魔女地墓(魔女之猫)

마녀지묘(魔女之猫)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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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女之猫)

-마녀의 고양이-

W. 설하










Trigger Warning,

폭력적인 장면이 다수 존재하며,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는 잔인한 묘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주의해 주세요.










목을 타고 느껴지는 따끔함에 황제가 인상을 찌푸렸다. 마녀, 그 계집년은 미친게 분명한게지, 맹수가 으르렁대듯 낮디 낮은 목소리로 말을 내뱉는 황제에 그의 곁에 있던 황의가 흠칫하며 몸을 떨었다. 폐하, 그리 열을 내시면, 상처가 다시 벌어지십니다-, 하는 황의에 황제가 쯧, 하며 혀를 차고는 얌전히 제 상처를 내보였다. 길고 긴 칼자국에 황의가 소스라치게 놀라니, 이는 호두각에서의 소란이 그 귀에 여즉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Gravatar"마녀는 어찌되었는가."


"지하 옥사에 가두어 두었습니다. 군사들의 말에 따르면, ...반항도 하지 않고 얌전히 제 발로 들어갔다 합니다."


"하,"




진정으로 미친겐가, 황제가 다시금 낮게 읊조렸다.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 탓에 황제의 목을 고이 감도 있던 깨끗한 흰 천에 붉디 붉은 핏물이 배어나와 물들었다. 폐하, 제발 고정하소서... 하며 기어이 울먹이고 마는 황의에 황제가 짜증스레 손을 내저었다. 되었으니 대충 약이나 바르고 끝내거라. 하는 황제의 말에 옥체를 귀하게 여겨 상처를 제대로 치료해야한다 신신당부한 황의가 다시금 새 천을 꺼내 상처에 덧대었다. 끈적한 약이 덧발라지고, 목 언저리의 길고 긴 상처를 감싸는 손길을 얌전히 받아낸 황제가 스륵-, 눈을 감았다. 고단했다. 하루가 몹시도 길구나, 하는 웅얼거림에 답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내일 다시 상처를 진료하러 오겠다 이른 황의가 황제의 침소를 빠져나갔다. 비로소 홀로 남았으니, 침구 위로 길게 드러누운 윤기의 눈이 느리게 깜빡였다. 한 번, 두 번, 깜빡일 적 마다 옅은 금빛이 돌았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윤기는 마녀의 붉은 눈을 떠올렸다. 얄밉게 휘는 야살스런 눈꼬리를 한 번 떠올렸다, 곱게 호선을 그리며 올라가다 이윽고 깔깔깔, 하는 웃음을 터트리는 노을빛 입술도 떠올렸다. 나도 미친게지, 헛웃음을 터트린 황제가 제 목의 천을 끌어내렸다. 핏물이 배인 천이 툭, 떨어짐과 동시에 주륵-, 하며 상처에서 선혈이 흘러내리니, 윤기는 한참이나, 멍하니 그 감각을 되새겼다.


마녀는 죽지 않았다.


마녀의 목이 황제의 손에 들려있던 칼에 나가떨어졌을 때, 황제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비틀거리는 동안에도, 호두각은 쥐죽은 듯 고요하기만 하였으니, 마녀의 목이 잘린 채 돌바닥에 나뒹구는 모습은 참으로 기괴하기 짝이 없던지라. 정녕 죽은 것인가, 그 계집이. 그 누구도 저를 죽이지 못할거라, 그리도 큰소리쳤던 이의 최후 치고는 너무나도 초라하지 않은가. 황제가 헛웃음을 흘렸다. 여즉 식지 않은 피가 검날을 타고 바닥으로 뚝, 뚝, 떨어졌다. 마녀는, 죽었나,


누군가가 마녀가 죽었다 외치기도 전에, 황제가 그 몸뚱아리를 내다 버리라 명하기도 전에, 전에 없던 붉은 기운들이 황궁으로 몰려드니, 마녀의 눈을 닮은 붉은 오라들이 바닥에 쳐박힌 마녀의 목을 감쌌다. 흉흉하니 살기를 띈 오라가 휘몰아치는 탓에 제 팔로 눈을 가렸던 황제가 다시금 눈을 떴을 적에는,




"어떠십니까?"


"...허,"


"이 천것의 목숨을 가져가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방실방실 잘도 웃는 마녀를 마주해야만 했다. 


그 뒤의 이야기는 지겹기 그지없는지라, 목이 잘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금 들러붙었으며, 부러졌던 뼈 또한 다시금 자라났다. 뼈 위로 살과 근육이 덧대어 붙으면, 눈꽃마냥 새하얀 피부가 그를 덮었다. 핏자국은 사라지고, 날카로운 칼날에 베인 상처마저도 흔적 하나 없이 사라지니, 마녀의 몸은 그 어떤 흉터도 남지 않아 깨끗하기 그지없었다.


의미없는 행동들의 반복이었다. 마녀는 황제가 무슨 짓을 해도 살아남았으며, 그 붉은 기운은 마녀의 언저리를 줄곧 맴돌았다. 긴 장검으로 가슴 언저리를 후벼파여도 그 심장은 멀쩡히 쿵, 쿵, 묵직한 소리를 내며 착실하게 제 역할을 해냈으며, 목을 찔러도 매한가지였다. 사지를 뜯겨도, 온 몸이 날카로운 칼날로 난도질당해도, 굵디 굵은 새끼줄에 목이 조여도 숨통이 트였으며 정신은 멀쩡할 뿐이었다. 이따금 정말로, 죽겠다 싶어 눈 앞이 붉게 물들 때 쯤이면 어김없이 날아든 붉은 오라가 마녀의 몸을 감쌌으니, 그 섬뜩하리만치 새빨간 오라가 사라진 자리에는 상처 한 줄 없는 마녀가 다시금 자리하는 것이었다. 그녀가 원하든, 원치 않든, 그 붉은 오라는 그녀를 살려냈으며, 황제는 수도없이 마녀의 목을 베었야만 했으니, 검은 곤룡포에 핏물이 들어, 검붉은 빛을 낼 떄 까지, 그 손이 핏물에 절은 채로 굳어 펴지지도 않을 떄 까지, 수없이 마녀를 베고, 또 베었을 뿐이었다. 그뿐이었다.




"...자결하라,"




그 모든 것들이 의미가 없다 느껴질 때 즈음에는, 칼을 내던지며 황제가 말했다. 참으로 무슨 짓으르 해도 네 웃는 낯은 여전하구나, 말간 웃음을 지은 채로 마녀가 바닥에 내팽개쳐진 칼을 쥐었다. 이리 하면 제 명줄이 드디어 끊어지겠습니까? 묻는 마녀의 말에 황제는 대답하지 않았다.


망설임 없이 제 목에 칼을 꽂아넣은 마녀의 안면에는 여즉 웃음꽃이 만연하였으니, 그 해괴한 장면에 속을 게워내는 이가 몇몇 보였다. 목의 정 중앙에 깊게 박힌 칼날이 목뼈를 관통하여 반대편으로 튀어나왔음에도, 칼에 난도당한 그 몸은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대신에, 더욱 꼿꼿하게 허리를 피는 것이다. 고개를 치켜든 채로, 그 붉디 붉은 눈동자가 황제에게 향했다. 깊게 박힌 검의 부근에 난 상처들이 울컥, 하고 핏덩이들을 토해냈으나, 사방이 그녀의 피로 가득한 덕에 그 핏물들이 몇 개 쯤 더 생겨난다 해서 달라질 것 또한 없었다. 제 목에 꽂힌 칼을 감흥없는 표정으로 빼낸 마녀가 칼을 황제에게 건넸다.




"아직도 저를 죽일 수 있다 생각하십니까?"


"...."


"허면 이번에는, 제게 독을 먹여보시겠습니까?"




그녀가 말 할 때마다 울컥이며 흘러넘치는 선혈들에 황제가 미간을 좁혔다. 목이 칼에 뚫렸다. 명을 가진 생명체라면, 저만한 상처를 입었더라면 금세 숨을 거두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 것을, 제 눈 앞에 버젓이 살아숨쉬는 마녀를 보는 이들의 표정에는 두려움과 공포가 자리하였으니, 황제가 한숨을 내쉬었다. 여즉 방긋거리며 잘도 웃는 마녀의 얼굴을 밀어낸 탓에 마녀의 몸이 기울었다. 힘없이 계단 아래로 추락하는 몸뚱이를 보던 황제가 나즈막히 말했다.




"...마녀를 감방에 가두거라."




그 명에 반발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으니, 마녀의 기괴한 웃음소리가 다시금 울려퍼졌다.










*          *          *










더럽기 짝이 없는 감옥의 돌바닥에 몸을 뉘인 마녀는, 구석구석 촘촘히도 피어있는 축축한 이끼를 피하기 위해 몸을 뒤틀었다. 온 몸이 욱신거려 거슬리기 짝이 없었다. 계단으로 힘없이 추락한 몸은 딱딱한 돌계단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으며, 날카로운 쇠붙이에 베이고 베인 몸뚱아리가 이제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아직까지 치유하지 않은, 벌어진 목구멍의 상처에서 울컥, 울컥, 피가 차오르고 있었다. 지하감옥의 그 축축한 돌바닥에도 새빨간 선혈이 묻어나오기 시작하니, 금새 마녀의 피가 핏빛의 웅덩이를 만들어냈다. 마녀의 몸이 점점 차가워졌다. 이대로 콱 죽어버리면 참 좋으련만, 이 빌어먹을 몸뚱아리는 제 목숨이 간당간당해질 때 즈음이면 다시금 제 몸을 살려놓기 바쁠 것이다. 시뻘건 선혈을 흘리던 상처가 아물고, 금방이라도 죽을 듯 헐떡이던 숨이 되돌아 올 것이며, 느릿느릿, 멎어가던 심장이 다시금 뛸 터였다. 옅게, 연하게, 제 몸을 감싸고 있는 붉은 기운이 역겹기 짝이 없어 마녀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싫다, 끔찍하다. 누군가는 영생을 바란다지만, 마녀 자신에게는 억겁의 세월을 버텨내야 하는 끔찍한 형벌일 뿐이었다. 더럽게 피곤하고, 끔찍하게 허무했다. 모든것이 무의미해지는 순간일 뿐이었다. 마녀가 힘없이 눈을 감았다.




"...무슨 꼴이야, 이건 또."




익숙한 인기척에 감았던 눈을 뜨면, 익숙한 얼굴이 그 시야에 잡히니, 마녀의 목에 자리한 끔찍한 상처를 보고 징그러워 죽겠다는 듯, 오만상을 쓴 사내 하나가 철창을 사이에 둔 채 서있었다. 제정신이야? 치료 좀 해! 하며 역정을 내던 말던, 마녀는 느리게 떴던 눈을 빠르게 감아버렸다. 네가 여긴 왠일이야, 하는 감흥없는 그 목소리에, 사내가 철창을 한손으로 붙잡았다. 찾아올거 뻔히 다 알고 있었으면서 ,모른척 하지 말지그래? 까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속절없이 구겨진 철창 틈 새로 사내가 제 몸을 욱여넣으며 말했다. 아, 피비린내, 하며 투덜거리는 사내의 손 끝에서부터 푸른 기운이 흘러나왔다.




"거하게 한탕 했는데, 결과가 썩 좋진 않은가봐?"


"보면 몰라? 실패야. 또 살았어."


"어짜피 살아있을거면, 좀 덜아프게 살아있던가-,"




푸른 빛의 청량한 기운이 마녀의 목을 감쌌다. 상처를 보호하듯, 희미하게 그 목덜미를 둘러싸고 있던 붉은빛 오라에 섞여든 푸른 기운이 점차 보랏빛으로 변해갔다. 황제의 검에 관통당한 마녀의 목이 차차 아물었다. 뼈는 단단해지고, 피가 멎었으며, 새살이 돋는다. 그 느낌이 소름끼치도록 징글징글해서, 마녀는 제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흉터 하나 없이 깔끔해진 그 목을 매만지던 마녀가 긴 한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켰다.




"그래서, 왜 왔어?"


Gravatar"보고싶어서~?"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찾았어?"


"나보다 이게 더 반갑지?"




서운해, 서운해 죽겠어, 섭섭하게 날만 세우고 말이야-, 지민이 칭얼거렸다. 잔뜩 기대한 채, 저를 올려다보는 붉은 눈동자가 답지 않게 생기로 반짝여서, 지민은 재빨리 제 품 속에서 주머니 하나를 꺼내들었다. 절그럭 소리를 내는 묵직한 주머니가 지민의 손에 자리했다. 제 손에 주머니가 쥐여지자마자 다 죽어가던 낮빛이 환히 밝아지는 것을 보고는 지민이 헛웃음을 흘렸다. 너무하다, 너무해-, 하는 지민의 꿍얼거림에 마녀는 대답조차 하지 않았더랬다. 주머니 속의 조각들을 와르르, 돌바닥에 쏟아낸 마녀의 붉은 눈이 번뜩였다. 제 목에서 흘러나온 핏불이 바닥을 적신 탓에 주머니에 담겨있던 돌 조각들에마저 붉디 붉은 핏물이 스며들었으나,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돌조각을 하나하나 집어 살피는 마녀의 손에 붉은 핏물이 스며들었다. 그 손이 바쁘게 움직이니, 이어붙인 조각들이 이윽고 하나의 단어를 만들어냈을 때, 마녀의 고운 입꼬리가 호선을 그리며 치솟았다.


魔女之猫


하하하-, 하며 자조적인 웃음을 내뱉은 마녀가 더욱 빠르게 손을 움직였다. 날카로운 돌조각에 제 손이 몇번이고 쓸려 살이 벌어졌건만, 그 붉은 두 눈은 제 상처를 담지도 않은 채 오직 조각들을 이어붙이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으니, 마녀가 하는 양을 가만히 지켜만 보던 지민이 한숨을 푹 내쉬며 더러운 감방의 바닥에 쪼그려앉았다. 고운 비단으로 만든 옷자락에 마녀의 붉은 핏자국이 흉하니 물들었으나, 아무렴 어떤가, 피차 더러워질 옷인 것을. 마녀가 이리도 돌조각에 집착어린 광기를 보이는 이유 또한 저 자신이 가장 잘 알았으니, 이는 제가 가져온 돌조각이 원래는 비석의 형태였음이요, 그 비석에 적힌 내용이 그녀가 그리도 찾고, 찾아헤매던 '마녀지묘'와 관련된 내용이었기 때문이리다. 푸른 기운을 흘려보내 마녀의 손을 감싼 지민이, 제 손을 그 위로 겹쳐쥐었다.


지민이 그 손을 움직여 돌조각 위로 향하게 하니, 마녀가 그를 집어들었다. 그렇게 하나, 둘, 조각들을 차례로 옮기고 옮기다 보니, 돌의 표면에 적힌 것은 분명 한자였음에, 그 뜻을 읽어내는 마녀의 붉은 눈이 바쁘게도 움직였다. 이리저리 흩어진 돌조각을 한데 모아 이어붙이니, 한자들이 모이고 모여 문장을 만들었다.




Gravatar"...미안한데, 전부 찾은건 아니야."




지민이 고개를 숙인 채로 말했다. 그 손은 여전히 마녀의 손을 쥔 채였으니, 죄 맞춰져 이제는 비석과 비스무리한 모양새를 띄는 돌조각들 위를 쓸어내렸다. 파이고 파여, 돌에 새겨진 흠이 손가락에 생생히도 전해졌다. 지민은 마녀의 눈을 피했다. 그녀가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이 훤히 느껴졌음에도 그랬다.




"비석이 깨지면서 동대륙 전역으로 흩어졌어. 첫번째 조각과 두 번째 조각은 사화국의 도움을 받아 찾아낼 수 있었지만, 마지막 세 번째 비석 조각들은..."


"...."


"...경국(鯨國)에 있는 것 같아서, 그리 쉽게 찾아내진 못할 것 같아."




면목없다는 듯 푹, 숙인 지민의 고개 위로 마녀의 낮은 음성이 흘러나왔다. 안 돼, 그 한 마디가 뭐 그리도 무겁게 느껴지는 것인지, 지민이 다급하게 숨을 들이켰다.

마녀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 곧은 시선은 지민에게 향하는 법이 없다. 제 핏자국이 덕지덕지 달라붙은 돌조각을 멀거니 바라볼 뿐이었다.




“그래도 찾아야지,”




마녀가 말했다. 그 음성이 싸늘하기 그지없다. 지민은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싫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으나, 그를 입 밖으로 내뱉는 일은 없었다. 저가 경국과의 연을 끔찍히 여기는 만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이 비석의 존재는 마녀에게 간절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지민 또한 그를 모르지 않았기에 차마 거절의 말을 내뱉을 수 없었던 것이리라. 비석이 줄곧 말하고 있는 이 ‘마녀지묘’라는 존재 자체가, 마녀에겐 꼭 필요한 존재였다.




“지민아,”


“...응,”


“난 그 비석이 필요해.”




마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제야 그 붉은 눈동자가 지민에게 향했다. 무언의 감정이 가득 들어찬 그 눈동자에 잡아먹히기라도 할 것 같아서, 지민이 그 눈을 피했다. ...응, 하며 마지못해 내뱉는 목소리가 무거웠다.


마녀가 제 시야 앞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핏자국이 얼룩덜룩 묻어있는 그 손이 얼굴에 스치니, 붉은 눈 아래가 검붉은 선혈에 물들었다. 온 몸에 핏자국을 묻힌 채, 마녀가 비척이며 일어섰다. 지민에게서 거두어진 시선은 또다시 비석을 향하고 있었다. 그 글자 하나, 하나를 죄다 외워버리기라도 하려는 듯, 몇번이고 문장을 곱씹던 마녀가 말했다.




“난 마녀지묘를 찾을거야.”


“....”


“그리고 더 이상, 이 땅에 내가 숨을 내뱉을 일은 없을거야.”




그 말을 들은 지민의 눈동자가 퍽 슬프게 가라앉았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죽음을 오랫동안 염원해 온 제 친우의 소원이 곧 이루어질지도 몰랐다. 고작 몇 년의 세월이 아니었다. 무려 수백년의 세월동안 기다려온 것이었기에, 지민은 차마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둥의, 살아달라는 말을 속으로 눌러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비석 좀 찾아주라,”


“...그래,”




지민이 마지못해 대답했다. 마녀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지민은 그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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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