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進の男の子



조혜린이 돌아오지 않은 3교시가 지나고 지금 4교시는 수행평가를 보는 시간이다. 나는 그동안 공부한 것들을 떠올려 최대한 열심히 수행하는 도중 이 최수연이 선생님 몰래 JK9(댓글)로 신호를 보냈다. 3번 답 모르겠다고.

나는 알려주기 싫었지만 문득 좋은 생각이 나서 알겠다고 했다. 양심껏 고를 테니 4교시가 끝나고 매점을 쏘라고 했다. 수연이는 알겠다고 답을 보냈다. 몇 초 뒤 저 멀리서 한숨소리가 듣고 나는 최수연의 한숨소리인 것을 알아챘다. 귀여운 녀석.


모든 수행평가가 끝나고 수업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서 선생님께서 영화를 보자고 하셨다. 당연히 우리 반 애들은 날아갈 듯 좋아했지. 왜냐하면 저 선생님은 진짜 영화 안 틀어주시거든.

“얘들아. 너네 시끄럽게 하면 꺼버릴 테니까 조용히 봐야 해 알겠지?”

애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대답을 하자 선생님은 영화를 틀 준비를 하셨다. 2020년에 발생했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영화라고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라…. 저번에 읽었던 역사 책에 한번 나왔던 것 같기도 하고.


“수업 끝. 뛰지 말고 조심히 다녀라. 그럼. 노스베모스데노에보.”

스페인어로 또 보자는 말이란다. 저 선생님이 스페인으로 어학연수를 가셨다고 했나. 그 뒤로 스페인어가 정말 많이 느셨다고 한다. 근데 할 줄 아는 말이 저것뿐. 뭐 자기피셜 많이 느셨다고 하니 모른체하고 넘어가자.

정여주
“수연앙.”


최수연
“…그래 가자….”

우리는 빨리 매점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4교시 쉬는 시간이다 보니 사람이 많이 모였을 것 같아서.



정여주
“고마워 수연아…….”


최수연
“그냥 수행 하나 틀려야겠다. 안되겠어.”

정여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래.”

나는 수연이에게로부터 또 한 번 매점을 선물 받아 행복해하며 반으로 들어갔다. 다음에도 또 이런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야…. 말려야 되는 거 아니야?”

“좀 무서운데, 쌤한테 말할까.”

“그러다가 불똥 튀면 어떡해.”

내가 들어왔을 때의 반 분위기는 조금 이상했다. 저기 한쪽에서는 우리 반 애들이 몰려있었고, 몇몇 심각한 표정으로 수군대는 아이들도 보였다. 나는 바로 몰려있는 곳으로 향했다. 무슨 일로 모였는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애들이 너무 몰려있어서 틈새로 그 장면을 본 순간 나는 몸이 굳어버렸다. 무슨 살인사건 현장과 다를 바 없었다. 아까 조혜린의 멱살을 잡은 남자아이가 그걸로 끝이 나지 않았는지 조금 과장해서 조혜련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반 죽여놨더라.

“저러다가 죽는 거 아님?”

“몰라. 알아서 하겠지.”

옆에서 수군대는 애들의 시선은 모두 저 상황을 향하고 있었다. 모두들 하나같이 바라보기만 할 뿐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자신에게 향할 보복이 두려웠던 것일까.

고등학생이 이 정도로 사람을 패도 되는 건가. 나도 모르게 저 아이가 너무 무서워졌다. 하지만 이 반의 실장으로서 저 상황은 말려야 할 것 같았기에 소리를 질렀다.

정여주
“야!!!”

나의 큰 소리에 몰려있던 아이들을 포함한 모든 우리 반 학생들의 시선은 뒤에 있던 나에게로 향했다. 물론 그 남자 애도같이.

정여주
“야 너!!! 너 지금 뭐 해!!! 너 우리 반이야? 너무 심하잖아!!!”

뒤에 올 후폭풍을 다 무시한 채 조혜린에게 가까이 가며 그 남자아이에게 화를 냈다. 가까이서 조혜린을 보니 멀리서 봤을 때보다 훨씬 출혈이 심했다. 대체 뭘로 때렸길래 피부가 다 찢어졌을까. 조혜린은 거의 정신을 반 정도 잃은 듯했다.

나는 바로 선생님께 가려는 순간, 이 남자애의 손이 내 눈에 스쳐 지나갔다. 그 손에는 조혜린의 피인지 그의 피인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잔뜩 묻어있었디. 그 남자앤 자신의 손을 조금씩 떨었다. 정말 사이코인가. 어떻게 사람을 이지경이 되도록 팰까.

정여주
“나중에 봐. 다 설명해. 무슨 상황이었는지.”


박지민
“싫어. 내가 왜?ㅋㅋㅋㅋㅋ. 네 알 바야?”

나는 그의 질문에 대답 따위 할 시간이 없었다. 일분일초가 급했으니까. 나는 얼른 주변에 있는 애 한 명에게 보건 선생님을 불러와달라고 부탁한 뒤, 바로 교무실로 내려갔다.


“어머나!!! 혜린아!!! 어쩜 좋아!!! 누가 이랬어?!?!! 빨리 안 말해!?!”

선생님께서는 정말 교직원 인생 처음 보는 장면이었는지 많이 충격을 받으신 듯하셨다. 몇 분 뒤, 구급차가 와서 조혜린을 데리고 가서 그 뒤로 조혜린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저 남자애는 조혜린이 구급차에 실려 간 다음에 자발적으로 자신이 그랬다고 말을 했다. 당당한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눈에 초점이 없지 않아 살짝 있을 듯 말 듯 했기 때문이다.

“……. 박지민. 하…. 교무실로 따라와.”

선생님은 충격을 많이 받으셨는지 손을 머리에 짚으시며 힘겹게 말을 이어나가셨다.

이름이 박지민이구나. 박지민은 머릿속에 아무 생각도 없는지 무표정으로 선생님을 따라나섰고 이번 수업 시간에는 아무 선생님이 안 들어오셨다.

우리는 조혜린이 흘린 피를 닦기로 했다. 누가 봐도 끔찍하고 잔인한 현장이라 나를 포함해 두 명만 닦기로 했다. 살면서 바닥에 흘린 피도 닦아보는구나.

나는 이번 시간이 끝나면 아까 옆에 있었던 전정국에게 물어보려고 한다. 박지민은 상담받느라 없을 테고 그리고 걔는 좀 무서워서 아무래도 덜 무서운 전정국과 얘기를 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정여주
“수연아, 나 잠깐 나갔다 올게.”

쉬는 시간 종이 쳤고, 나는 바로 전정국에게로 향했다. 긴장을 안 했다면 거짓말이다. 전정국도 만만치 않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수연이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잠깐, 무슨 지구 지키는 영웅도 아니고 왜 이런 생각을….


최수연
“다녀와.”

수연이는 짧고 굵게 다녀오라는 말을 했고 나는 3반으로 향했다.

이 반은 되게 조용한 것 같다. 무슨 얘기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안 보이지. 근데 왜 얘 안 보이냐. 저 앞에 내 친구가 보여서 어디 있는지 알려달라고 해야겠다.

정여주
“야, 야야.”

“오. 네가 웬일이냐. 반에 찾아오고.”

정여주
“너 전정국 어디 있는지 알아?”

아주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아 맞다, 전정국 일진이지. 잠깐 깜빡하고 있던 사실이었다.


최수빈
“…전정국…? 걔는 왜…?”

최수빈은 이 말을 뒤로 나만 들을 수 있게 귀에다 속삭이며 협박 같은 거라도 받았냐고 했다. 전정국의 이미지가 이렇구나.라고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정여주
“아니, 그건 아니고..ㅋㅋㅋㅋ. 그냥 물어볼 거 있어서.”


최수빈
“아…. 전정국은 저기 자고 있는데…. 깨워…?”

얘 봐라. 제발 나보고 깨우라고는 하지 말아 줘 하는 눈빛이다. 전정국이 많이 무섭나. 나는 하나도 모르겠던데.

정여주
“됐어. 내가 하지 뭐.”

나는 이 말과 함께 무작정 3반으로 당당히 걸어들어갔다. 박지민도 우리 반 들어왔는데 나라고 안될까.

정여주
“야.”

나는 지금까지 ‘야’만 5번은 한 것 같았다. 아무리 불러도 일어나지 않는 전정국에 몸까지 흔들며 깨웠다. 정말 이 반의 모든 시선이 나에게 쏠리는 것 같아 매우 부담스러웠지만.

정여주
“아 좀, 야!!!”


전정국
“아…. 씨발 누군데 지랄이야, 개새끼가.”

어머머 얘가 뭐라니 지금. 나 지금 욕 처먹은 건가. 기분이 이렇게 더러운 욕은 정말 처음인 것 같다. 진짜 웃기는 건 전정국은 나를 발견하고는 바로 표정을 굳혔디. 자신을 그토록 깨운 그 개새끼가 나인 줄 몰랐던 것이지.

정여주
“…. 잠깐 나와봐.”



전정국
“응.”

전정국은 아주 짧은 대답만 하고 나를 따라나섰다. 깨우기 정말 힘들었지만 다 잊고 옥상으로 향했다. 갈 때까지 아무 말 없어서 어색해 죽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전정국
“그래서 부른 이유가 뭐야.”

정여주
“너도 알지 않나?”

우리는 잠깐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에 먼저 입을 연건 전정국이었다. 내가 원하던 반응이었다.


전정국
“…. 그럼 박지민한테 가야지. 왜 나한테 왔어.”

정여주
“난 걔 몰라. 그리고 네가 그 옆에 있었으니까. 그냥 아까 뭔 상황이었는지만 말해. 그것만 말해주면 갈 거야.”

전정국은 말하기를 뜸 들였다. 뭔가 숨기는 것이 있는 듯해 보였다. 그냥 왜 박지민이 조혜린에게 화가 났는지, 왜 그토록 세게 때렸는지만 알려주면 되는데. 뭐를 숨기고 있을까.


전정국
“됐어. 알려고 하지 마. 개인적인 일이야.”

정여주
“뭐? 야 우리 반 학생이 다쳤어. 그 이유만 알고 싶다는데 알려고 하지 말ㄹ,”


전정국
“아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 …오지랖 부리지 마, 좀.”


어이가 없었다. 무슨 내가 꼬치꼬치 캐물은 것도 아니고 그냥 이유 딱 그것만 알려주면 되는데 왜 내가 오지랖 부린다는 말도 들으면서까지 이래야 하는지 의문도 들었다.

정여주
“아니, 사람 한 명 반죽음 만들어논 이유 하나 물어보는 게 오지랖이야? 정말 내가 오지랖 부리는ㄱ,”


전정국
“그만해.”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말을 할 때마다 전정국은 보란 듯이 내 말을 끊었고, 아예 내가 말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듯해 보였다. 결국 나의 눈에서는 눈물이 맺혔고, 나는 보이지 않으려 애써 눈을 가렸다.

정여주
“전정국. 앞으로 아는체하지 마. 네가 저번 아침에 매 쉬는 시간마다 찾아온다는 약속도 지키지 말고 초코우유도 주지 마.”

전정국은 살짝 당황한 듯 그토록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나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보지도 않더니, 이 말 한마디에 고개를 드는구나. 드디어 눈을 맞대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싶어 말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정여주
“쉬는 시간 반에 찾아오는 짓도 하지 마. 그냥 우리 인연 여기서 끝 해. 진짜 너 싫어.”


“지금까지 받아줬던 내가 병신이지.”


나는 마지막 할 말을 끝내고 미련 없이 옥상으로 내려갔다. 일부러 세게 말했다. 그래야 우리는 더 이상 안 마주칠 것이고, 어차피 더 물어봤자 조혜린을 팬 이유는 알아내지 못하니.



나는 왠지 모를 서러움에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계속해서 참고 그냥 바로 보건실로 향했다. 아무에게도 내가 울었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다행인지 아닌지 선생님은 계시지 않았고 그냥 나는 남아있는 침대에 누워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저절로 눈이 감겼고, 나는 그 상태로 잠들었다.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Behind Story_


나는 애초에 여주가 나를 부른 이유가 뭔지 알고 있었다. 여주도 내가 알고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눈치를 채고 있었고.

하지만 나도 박지민이 조혜린을 왜 그토록 팬 건지 모르고 있었다. 나도 박지민이 조혜린을 팬다는 얘기를 듣고 중간에 온 거라서. 그리고 어제 일로 박지민과 살짝 어색해져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박지민이 살짝 소시오패스라서 조혜린으로부터 더욱 흥분하여 더 심하게 때린 것 같았지만 그걸 어떻게 여주에게 말하나. 그래서 일부러 화를 냈다. 여주가 알지 못하게 하려고.

“아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 …오지랖 부리지 마, 좀.”

진짜 내 마음은 그게 아닌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아무 이유 없이 화를 내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데. 어쩔 수 없었다. 그냥 이 짓을 알면서도 하는 내가 너무 병신 같았다.

나는 그런 말을 내뱉고 잠깐 숙이고 있던 고개를 살짝 여주쪽으로 돌렸다. 내 말을 듣고 상처를 받았는지 신경이 쓰였다. 아니나 다를까, 여주의 손은 자신도 모르게 떨리고있었다.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그것을 가리려고 하는 여주였지만 나는 다 알고있었다. 나도 울고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울 자격이 있을까.

그 뒤로 나온 여주의 말이 나에겐 정말 큰 충격이었다. 아는 체도 하지 말고 초코우유도, 반으로 찾아가는 것도 하지 말란다.

지금까지 받아줬던 자기가 병신이라고 했다. 머리를 한대 맞은 기분이었다. 진짜 이 말을 하며 가는 여주의 팔을 너무나도 붙잡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무슨 면목으로 그럴까.

결국 여주는 애써 나오는 울음을 참으며 옥상으로 내려갔고 나는 훅 밀려오는 후회에 한숨을 뱉고 마른 세수를 했다. 결국 나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나왔고, 그 상태로 옥상에 오랫동안 있었던 것 같다.
