은 모나미 볼펜으로 입학 첫 날부터 열심히 문제를 풀고 있는 이 남자의 이름은 전정국. 올해 갓 17살이 된 풋풋한 새내기였지만 사실 이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소문은 허다했다.


 겁나 잘생긴 애가 이번에 새로 입학한다더라. 존나 완벽하다더라. 집도 빵빵하다더라. 그게 전정국이라더라. 까지가 이제까지 들려온 소문들이었는데, 사실 그 소문들은 다 맞는 말이었다. 정국은 잘생겼고, 집도 빵빵했으며, 공부도 끝장나게 잘했다. 하나 모난 게 있다면 단호한 성격이었는데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딱히 불편한 건 없었기에 정국은 제 성격을 바꾸려 애쓰지 않았다. 성격 바꿀 시간에 문제집을 한 권 더 풀겠다는 모범생의 의지가 강했으니까.

 

 

 

 “일단 종 쳤으니까, 화장실 갈 사람들은 가고. 선생님은 교무실 잠시 다녀올게. 교무회의 있어서.” 



 





 짧은 담임과의 시간을 끝으로 또 다시 이곳은 학생들만의 천국이 되었다.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하나 둘씩 정국이 속해있는 1반으로 모이나 싶더니 어느새 복도엔 1학년들과 2학년, 그리고 심하게는 3학년까지 우글우글 몰려 있었다. 정작 저 사람들을 다 모이게 한 정국은 이 상황을 아예 신경 쓰지 않고 문제를 푸는 것에 더욱 집중하려 했다.
 하지만 점차 소란스러워지자 인상을 팍 찌푸리며 복도 창문을 흘긋 흘긴 뒤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휴대폰과 이어폰을 꺼내 들어 귓구멍을 틀어막았다. 저런 소음을 들을 바엔 차라리 노래를 듣겠다는 심산이었다. 


 정국이 이렇게 공부에 푹 빠져 있을 때, 지은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1학년 복도를 거닐던 하연와 여주 외 아이들은 1반 복도가 우글우글하자 혹시 입학 첫 날부터 싸움 났나! 란 생각에 후다닥 뛰어갔다.
 구경은 싸움 구경과 불 구경이 가장 재밌다고, 내심 기대를 잔뜩 하며 수많은 아이들을 뚫고 1반 안으로 들어섰지만, 이게 왠걸? 싸움은 무슨. 존나 평화롭기만 하다. 하연과 여주 외 아이들은 허탈함을 느끼며 씨발, 이란 상스러운 욕을 내뱉었지만 여전히 그 인파는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여기 왜 이렇게 몰렸냐.” 

 “아, 여기가 그 전정국인가. 걔 있는 곳인가 봐요.” 

 “전정국?” 

 “뭐라더라. 잘생기고 돈 많은데 공부까지 잘하는 애가 입학한다고 소문 존나 났었는데. 선배들 몰랐어요?” 







 대체 누가 내 허락도 없이 저딴 소문을 퍼트리고 다닌단 말이야! 란 분노 (사실 혼자서만 소문을 듣지 못한 것 같아 조금 삐침) 으로 가득 싸인 눈빛을 부라리며 많은 인파들이 바라보고 있는 그곳으로 시선을 둔 하연는 정국을 보자마자 '아, 저 새끼다.' 란 생각이 들었다. 공부고 뭐고 다른 건 다 필요 없었다. 그저 잘생겼으니까. 잘생긴 사람과 같이 다니면 남자가 저절로 꼬이는 이득이 종종 있기도 해서 하연은 잘생긴 사람이라면 환장을 하고 달려들었다. 아, 물론 그런 의미로 달려든다는 건 절대 아니니 오해는 금지. 







 “야, 김여주.” 

 “어, 어…?” 

 “쟤야. 저 새끼야. 가자.” 

 “…….” 

 “야, 병신아. 가자니까? 너 갑자기 왜 이렇게 멍하냐.” 







 싸움 구경을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입맛만 쩝쩝 다시고 있던 여주는 지은이 뭐라고 떠드는 소리는 전혀 듣지 않고 주위만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나도 1학년 때 1반이었는데. 란 쓸데없는 생각으로 가득 찬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며 시선을 휙휙 돌리던 그때, 여주의 눈이 정국에게로 향했고 순간적으로 태형은 숨이 멎는 것을 느끼며 정신이 멍해졌다.
 귓가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종소리가 환청으로 들리는 것도 같았다. 한 번 꽂힌 시선은 도저히 거두어질 생각을 하지 못했고 하연의 손에 이끌려 점점 더 가까워지는 거리 탓에 여주의 얼굴은 어느새 터질 듯 붉어져 있었다. 







 “야. 전정국.” 







 이어폰을 꽂고 있기에 혹시나 듣지 못할까 봐 친절히 책상까지 두어 번 두드려 준 하연은 꽤 위엄 있고 자상한 선배의 웃음을 띄우며 정국과 눈을 마주쳤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 두 명이 제 책상 앞에 서 있자 썩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 건지 표정이 영 구린 정국은 그래도 예의상 이어폰 한 쪽을 쏙 빼서 하연과 여주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쭈욱 훑었다.
 대놓고 훑는 시선에 기분이 나쁠 법도 한데 하연은 이미 잘생긴 남자들 생각으로 정신이 없었고, 여주는 잠시 마주친 눈 때문에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아주 죽을 지경이었다. 터질 것 같이 빨개진 여주의 얼굴이 신기한듯 조금 빤히 바라보던 것도 잠시, 곧 들리는 하연의 목소리에 정국의 눈은 하연에게로 향하게 되었다. 







 “너 이제 우리랑 같이 다닐래?” 

 “…….” 

 “우리 그렇게 무서운, 뭐…. 그런 거 아니고. 그냥 남매처럼 잘 지내 보자는 거야. 저 옆에 애들 보이지. 저 애들이랑 우리ㄹ…….” 

 “싫어요.” 







 작년에도 하연은 이런 제안을 하러 1학년 교실을 쭉 돌았었다. 
한 번도 거절이란 걸 받아본 적이 없을 뿐더러, 사실상 거절을 한다고 해도 하연이 생각한 시나리오는 
'어, 그, 글쎄요. 저, 저, 전 고, 고, 공부가 더 주, 중요해서.'
 같은 아주 두려워하는 목소리로 제게 거의 애원하듯 말을 하는 그런 모습이었는데, 정국의 거절은 정말 깔끔했다. 싫어요. 간결하고도 단호한 그 말을 끝으로 정국은 다시 이어폰을 귀에 꽂고 내려 두었던 볼펜을 손에 쥐었다. 무슨 말인지도 모를 만큼 복잡한 수학 식을 눈 하나 꿈쩍 않고 슬슬 풀어나가는 꼴이 하연에겐 그저 우습기만 했다.

 

 

 

 “허, 너 씨발, 지금 씨발, 내 제안 거절한 거냐?” 







 기가 차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위풍당당하게 말을 했지만 정국은 보란듯이 휴대폰 볼륨을 더 높였다. 여주와는 다른 의미로 얼굴이 붉어진 하연은 잠시 당황을 해서 입술만 달싹이다 SOS를 요청할 생각으로 여주의 옆구리를 쿡쿡 찔러 봤지만 이미 혼이 빠진 상태인 여주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아무런 반응 없이 그저 정국을 빤히 내려다 보고 있는 여주는 답답하게만 느껴져 하연은 당장이라도 복장이 터질 것 같았다. 







 “잘생겼다고 얼굴 값 하기는.” 

 “…….” 

 “내일 또 온다. 생각 잘해 봐.” 







 당황으로 물든 얼굴을 더 이상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대로 노출 시킬 수는 없었다.
 자존심 상하니까. 하연은 애써 쿨내가 가득 풍기는 마음씨 넓은 선배인 척을 하며 여전히 멍한 여주를 잡아 끌고는 급히 1반을 벗어났다.
 붉어진 얼굴이 복도의 찬공기를 세자 조금 진정이 되는 것도 같았는데, 여주의 얼굴은 방금 전보다 훨씬 더 빨개져 있었다. 







 “야, 김여주. 야.” 

 “어, 어? 어…. 왜.” 

 “너 왜 이러냐고, 갑자기. 씨발. 내가 좀 도와 달라고 그렇게 신호를 보냈으면 옆에서 한 마디라도 거들어야 될 것 아냐.” 

 “쟤 이름…. 전정국이야?” 

 “어. 왜.”

 “내일 또 올 거지?” 

 “존나 쿨한 척 그렇게 말을 했는데 그럼 또 와야지, 어쩌겠어.” 







 씨발. 씨발. 생각할 수록 분한듯 하연의 욕설은 잦아지고 더욱 거세졌지만 여주는 내일 또 온다는 그 말 한 마디에 어느새 입가엔 웃음기가 가득 담겨져 있었다.
 그래, 그럼 내일 또 오자! 복도를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큰 소리로 대답을 한 여주는 당장이라도 날아갈 듯한 스텝을 밟으며 사뿐사뿐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순식간에 변한 태도에 하연은 또 뻥이 져서 한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계단을 거의 날아 올라가는 여주의 뒷모습을 보고만 있었다. 


 저 또라이 병신 새끼. 한 살 더 먹더니 더 심해졌어. 원체 엉뚱하고 조금 4차원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해서 친구들 사이에선 '또라이', '병신' 으로 통하곤 했지만 어째 고3이 되고 나서는 더 심해진 것 같아 하연은 혀를 끗끗 찼다. 김여주 때문에 존나 피곤한 학교 생활이 되겠다, 를 중얼거리며 방금 여주가 날아 올라간 계단을 기어가듯 엉금엉금 올라가는 하연의 뒷모습은 흡사 나무 늘보와도 같았다.


 한 것도 없는데 피곤한. 그렇게 개학식이자 입학식이었던 3월 3일은 조금은 시끄럽게 지나가고 있었다.

 

 

 

 

*** 




  





 개학식엔 야자를 째 주는 게 원칙이지! 란 혼자 만든 규칙에 맞게 여주는 오늘도 쿨하게 야자를 째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같이 삼겹살을 먹으러 가자며 절 유혹하는 손길들을 다 뿌리치고 집으로 바로 달려와 방 안 침대에 털썩 누운 여주는 계속해서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고 있는 정국의 얼굴에 헤죽 웃음 지었다.
 아, 또 보고 싶다. 저도 모르게 내뱉어진 말에 스스로도 낯간지러워서 허공에 하이킥을 신 나게 하며 침대 위를 이리저리 뒹굴거리던 여주는 순간적으로 방향을 잘못 틀어 그대로 바닥에 추락해 버렸지만, 그 고통마저도 즐거운 듯 입가에 있는 웃음기는 지워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정국…. 전정국.”

 

 

 

 전정국이란 이름 석자를 계속 되뇌이고 되뇌이며 부닺힌 뒤통수를 쓰다듬던 여주는 아, 어떡해!! 씨발!!! 이라며 소리까지 꽥 질러 보지만 도저히 쿵쿵 뛰는 이 심장은 진정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무슨 쌍팔년도 순정만화에 나올 법한 '이게 바로 사랑이란 걸까.' 따위의 말을 중얼거리며 또 다시 얼굴이 붉어진 여주는 조금 들떠 있는 듯했다.

 

 

 

 “나도 드디어 진정한 사랑을……!”

 

 

 

 늘 사귀면 일주일을 넘기는 게 힘들었던 여주는 연애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만나는 사람마다 딱히 감흥이 없었고, 그냥 고백을 해서 사귄 것 뿐인데 귀찮게 찡찡거리는 남자들한테 똑같이 찡찡거리면 그날 바로 차이곤 했다. 하지만 오늘 정말 우연하게 간 1학년 교실에서 만난 정국에게 첫 눈에 반해 버렸고, 여주는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첫 눈에 빠진 상대가 철벽남 이라는 걸 전혀 신경쓰지 않는 초긍정적인 여주는 아마 오늘 밤 잠은 다 잔듯 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