私たちは線を越えないことにした

3화. 인터뷰

수연이로부터 그 다음 주 토요일에 인터뷰 약속이

잡혔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되려고 하는 일들은 마치 약속이나 된 것처럼 빠르게

진행된다.


그 인터뷰에서 내 최애 배우를 볼 수 있는 건지,

아니면 대표와만 약속이 잡힌 건지,


그 자리는 내가 과외 선생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하는 자리인지,


아니면 결정된 상태에서 그저 형식적인 인터뷰인지

알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친구여도 내 맘 속을 모두 내비치기는 부담스럽다.



그래서, 인터뷰 날짜에 대한 메시지에 알겠다 하고,

나 혼자 어떤 옷을 입을지,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지,

이런 저런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면서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우선은 나의 학력과 이력을 포함한

레쥬메와 포트폴리오를 준비했다.


자기 소개서까지는 오버인 듯 하여 스킵하고,

적당히 캐주얼하지만,

지적으로 보일 수 있는 옷차림을 위해서,

매일 번갈아 입어봤다.


이렇게 기분 좋은 긴장감을 느꼈던 게

언제가 마지막이었지? 


그 날이 오기 전까지 나는 이 적당한 설레임을

마음껏 즐기고 싶었다.




나는 원래의 일상을 살고 있었지만,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설레임에

기분이 좋았다가도,

혹시라도 그 쪽에서 나를 마음에 안 들어 할 수도 있고,

괜한 설레발로 실망하면 어쩌지

은근 걱정이 되기도 했다.


단, 되도록이면 팬심은 보이지 말 것!!

나는 선생이고, 그 쪽은 학생이니까.




마침내 인터뷰를 보기로 한 토요일 아침.

전날 미리 세팅해 둔

얌전한 H라인 스커트와 블라우스를 입었는데,

다시 보니 너무 회사 면접 복장처럼 보였다.


괜히 힘준 사람처럼 보이긴 싫었다.

검정 와이드 팬츠에 하늘색 셔츠,

그리고 소매를 대충 걷었다.

거기다 어깨 위에 네이비 컬러의 카디건을 걸쳐

 '무심한 듯 시크하게'.

오늘의 컨셉이었다.




운전해 갈 생각에 좀 더 서둘러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강남은 주중이건 주말이건 안 밀리는 날이 없나보다.


가는 길에 접촉 사고가 있었는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체증 속에서 내 속은 타들어만 갔다.


여유있게 나왔는데도, 지각을 할 판이었다.



처음부터 이미지에 금이 간 채로 만나야 하다니...

수연이의 잔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가까스로 지각은 면할 수 있게 도착한 듯 했다.

그런데, 이건 내 예상과 반대로 강남의 빌딩 숲이 아니라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어느 작은 단독 주택 근처에서

내비는 제 갈 길을 멈췄다.



'여기가 기획사 건물이라고?'



조금 김 빠지는 기분이었지만,

실망감을 느낄 새도 없이,

근처 골목에 주차를 하고 시계를 봤다.


'5분 남았어!'


차 문을 닫으면서 정말이지 지각은 면하고 싶은 마음에
 
내 몸은 벌써 차에서 한 걸음은 멀리 가 있었다.



"아~악" 그 때 누가 내 목을 뒤에서 잡아 당겼다.

목이 죄어왔다.



나의 비명 소리와 동시에

 "풉..." 어디서 들려 오는 웃음 소리.


시크하게 걸쳤던 카디건이 급하게 닫은 차 문 사이에

끼면서 앞자락의 팔 묶음이 내 목을 졸랐고,

하필이면 그 모습을 누가 본 건지 나의 비명 소리와 함께

터져 나온 웃음 소리.




생각할 겨를도 없이

본능과 동시에 터져 나온 웃음 소리였는지

그 웃음의 주인공은 급하게 입을 틀어 막는 듯 했다.



창피하기도 하고, 얼굴을 볼 용기까지는 안 났지만

나도 모르게 고개가 돌아갔을 때 본 검정색 바지와

검정색 크록스.


그리고, 무심히 떨군 손에 들려 있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나는 지금 누가 나를 보고 박장대소를 해도

창피해 할 겨를이 없다.


'한 번 보고 지나칠 사람이야.'




난 그 틀어막은 웃음 소리를 뒤로 하고,

내비가 목적지라고 가리켰던 곳으로

바람처럼 뛰어 갔다.


사무실 건물이 아니라서,

직접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야 할지 망설이는 순간에

현관문이 열리고, 어떤 남자가 서 있었다.




"어우, 깜짝이야. 누구세요? 아~ 혹시 영어 선생님?"



"아.. 네. 인터뷰 보러 온 유정아 라고 합니다."



"들어 오세요."

그 남자는 내가 들어가기 편하게 한 쪽으로 비켜 섰다.



편하게 입은 청바지와 맨투맨.

그리고, 30대 중후반 정도로 보이는 편안하지만

샤프한 인상.



'직원이겠지?'




"마침 시간 맞춰서 잘 왔네. 들어와 들어와." 


그 남자는 내 뒤를 향해서 누군가에게 말했다.


'나 말고 또 인터뷰를 보러 온 사람이 더 있는 건가?'


대놓고 뒤를 돌아 보지는 못 하고, 그 남자가 손으로

가리키는 방으로 들어 갔다.


테이블을 앞에 두고,

창문 반대쪽에 위치한 소파 쪽으로 갔다.


주말이라 그런지 안에는 문을 열어 준 남자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혹시 저 남자가 인터뷰를 보는 대표인건가?

대표라고 하기에는 젊은 것 같은데...

하긴 일반 기업이 아니니까'



따라 들어 오면서

문을 활짝 열어 놓은 채로 두는 걸 보니,

아까 들어오라고 했던 사람을 위해 그런 건가 싶었다.



그 남자는 내 레쥬메와 포트폴리오를 건네 받고,

자세히 살펴 보면서 말을 이었다.


회사에 소속된 배우 중 한 명이 넷플릭스에서 제작하는

영화를 준비 중인데, 영어로 말하는 장면들이 있어서

발음 연습과 함께 기본적인 회화와 나중을 위해

영어 공부를 시키고 싶다고 했다.



질문을 주고 받는 사이, 등 뒤에 열어 놓은 문으로

누군가 들어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내가 앉은 소파의 뒤를 지나, 맞은 편 창문 앞에 섰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 때문에 얼굴은 자세히 못 보고,

잠깐 시선을 떨어뜨렸을 때 보이는 그 검정색 바지와

크록스 신발.




아까 내 추한 모습을 봤던 그 사람이었다. 



'하필...여기 직원인거야? 개망신...ㅠ' 



"어. 여기는 우리 회사 유망주, 박훈지에요. 훈지야.

 이쪽은 오늘 인터뷰 보러 오신 영어 선생님.

 근데 주말에 웬 일이야?  

 오늘 스케줄 없어서 푹 쉰다더니 회사를 다 왔어?"




'오...마이...갓...., 아까 나를 본 게 그 배우였던거야?'

내 첫인상은 걸치고 온 옷에 목이 졸린 추한 여자였다.

그의 눈을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햇빛 때문이기도 했고,

창피해서 눈을 맞추면서 당당하게 인사를 할 수 없었다.




"안녕하세요. 박훈지 라고 합니다."

깍듯하고 조용하게 인사하는 저음의 목소리.

앞으로 공손하게 모아져 있는 두 손.

그런데 평소 영상에서 봤던 그 애교 넘치고,

먼저 꼬시는 듯 한 느낌은 전혀 받을 수가 없었다.



'맞네 맞아. 영화에서 들어 본 그 목소리네.'



'아...네..안녕하세요. 유정아라고 합니다."

겨우 인사말을 건네고 난 뒤부터는,

무슨 말을 주고 받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인터뷰를 마치고, 결정하는 대로 전화를 주겠다는

남자의 말을 마지막으로 듣고,

두 사람에게 고개만 숙여 인사하고

재빨리 그곳에서 나왔다.




내 등 뒤로,

그 배우가 대표님 어쩌고 하는 대화 소리를 듣고,

난 그제서야 나를 인터뷰한 사람이

이 기획사의 대표구나 짐작했다.


아까처럼 누가 뒤에서 나를 잡기라도 하는 듯,

도망치듯 나와 차 안에 앉아 정신을 차려보니,

얼굴이 뜨겁게 화끈거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생각보다 너무 젊은 것 같은데...

 아, 나이가 좀 있긴 하구나. 38살.

학력이나 이력도 괜찮고, 사람도 지적으로 보이는데,

이런 저런 소리 안 나오게 하려면 좀 더 나이가 있어

보이는 게 낫겠지?"



"음....대표님, 저는.. 저 선생님 괜찮은 것 같아요.

 재미있으신 분 같아요."  


"왜?"


"그냥요...아까 차 문에 목 졸리시던데. 풉"




"선생님, 오늘은 잘 내리셨어요?" <4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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