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
24화. 우리의 빌런(1)

sophie97
2026.06.26閲覧数 54
그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대표가 한 말이 내내 머릿 속에 맴돌았다.
"난 내 스타가 허물어지지 않게 최선을 다 할꺼야.
너는 네가 최선을 다 하는 게
과연 누굴 위한 건지 잘 생각해봐.."
사실 대표에게 엄포 아닌 엄포를 놓았지만,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와 나의 마음을 선택했지만,
그 다음에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과연, 난 옳은 선택을 한 걸까..
대표의 한 마디에도
이렇게 불안하고, 흔들리는데...
앞으로 어떤 일이 생겨도 잘 헤쳐 나가고,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불안한 마음을 안고 오피스텔을 나왔지만,
행복한 모습으로 들어가야 하는
나는 갑자기 괴리감이 들었다.
비번을 누르고, 현관문을 여니
그가 현관문 앞에 서 있었다.
"오피스텔로 갈까 하다가
일하는데 방해가 될까봐 참았어요.
내가 분명히 방해를 할 것 같더라구요."
'아..다행이다...
왔으면 큰일 날 뻔 했네...'
"잘 했어요. 이 배려심 칭찬해!"
"근데 얼굴이 많이 피곤해 보여요."
"이제 훈지씨 가면, 나도 씻고 푹 잘래요.
요새는 하루가 정말 길다..."
사실은 대표와 훈지씨 때문에 뺏긴 시간으로
씻고 다시 오피스텔로 가서
오늘까지 넘겨야 할 페이지들의
마지막 수정 작업을 해야 할 참이었다.
'아...인생이 쓰다..'
"잠은 좀 잤어요?"
"푹 잘 잤어요.
그리고 무엇보다...아니에요."
"뭔데 말하려다가 말아요?"
"아니..그냥.. 오래 간만에 마음 편하고,
행복하게 잠든 느낌이라서 좋았다구요."
'그랬구나...
그럼 난 아까 김대표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은거네..'
그냥 그의 입에서 불쑥 나온 '행복' 이란 단어가
나 또한 행복하게 만들었다.
"촬영장 가기 전에
얼굴 붓기 빼게 팩 할래요?"
"좋아요!"
냉장실에서 팩을 하나 꺼내어 왔다.
"소파에 누워요. 붙여 줄께요."
"아~~이래서 사람들이 결혼을 하는 거구나.."
"아니, 그래서가 아니라
살다보면 이래서 싸우고 헤어지는구나 할텐데..."
"에??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사람치고는
결혼에 대해서 너무 회의적인 거 아니에요?"
"훈지씨는 결혼에 대해서 환상 있어요?
난 사랑해도 결혼할 생각은 없는데...."
"네? 그건 또 무슨 소리에요?"
그가 화들짝 놀라 소파에서 일어났다.
"말 그대로지 무슨 소리긴요.
사랑은 감정이지만, 결혼은 현실이잖아요.
난 내 시간을 나를 위해 가장 많이 쓰고 싶고,
방해받고 싶지 않아요.
서로 보고 싶을 때 만나서,
행복하게 시간 보내고 헤어지는 게 좋아요."
"아..그런 생각을 갖고 있구나...
이러면 곤란한데...
나는 결혼해서 애도 많이 낳고,
한 공간에서 싸우고 지지고 볶고
그렇게 살고 싶은데..."
"그렇게 살면 되죠."
"그런 거 싫다면서요?"
"응. 싫어요.
딴 사람이랑 결혼해서 그렇게 살면 되죠.
그게 꼭 나일 필요는 없잖아요."
".... 그럼 요 근래 나한테 보여줬던 것들은
다 뭐에요?"
그가 꽤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내가 뭘 보여줬는데요?
훈지씨를 좋아하는 마음?
그게 왜요?
진심인데...
그게 지금 내 마음이고,
그 마음이 사라질 때까지는 최선을 다할 거에요.
그런데 그게 꼭 결혼을 하고 그런 건 아니라는 거죠.
훈지씨 좋아하면 결혼해야 돼요?
내 마음도, 훈지씨 마음도 평생 같을 거라는
보장은 없잖아요"
"잠깐만...
우리는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너무 다른데요?"
"결혼에 대한 가치관까지 일치해야
서로 좋아할 수 있는 거였어요?
그러면 우리는 시작하면 안 되는 거죠."
"와...아니...진짜 어이가 없네...
내가 알고 있는 유정아가 맞나..
왜 이렇게 냉정해.
완전 딴 사람 같애..."
"우리는 이제 막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너무 멀리 보지 말아요."
나는 그의 양쪽 볼을 손으로 잡고,
이마에 뽀뽀를 했다.
'사랑하면 결혼까지 이어진다고 믿는 사람이구나...
귀엽네..'
"훈지 수업, 정민 쌤으로 바꿔." <25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